(365-237층탑석) 무정도 설법을 한단 말인가
나무불 나무법 나무승
한겨울에 밀짚모자 꼬마 눈사람...
ㅎㅎ 시원해지시는 느낌이 드시는지요.
날이 조금 선선해 지면서
밖에 나가기만 하면 달라붙어
왱왱 거리던 물것들도 조금 덜하니
한결 편해진 날들입니다.
아마도 오래지 않아 추워 추워 하면서
겨울이 어서 가기를 바래야 할것입니다.
파란 하늘에 둥실 떠있는
구름들이 그려 내는 그림들을 보면서
우리들 마음에 한줄기 평화로움이 스미는 것도
지금 이즈음의 행복이라면 행복입니다.
어제는 절에 있는 우물을 품는데
수중모터인가 하는 것을 사용하니
예전 같으면 하루종일 수도를 틀어서
물을 빼낸 뒤에야 우물 소제를 하던 것이
대략 삼십여분만에 물이 빠져서
쉽게 우물 소제를 할 수 있었습니다.
한동안 품지를 않았다고
가라앉았던 흐리며 냄새가 어찌 심한지
잠시동안이나마 고생을 하였지만
맑아진 샘물을 들여다 보며
지난 무더위를 이겨내게 해준 감로수에
감사하는 마음이 듭니다.
원효사는 아직 상수도가 들어 오지 않아
샘에서 모타로 화장실과 세면장에 끌어 쓰고
평소 먹고 마시고 식수로 사용하는 것은
지하로 2백자 정도를 파 내려가서 나오는
대지의 정화수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수질 검사를 따로 해 보지는 않았지만
그 어느 곳 물보다 맛이 있고 담박하여
물을 끓이지 않고 먹은지가 수년째 됩니다.
지하에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
그와 같은 물길이 있어서 솟구쳐 올라
생명의 감로수가 되는 것을 생각하면서
우리 몸 속에도 바깥에서는 보이지 않는
혈관을 흐르는 피와 물과 담루정기등이 있어
한치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는 시계처럼
이 몸 하나 건사하며 살아간다 생각하면
이 얼마나 소중하고 감사한 일일까요.
이렇게 흐름이 계속되는 것이
삼법인 가운데 하나인 제행무상의 이치인것이고
모든 것은 항상 변화하고 있는 까닭에
거기에 나 라고 딱히 주장할 바가 없다 하는 것이
제법무아의 가르침이며
제행이 무상하고
제법에 무아인 것을 철견하고 나면
세상 일에 일희일비하는 마음에서 벗어나
열반적정을 누리게 된다는 것이
부처님이 설하신 삼법인의 가르침입니다.
물도 흐르고 바람도 흐르며
불기운도 흐르고 대지의 기운도 움직여서
불볕더위를 만들어 내던 날들이 순식간에 변해
청량한 가을날씨를 그려내고들 있으니
이 변화무쌍한 자연의 모습 앞에서
우리는 겸허하고 텅 비운 마음으로
진심에서 우러나는 감사의 기도 올려야 하겠습니다.
눈사람은 무정설법을 합니다.
세상 뭐 별것 있나요
그저 감사하고 감사하면서
할 수 있는 만큼 나누며 살다 가는 거지
하고는 햇살아래 자기 몸을 내맡겨 점점 작아지며
흔적없는 공의 도리를 몸으로 보여주겠지요.
일장춘몽같은 우리네 인생살이에서
매일 진실을 소중한 가치로 여기고
최선을 다해 살면 그것이 최고입니다.
선선해지는 날씨에 우리 님들 건강하십시요
하고 눈사람은 인사하는 듯 합니다.
중국에 소동파는 당송팔대가의 한사람입니다.
자기가 가진 학식과 공부가 높다 여겨
교만한 마음으로 몇몇 스님들과 만났다가
자기도 미처 몰랐던 마음의 세계를 접하면서
조금씩 아상이 깨어져 나갑니다.
그러다가 어느 스님으로부터
거사는 왜 유정설법을 들으려만 하고
어찌하여 무정설법을 들을 줄은 왜 모르는가
하는 소리에 그만 생각이 아득해 집니다.
무정도 설법을 한단 말인가 하는 생각에
집에 돌아 오다가 그만 말 등에서 떨어 집니다.
그런데 떨어진 자리가
세차게 흐르는 냇물이어서
물에 빠져드는 순간 정신이 번쩍 나는데
문득 한생각 깨달음이 옵니다.
하여 지은 시가 이렇습니다.
溪聲便是廣長舌
계성변시광장설
시냇물 소리는 부처님의 설법이요
山色豈非淸淨身
산색기비청정신
산빛깔은 청정법신 비로자나일세.
夜來八萬四千偈
야래팔만사천게
밤 새 쏟아내는 팔만사천 게송을
他日如何擧示人
타일여하거사인
다음 날 어떻게 사람들에게 들어 보일까
이 푸르른 날에 작은 깨달음이 있다 하여도
드러내 보일 수 없는 그 무엇이지만
그런 자기 자신을 돌아 보면서 참으로 대견하다
하고 위로할 줄 아는 대장부 되십시다.
공주 상왕산 원효사 심우실에서
나무석가모니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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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아미타불_()_
법문 고맙습니다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