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모든 게스트하우스에 다 있는 것...바로 방문자들이 남기고 가는 방명록입니다.
물론 숲속작은책방에도 있지요.
그러나 조금 다른 게 있다면 작은책방에서 만났던 책에 대한 기억을 남기고 간다는 것.
오래 전, 북바인딩 배울 때 연습용으로 만들었던 수제 공책들...
여기에 '내 인생, 소중한 그 책'에 대한 기록을 남겨달라 했습니다.
"책과 그리움이 있는 곳, 시골마을 작은책방에서 내 소중한 책에 대한 추억들을 많이 떠올리셨나요?
다른 이들과 함께 나누고 싶은 책에 대한 이야기를 남겨주세요."
아직 어린 아이도, 초등학생도, 청소년도, 그리고 어른들도...
각자 자기가 만났던 한 권의 책, 그리고 작은책방에 대한 이야기를 남겨주고 갑니다.
오두막 해먹에 누워 톨스토이의 '부활'을 열심히 보던 초등 여학생은 이리도 깜찍한 글을 남기고 갔지요.
<돼지책>은 어린이들이 많이 좋아하고 고르는 책입니다.
아직 책 이야기를 쓸 줄 모르는 유아들에게 가장 인상적인 책방의 모습은 바로 고양이 나비입니다.
나비를 통해 아이들은 자기만의 이야기를 만들고, 그림으로 남겨주고 가지요.
그런가 하면 어느 날 들춰본 공책에서 이런 글을 발견하고 가슴이 찡했습니다....
혼자 여행을 떠나왔던 젊은 친구였던 기억이....
책방에서 숙박하는 사람들 중 가장 드문 종족이 바로 '청소년'입니다.
중학생만 되면 부모님 따라 나서기를 꺼려하는 이들, 그러나 한 번 따라나서서 책방에 머물고 간 청소년들은
하나같이 입을 모아 너무나 좋았다고 얘기해줍니다.
책방에 가자고 했을 때 머리에 떠올랐던 고정관념과 너무나 다른 편안한 세상이었다고요...
그들에게 우리는 꼭 이런 말을 남겨줍니다.
"가끔 힘든 일이 있을 때, 집나가고 싶을 때, 그럴 때 엉뚱한 데 가지말고 여기로 와...반겨줄게."
앞으로도 더 많은 청소년들이 와주면 좋겠습니다.
중학생 가윤이처럼 이곳을 삶의 쉼터로 여겨주면 좋겠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책을 싫어한다고 하지만...그건 과연 누구의 책임일까요?
자연 속에 와서 아무 부담감 없이 뒹굴뒹굴 하면서 한 권의 책을 집어드는 아이들의 말할 수 없이 편안한 모습들을
보고 있노라면...잘못된 건 아이들이 아니라 우리 어른들, 우리 사회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네요.
여러분들도 얼른 달려오셔서 숲속작은책방의 소중한 보물쌓기에 함께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첫댓글 12월이나 1월 한번 방문토록 할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