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개천절 광화문 집회에 참여한 기독교인들을 보면 신앙이 깨달음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저급한 교리나 신조에 사로 잡혀 있을 때 얼마나 저렴해 질 수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할 수 있겠다. 예수를 따르려고 하지 않고 믿기만 하다가는 그리 되는 수가 있다. 나는 이렇게 된 것은 한국의 개신교가 미국산이기 때문이라고 본다.
예를 들어 보자. 우리의 5,000년 전통 문화에 대하여 무지한 선교사들이 제사를 우상숭배로 간주해서 금지시킴으로서 이 땅에 대대로, 집집마다, 방방곡곡 제사 때문에 골육상쟁이 벌어지는 비극의 뿌리를 심어 놓았다. 아마도 한국 현대사에서 6.25가 형이하학적으로 가장 큰 상처를 준 사건이라면 선교사들이 5,000년을 내려 온 제사를 폐지한 것은 형이상학적으로 가장 큰 상처를 준 사건이라고 감히 단언할 만하다.
당시 선교사들을 통하여 직수입된 기독교는 서구에서는 이미 한 물 지나간 보수경건주의 기독교였다. 호주는 전압이 240V이라서 220V에 맞추어진 한국에서 가져 온 전기제품을 임시로 쓰기는 쓰지만 오래 가면 문제가 생겨서 고장이 날 수밖에 없다. 이처럼 우리 문화와 사상과 전혀 맞지 않는 현재의 한국 기독교는 아마도 앞으로 한 세기를 넘기지 못할 것 같다.
그런가 하면 유럽 쪽에서 먼 길을 돌아 돌아 고생 고생하면서 들어온 천주교는 비교적 조신하게 처신해 왔다. 왜냐하면 선교의 역사가 개신교 보다 훨씬 오래된 천주교는 이미 중국에서 너무 완고하게 나갔다가 박해를 자초했던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집안에 가는 길이 나와는 전혀 다른 목회자가 있는데 형편이 어렵다고 해서 나는 수입이 없는 연금 생활자 처지이지만 돈을 조금 보낼 수 밖에 없었다. 그 쪽은 삶에 필요한 모든 것이 기도로 해결된다고 믿고 있지만 주변에서는 어려운 처지를 외면할 수가 없는 것이다. 내 편에서는 힘들게 도와주어도 그 쪽 편의 논리대로라면 "기도를 했더니 하나님이 역사 하셔서" 그렇게 되었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므로 남에게 어려운 부탁도 쉽게 할 수 있는 것이다.
나도 40대에 10년간을 전적으로 후원에 의지해서 살았었다. 교회도 소속도 없었기 때문에 아무 곳에서도 후원을 받지 못하는 상태에서 순도 100%의 헌금을 정기적으로 보내 주신 분들이 대부분이었다. 나에게 헌금을 보내 주신 분들은 잊었을지도 모르지만 나는 지금도 그들의 이름을 기억하고 항상 감사하고 있다. 잊을 수 없는 것은 기록이 있기 때문이다.
그 당시 나에게 헌금을 보내준 분들 가운데에는 하나님과 인척관계가 전혀 없는 이들도 많았다. 왜냐하면 자신들을 자신들이 하나님의 자녀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그들은 하나님 때문에 헌금을 한 것이 아니고 전두환과 노태우 때문에 헌금을 한 것이었다. 실제로 김영삼 시대에 들어와서 헌금이 많이 줄어서 생존이 어려워 호주로 올 수밖에 없었다.
세상에 원가가 들지 않는 생산은 없다. 따라서 신앙생활에도 원가가 들어간다. 어떤 종교이든 시설 관리와 인건비 등이 들기 때문에 마땅히 헌금을 해야 한다. 그런데 모든 생산에는 규모가 커지면 원가가 낮아지는 법이지만 종교에서만은 이 원리가 적용되지 않는다. 예를 들면 교회가 클수록 여러 가지 편의시설을 운영하기 때문에 원가가 더 들어가지만 생산 하는 부가가치는 떨어진다. 사회에 전혀 부담이 되지 않고 오히려 도움이 되며 원가가 적게 들어가고 부가가치가 높은 작은 교회들도 내가 알기에는 많다.
종교의 부가가치는 헌금이 어떻게 쓰이느냐에 달렸다. 건물을 짓거나 교역자의 생활비에 많은 돈이 들어간다면 종교로서의 부가가치가 낮은 것이고, 세상을 섬기는데 돈이 들어간다면 부가가치가 높은 것이다. 기업운영에서 제품 생산의 원가절감은 기업의 사활이 걸린 문제이다. 신앙생활에도 원가절감이 필요한 법인데 신앙의 원가절감은 헌금을 적게 내는 것이 아니고 헌금이 귀하게 쓰이도록 하는 것이다.
시장경제에서 부가가치가 낮은 상품은 좋은 상품이 아니다. 사회의 조직이나 기구도 마찬가지이다. 지금 한국이 검찰이라는 부가가치가 매우 낮은 집단 때문에 얼마나 고통을 받고 있는가? 그런 면에서 현대판 편의 시설인 대형교회도 메달감이라고 생각한다.
지성수
첫댓글 여러가지 의견중
<선교사들이 5,000년을 내려 온 제사를 폐지한 것은
형이상학적으로 가장 큰 상처를 준 사건이라고 감히 단언할 만하다.>는 견해는
매우 공감이 가는 얘기네요
물론 사람마다 생각이 다를수는 있지만 ...
저는 제사라는 형식이 양반 가문에서만 지내며 노비들을 부려먹던 것에서 신분제폐지 후 노비가 없어지자 여성을 부려먹게 된 전통적 악습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우상숭배라는 영적이고 형이상학적 관점보다는 사회문화적 관점에서 폐지되야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날개Fly 제 친구는 5형제중 둘째인데 자기 부인이 돌아가신 시부모님 제사에 참석하지 않아서
<제사 음식을 만드는 것도 나쁘다고>
자기 처신은 물론 집안 분의기가 참 불편하다고 걱정을 하더라구요
@날개Fly 현충일을 비롯해서 많은 추모행사가 있는데
그것이 모두 귀신을 섬기는 거라고 생각하면 않되죠
당시 선교사들을 통하여 직수입된 기독교는 서구에서는 이미 한 물 지나간 보수경건주의 기독교였다는 것은 정말 맞는 말입니다. 근본주의적 기독교만이 기독교의 전부가 되버린 한국사회의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순전한 기독교보다는 플라톤 철학이나 제국주의적/전체주의적 사고방식이 뿌리깊게 박혀있는듯합니다.
그러한 교리들이 복은 전파에 아주 큰 지장을 초래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