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룻천사 미솔이 아빠의 음악이야기 64번 째입니다.
이번주에는 음악 연주에서 중요한 반주에 대해서 살펴볼까 합니다.
제가 이전에 쓴 <반주의 중요성>에 대해 우선 한번 더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이번 글은 반주에 대하여 조금 더 깊이 있는 이야기입니다.
https://cafe.daum.net/flutemusician/3R2h/10174?svc=cafeapi
반주 악기로서의 피아노
여러 악기가 있지만 대부분 아니 절대적으로
반주는 피아노로 하고 있습니다.
피아노는 멜로디와 반주를 한 사람이 같이 연주할 수 있는
소수의 악기이기도 하고,
독주를 하거나 보컬의 반주와 합주도 가능한 만능 악기입니다.
건반 타악기 중 오르간과 마림바로도 반주가 가능은 하지만
피아노만한 반주 악기가 없습니다.
술 - 반주와 음주의 차이
술에도 반주가 있네요.
식사 때 곁들이는 술을 반주라고 합니다.
반찬같은 술로, 술이 주가 아니라 부가 됩니다.
음주는 술을 본격적으로 마시는 것으로, 술이 부가 아니라 주가 됩니다.
음악 반주도 마찬가지입니다.
연주가 주가 되고
반주가 부가 되어야 합니다.
즉 연주는 본격적인 음주이고
연주 반주는 식사에 곁들여지는 술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연주에서 반주는 술에서 반주처럼 음식에 곁들어져
주가 아니라 부가 되어야 합니다.
밥이 메인 연주로 음주이면
술은 서브 연주로 반주가 됩니다.
멜로디 빼면 반주
악보에서 주가 되는 멜로디를 연주하는 것을 연주라 한다면
멜로디 외에 부가 되는 부분을 연주하는 것을 반주라 합니다.
반주는 음악에서 주선율을 화성적으로 뒷받침해주는 부분입니다.
주선율을 뒷받침해주는 것에는 반주 외에 부선율도 있습니다.
주선율과 부선율을 합쳐 선율, 즉 멜로디라고 합니다.
반주는 주선율과 부선율을 제외한 부분을 연주하는 것입니다.
한편 주선율을 만드는 작업을 작곡이라고 하고,
반주나 부선율을 만드는 작업을 편곡이라고 합니다.
반주의 <반>
그렇다고 반주가 무조건 서브가 아닙니다.
한자로 반주의 반은 - 반틈 half 라는 뜻이 아니라
짝이라는 뜻입니다.
동반자에 쓰이는 <반>이라는 글자가 바로 이 글자입니다.
반주자는 연주자와 짝으로 음악을 만드는 동반자입니다.
그래서 같이 가야 하고 따로 놀면 안됩니다.
그리고 연주자가 연주하는 나머지 곡의 <반>을 완성하는 것이
바로 반주자의 역할입니다.
반주자는 깐부
반주자는 연주자와 오랫동안 호흡을 맞추며
모든 것을 함께하는 깐부같은 존재여야 합니다.
오랜 커뮤니케이션으로 서로간의 신뢰를 가지고
연주자는 반주자 선생님을 부모보다 신뢰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아무리 부모라도 공연장에는 같이 들어가지 못하고
오직 반주자만 같이 입장할 수 있습니다.
반주자는 연주자의 동행자이자 반려자로
학생과 교감과 궁합이 잘 맞아야 합니다.
연주 학생에 대한 성격과 장단점, 그리고 특성과 습관에 대해 파악을 해서
모든 상황에서 연주자와 함께 해야 합니다.
본 공연을 앞두고 대기실에서 공연장 분위기를 파악해서
연주자가 긴장하는 것을 안정시켜 주고,
무대 입퇴장도 도와주고 꼼꼼히 챙겨주면서 동행하는 것까지도 합니다.
작은선생님 역할도
특정 악기와 분야에 대해 오랜 경험과 실력으로
반주자는 나중엔 티칭도 가능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반주자는 어떤 갑작스러운 상황에서도 연주자를 보호하고 안정시켜야 합니다.
갑자기 몸이 이상하고, 악기 소리가 안나고, 무대 환경이 바뀔 때
흡사 보디가드 같은 존재가 반주자입니다.
무대에서 연주자의 실수도 반주자에 의해 커버 될 수 있습니다.
좋은 반주자는
반주 악보 뿐만 아니라 연주자의 악보도 다 알고 있어야 하며,
연주자의 멜로디 부분도 연습하고 연주해서 이해를 해야 합니다.
선생님이 레슨 중 지적한 부분을 반주자는 다 알고 있어야 합니다.
또 반주자는 레슨 선생님의 특성도 잘 파악을 해서
큰 선생님의 짚어주는 포인트를 파악하고
부족한 부분 틀린 부분을 지적할 수 있어야 하는
코치같은 존재가 바로 반주자입니다.
이 모든 것이 연주자를 더 빛나게 할 수 있습니다.
반주자의 특권
반주자는 무대에 연주자보다 나중에 입장하고 나중에 퇴장합니다.
그만큼 돋보이면 안되는 존재입니다.
하지만 인사는 동시에 같이 해야 한다.
