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암살에서 가장 내 뇌리에 남는 장면은 이정재가 밀정이 되는 장면이다.
이정재가 종로경찰서에 잡혀간 후, 눈이 가려진 채 옆 사람들의 총살 당하는 소리를 듣는다. 그 후 가렸던 눈을 풀어주고 살고 싶냐고 물었을 때, 두려움에 고개를 끄덕이던 모습.
어떤게 옳은 길인지 알지만, 내가 그 상황이었다면 나는 어떤 선택을 했을까?
'아픔이 길이 되려면'에서 정말 절망적인 것을 느낀 부분은 클랩 교수가 IBM에서 일했던 노동자들의 직업병 소송을 도와주는 일이었다.
적은 연구비야 말할 것도 없고, 대기업의 반대편에 서야 하고, 대기업과 직간접적으로 관계를 맺고 있는 언론들의 지저분한 공격도 감수해야 했다.
미국 교수 사회를 생각하면, 돈 안 되고 명예도 되지 않을 그 일을 맡을 이유가 없었다.
끊임없이 걸려 오는 변호사들의 질문에 하루 8시간 이상 시달리기도 하면서, 클랩 교수를 지치게 만들었다.
이런 온갖 일들을 감수하고 제출한 보고서가 법정에서 채택되지 않고, 결국 소송에서 패소했다.
그리고 IBM 측은 언론을 통해 클랩 교수의 연구를 깍아내리는 작업을 했다.
내가 클랩 교수였다면 지쳐 나가 떨어지기 쉬운 이 일을 할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행인지 내가 이런 일을 겪을 위치에 있지는 않다.
내가 실질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은 별로 없겠지만, 진실의 편에서 싸우고 있는 사람들에게 작은 힘이라도 될 수 있도록, 모른 척 하지 않고, 지지하고 있다고, 힘내라고 말하고 싶다.
'사람은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되어 있다는 말 그리고, 희망은 항상 상처를 받은 사람들에게 있다는 말이 인상깊었다.
계란으로 바위치기 같지만 그래도 사회는 진실의 편에서 약자와 함께 싸우는 사람들에 의하여 조금씩 나아진다고 믿으며.
첫댓글 낙숫물이 바위를 뚫는다 했으니,
그날까지 진실의 편에 서서 함께 말할 수밖에요.
이 사회가 조금씩 나아진다는 선생님의 믿음이 꺾이지 않도록 저도 오늘 다시, 힘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