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여워 마세요 -에드나 빈센트 밀레이-
날 가여워 마세요
달이 이지러 진다고,
썰물이 바다로 밀려간다고
한 남자의 사랑이 그토록 쉬 사그라 든다고,(...)
난 알지요, 사랑이란 바람 한 번 불면
떨어지고 마는 활짝 핀 꽃일 뿐 임을,(...)
계산 빠른 머리는 언제나 뻔히 아는 것을
가슴은 늦게 배운다는 것,그것만 가여워 하세요.(부분)
자연의 변화무쌍함과 인생의 무상함을 짧은 사랑의 생명과 연인의 변덕스러움에
비유하고 있는 시입니다. 연인이 떠났다는 사실을 머리(mind)는 잘 알지만,가슴
(heart)은 여전히 그걸 인정하지 못하고 그 사랑에 연연하고 아파합니다. 오늘 문
득 제자 승은이가 물었습니다. " 선생님, '사랑해요'의 반대말이 뭔지 아세요?"
" '미워해요' 인가?" 내가 말 했습니다. " 아니요" "그럼 싫어해요?" "그것도 아니
예요, 답은 '사랑했어요' 예요. '미워해요'는 그래도 관심을 나타내지만 떠난 사람
은 아무 관심도 없잖아요." 슬프게 말하는 승은이를 가여워 할 필요는 없습니다.
시간이 흐르면 승은이는 '사랑해요' 의 반대말이 '사랑했어요' 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을 겁니다. 나이가 들 수록 자꾸 계산하는 머리만 커지고 가슴은 메말러 가면,
과거의 사랑했던 기억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게 될테니까요.
< 번역 장 영희 - 서강대 교수 영문학->
* 일반론적인 사랑을 넘어서 순수성에 가치를 부여하는 장 교수님 다운 아름다운
해석과 제자 승은이를 등장시켜 이 시대의 아픔이자 계산 빠른 머리로 너무 쉽게
생각하는 남녀간의 불나방같은 슬픈사랑에 대한 용렬함을 준엄하게 꾸짖는 선생
의 근엄하고 온화한 성품이 엿 보이는 글로 사료되어 다시금 옛글을 가져와 보았
습니다.
* "엄마... 미안해. 이렇게 엄마를 먼저 떠나게 돼서...
그래도 난 엄마 딸이라서 참 좋았어. 엄마, 엄마는 이 아름다운 세상 더 보고
오래오래 더 기다리면서 나중에 다시 만나."
무가지 신문에서 발췌한 장영희 교수님이 임종 전 엄마에게 보낸 편지다.
다시 한번 순수하고 열정적인 삶을 영위하다 조금 일찍 먼저 가신 장 교수님
영전에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어드립니다.
첫댓글 아름답게 강렬하게 살다 간 장영희교수의 깊이 있는 사랑의 말들.... 사랑은 무엇일까요
"나는 가장 괴로운 곳에 몸을 던지리라. 사랑과 미움에서 나오는 모든 번민이 나에게는 차라리 시원한 감각을 준다" 괴테의 말입니다.
나의 마음에 가장 높은 것, 가장 깊은 것, 인간의 모든 기쁨과 슬픔을 한꺼번에 쌓아올리는것. 그것이 사랑이 아닐런지...
칠십년대 미적분학을 강의하셨던 한 노교수께서 "이 세상에서 가장 힘있는 나라는 바로 독일이예요. 왜냐면 그 나라의 힘은 그 전체 국민의 지적 수준 내지는 지능의 합이라 할 수 있는데, 바로 자기민족의 머리를 ∑(시그마)하면 독일이 최고란 얘기입니다."라고 말씀하셨었는데 당시만 해도 잘 이해가 가지 않았었지요.팍스 아메리카의 신드롬인 미국을 위시하여 공산권의 구소련 및 여타의 경쟁국가들도 즐비했으니까요. 허나 시간이 흘러 그 노교수님의 말이 사실임이 차차 현실로 나타나더라구요 ^^* 그건 미국내 인종 분포도를 보면 히스패닉계통 보다도 오히려 게르만족이 더 많으니까요.또 문화의 역량을 놓고 보더라도 아주 우수하죠.
젊은 시절 멘델스죤은 괴테의 집에서 연주할 수 있는 천재일우의 기회를 얻었다고 합니다.그러자 그의 누나는 "너 절대로 그 분께서 하시는 말씀을 단 한마디도 놓쳐서는 안돼.알았지?" 하며 몇번이고 당부했다고 합니다.아마도 독일 역사상 가장 존경 받고 또 오랜 사랑을 받아왔으며 그 인생 자체가 풍요롭고 환희에 넘쳐났던 삶을 살아간 사람은 다름 아닌 괴테였지 않았나 싶습니다.팔십줄에도 아마 제 기억으론 이십대의 젊은 여자와 사랑을 나누었으니까요.끊임없는 열정과 사랑에 대한 갈망이 그로 하여금 그토록 왕성한 작품활동을 하게 한 것이 아닐까 생각을 해 봅니다.제게 있어 사랑이란 가슴속 녹아드는 순일한 감정이지요 ^^*
괴테의 시들을 승화시킨 과정에 음악이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됩니다.
'빌헬름 마이스터의 수업시대'에 나오는 '미뇽의 노래' 에 나오는 '그리움을 아는이 만이...'등 정말 아름다운 가사들이 많습니다
괴테 ...작년에 문음사에서 새로 출판한 '괴테와의 대화'를 마음먹고 읽었습니다.
또 다른 인간적인...그리고 萬能의 괴테를 알게되면서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정도였었습니다 ㅎ ㅎ
"모든 것에 無私일것 그 중에서도 사랑과 우정에 있어서 무사이고자 하는것이 나의 최대의 염원이며 주의이며 또한 실천이다."
괴테의 말입니다.
에밀리 디킨스의 '바람은 왜 이렇게 더디게 부는지'에 곡을 부쳐 노래를 부른 소프라노 유 연하씨는 본래 촉망받는 의학도였었지만 어느 날 남편과 자식을 읺고 성악으로 진로를 틀어 제 2의 인생을 살고 있다지요.물론 제가 좋아하는 여자 성악가로는 벨칸토 창법으로 유명한 칼라스이고 남자는 '시칠리아 마부의 노래'를 부른 '베니아미노 질리'한국 최초의 테너 안기형 이죠..허나 유 연하씨의 경우, 님 께서 더 잘 아시겠지만, 꺼져가는 절망의 상태에서 찬란한 불꽃을 피운 아름다운 생애이기에 그 분에 대한 존경스러움의 표식이 더 짙다고 봐야겠지요.세인들은 이러한 것은 못 보고 그저 겉으로 드러나는 화려함에 열광적으로 환호합니다.
그 대표적인 예가 피아노의 리스트 그리고 시인 괴테가 아닐까 싶습니다.왜냐하면 가장 화려하게 살았고 장수했으며 끊임없는 염문에다 부와 명예까지 거머쥔 정말 보기 드문 사내들이었으니까요.이런 남자를 부러워하지 않는 남자는 사내가 아니라고 할 정도였지요.반면에 정말 다재다능하면서도 끊임없는 자기 성찰로 아프리카의 빛이었던 슈바이쳐 박사를 연모한다든지 춘원 이광수의 장편 소설 '사랑'의 실제 모델이었던 장기려 박사님을 부러워하는 사내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현실입니다.도덕적으로 결함이 많은 리스트나 괴테와는 비교 조차할 수 없는 인품의 향기를 드날렸는데도 말이지요.폭 넓은 지식으로 댓글주심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