이 말은 음악은 같이 만들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본 연주에는 레슨 선생님이 아니라 반주자 선생님과 입장합니다.
레슨 선생님은 아무리 대가라도 무대에 입장할 수 없습니다.
오직 반주자만이 연주자와 단 둘이 입장할 수 있습니다.
비공개라 부모도 들어가지 못하지만 반주자는 입장이 가능합니다.
그래서 나중에 무대에서 일을 부모님과 레슨 선생님한테
피드백을 해줄 수 있는 사람이 바로 반주자입니다.
<관계자외 출입금지>의 관계자가 바로 반주자인 것입니다.
포근한 하숙집처럼
반주자는 부모님 없이 맡겨놓아도 안심이 되는
편안한 하숙집같은 존재여야 합니다.
연주 뿐만 아니라 곡에 대한 이야기,
나아가 학생의 근심과 진로에 대한 고민도 같이 공유할 수 있습니다.
반주자는 배우자처럼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 보완 해줄수 있고
큰 선생님도 마찬가지이지만
어떤 반주자를 만나느냐에 따라 연주자의 인생이 결정되고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만큼 반주자는 중요한 존재라서
처음 전공 시작 때부터 정해서 입시때까지 같이 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이가 연주에 너무 지칠 때
가끔 아이의 무거운 악기를 들어줄 수 있는 반주자면 너무 좋겠지요.
당일 더블 페이를 드리는 이유
본 연주 당일에는 일반적으로 반주자 선생님한테
더블 페이를 드립니다.
그만큼 시간과 노력이 두 배 이상으로 들기 때문입니다.
처음 반주를 맡을 때부터
서로 연습시간과 리허설 그리고 당일 본연주까지 일정이 잘 맞아야 하며
연주가 끝날때까지 반주 책임을 다해야 합니다.
반주자는 당일 연주자에 그림자처럼 붙어있어야 합니다.
당일 다른 연주자 반주와 겹치면 혼란스럽고 낭패를 보기 쉽습니다.
한 콩쿠르에서 반주자가 여러 학생들을 같이 하게 되면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본연주 전 앞순서 학생에게 연습시간 즉 리허설이 주어지고
바로 본연주에 들어가야 하는데,
순번이 겹치게 되면 뒷순서 연주자는 연습과 리허설 없이 들어가야 될 경우
상대적으로 피해가 올 수 있기 때문에
반주자는 항상 이런 점을 고려해야 합니다.
당일 더블페이를 주는 이유는 바로
철저한 시간 약속은 기본이고
연주 학생한테만 집중해서 최선을 다 해주시라는 부탁인 것입니다.
심리적 반주자
앞에서 운전은 연주자가 한다면
옆에서 반주자는 차선변경 이탈 경보장치로
연주자의 음이 이탈하지 않도록 보살펴야 합니다.
항상 전체 곡 음악의 큰 그림을 봐야 하며
좋은 반주자는 연주자를 따라가지 않고 나란히 행진해야 합니다.
반주자는 코디네이터 역할로
정작 본인은 화장과 코디를 하지 않고 항상 검은 옷을 입습니다.
농구에서 슈터를 돕는 어시스트 역할의 반주자는
자아 표출보다는 타인에 대한 배려가 필요한 매니저 역할에 충실해야 합니다.
그래서 심리적으로 반주자는
독주 보다는 앙상블에 어울리는 연주자이며
다른 사람들과 인간관계가 좋아야 하며
솔로가 아무리 독불장군이라도 조화롭게 심리적으로 인도해야 합니다.
그래서 연주자의 입장을 잘 생각해서 더 멋진 연주를 할 수 있도록
가장 가까이에서 반려하는 존재가 바로 반주자인 것입니다.
반주자에 대한 최고의 칭찬
피치못할 사정이나 불가피한 일로
레슨 선생님 없이 반주자와 반주만 맞추고 와도
오늘 실력이 늘었다는 학생의 이야기를 들으면
부모님께서는 반주자 선생님한테 참 만족을 하실겁니다.
이런 경우가 반주자에 대한 최고의 칭찬이 아닐까요.
저희는 형편이 넉넉하지 못해 반주를 많이 맞추지 못했지만
돌이켜보니 반주자 선생님과 반주를 더 자주 맞추었다면
실력이 더 나아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이 자리에서 딸 변미솔 학생의 모든 반주자 선생님한테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이 글은 딸 변미솔 학생을 10년 이상 전공 뒷바라지 하면서 직접 경험한 내용이며,
어릴적부터 누나 미솔이의 연주를 가장 가까이에서 들으며 귀를 넓히고
또 플룻천사 미솔이 버스킹 할 때 도우미만 하고, 누나한테 가려서 주목받지 못했지만
오르간 전공으로 이제 반주자의 길로 들어서는 아들 변세담 학생한테 꼭 필요한 내용을 담았습니다.
세담아, 이 글을 읽고 실력과 배려심을 겸비한 최고의 반주자로 성장하거라.
꼭 누나 변미솔 연주자의 전속 반주자가 되거라.
너도 잘 알지만 누나는 너무 정확해서 가족이라도 안봐주니 최선을 다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