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 와인 과정을 들으면서 1855년이래 부동의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5대 샤또 와인]에 대해 엄청난 경외심을 가지게 되었답니다.
김명주샘께서 20만원 넘어가는 와인은 모두 거의 비슷하다고는 하셨지만, 전 나름대로 죽기전에는 곡 마셔봐야지... 하고 결심했었답니다.
어제 저녁 드디어 메독 와인 등급표상 맨꼭대기 첫번째 자리에 위치한 와인 [ Chateau La Tour 1997년 ]을 마셨습니다.
잔에 따르는 순간부터 엄청난 향을 기대하고 있었는데 1997년 빈티지임에도 불구하고 아직 제대로 열리지 않은 듯 영한 까시스향과 정향 등의 여느 보르도 와인에서와 별반 다를게 없어 보여 살짝 실망하고 있었습니다.
우리들이 실망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 차렸는지 김명주샘께서 좀 기다려 보자고 하셨습니다.
한시간즘 후에 다시 코를 갖다 대었을 때는 역시 지금껏 어떤 와인에서도 느껴보지 못한 강한 향과 집중된 힘에 눌러 탄성이 절로 나왔습니다.
여태껏 마셔온 모든 와인을 한번에 뒤집어 엎을 만한 강렬한 포스가 느껴지는 아주 힘찬 와인 이었습니다.
비록 오랜숙성으로 인해 맡을 수 있는 마굿간향, 젖은짚향, 송로버섯향등의 부케는 올라오지 않았지만 싱싱한 가죽냄새와 놀랍게도 완벽하게 잘 정제된, 힘차면서도 매끈하고 그러면서도 풍부함이 느껴지는 역시 왕중의 왕이었습니다.
이제 나머지 4개의 1등급 와인들은 또 어떤 특징들을 가지고 있을지? 역시 그 이름값을 제대로 하고 있을지 더욱 궁금해지는 저녁이었습니다.
이 귀한 와인을 테스팅할 수 있게 해준 김명주 선생님께 다시 한번 감사드리며 오늘 후기를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첫댓글 매끈하면서도 풍부하다는 시음평이 멋지네요^^1997년 Latour 는 이제 막 어린 티를 벗고 싱그러운 젊음을 막 발산하는 듯했습니다. 비록 자신이 물려받은 멋진 개성을 뽐내기에는 시간적으로 이르지만 잡내가 없는 정확한 향들이 풍부하게 올라오며 바디와 산도, 탄닌과 절묘한 궁합과 균형을 이루고 있어 이런 것이 바로 일등급와인이 지향하는 바가 아닌가 합니다. 정말 좋은 와인이었습니다. 시음에 참석해 주신 다른 분들도 다 들 좋으셨는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