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운영에 관련하여 드리는 말씀
오랫동안 그냥 손을 내려놓고 방향성 없이 지낸 시간이 너무 오래 되었네요.
9천 5백여 회원분들께 미안하고 죄송한 마음입니다.
스마트폰, SNS... 개인 스마트 기기의 보편화와 온라인 소통 채널의 다양화로, 기존 포털에서 제공하던 카페 서비스는 소통의 편의성이 다른 매체에 비해 둔하게 되었고,
과거 카페를 통해 이루어지던 소통의 기능을 어떤 방향으로 전화해야 할지에 대해 고민을 오랫동안 했네요.
회원들의 글을 모아 학술지를 만들어 보고자, 원고 청탁도 해보고, 글을 쓸 만한 필진을 확보하고자 학력을 조사해보기도 했지만, 반대 여론도 있고, 생각처럼 글이 모이지 않는 어려움도 겪었네요.
하나가 잘 안 풀리니, 점점 늘어지게 되고,
전국 단위 정모도 한 번 추진하고는 한해 두해 해를 거르게 되었네요.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학예사의 처우나 현실은 변한 것이 없네요.
학예사의 전문성을 학술지 발간으로 세상에 보이고자 했으나,
글을 주실 만한 분들이 당신의 글을 발표할 지면이 없는 것도 아니고,
연구 성과를 SCI, KCI 등재지도 아닌 미등재 동호회 학술지에 투고하시는 것도 참 어려운 일이라는 생각을 뒤늦게 했습니다.
저도 역량이 부족했고, 일을 계획하는 데 있어서 생각이 모자란 부분도 있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네요.
2017년 우리는 박물관 평가 인증제라는.. 또 다른 시험 앞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여전히 지방자치단체의 학예사들은 법적요건 1인이 슈퍼맨처럼 일하고 있고
박물관 통합관리라는 이상한 제도 속에서 2개 이상의 박물관을 홀로 운영하는 외로운 투쟁을 하는 학예사들도 있습니다.
어느덧 함께 일을 시작했던 행정직들이 계장이 되고, 과장이 되어 결재권자로 등장하는 일도 있네요.
처음에는 현직 학예사를 중심으로 모이겠다고 하였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많아지는 학예사 지망생들
학예사를 꿈꾸는 사람들이 모여있는 다른 커뮤니티가 많은데, 다른 커뮤니티에서 얻지 못할 정보를 구하고자 원큐에 가입했을 것인데...
현실은 어떤 정보나 발언을 자유롭게 하지 못하는 현직 학예사들이 많기도 하고..
그리고 또 실상은 아무것도 해줄 수 없는 보통 사람이기도 하지요..
전임 카페지기의 활동성과 추진력, 열정에 비해,
우유부단하고, 엄격하게 규율을 적용하지 못하는 느슨한 성격으로
리더의 자질이 없는 사람이
카페 운영을 해보겠다고 괜히 나서서 여러 사람에게 해악을 끼치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도 많이 했네요.
작은 정부처럼, 카페지기가 나서서 무엇인가를 하려하기 보다는
누구나 자유롭게 발언하고
누구나 자유롭게 모이고
누구나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는 공간을 바라보고자 했는데..
그 생각이 헛된 꿈이 아니었나 생각하게 됩니다.
누군가는 헌신하고, 누군가는 희생하며, 누군가는 이끌었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하네요.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지요.
저도 어느 시기에는 카페지기의 짐을 내려 둘 때가 오겠지요.
다만, 짐을 내리기 전에 벌이고자 했던 일은 정리해야 할 듯하여
소소한 글쓰기를 시작하고자 합니다.
두서없는 글들이지만,
학예사를 꿈꾸는 분들이나, 학예 업무를 처음 시작하는 분들에게 작은 경험을 들려드리는 글을 연재하려고 합니다.
이 글들이 모여 학예사를 꿈꾸는 다음세대에게 도움이 되는 작은 책이 되기를 기대해봅니다.
글을 쓰려는 이유는 단순합니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실시간으로 소통하는 SNS, 개인대 개인의 직접 소통 도구인 카카오톡 등의 채널이 활발한 가운데에서도
카페 가입인원이 줄지 않고 늘어나는 이유가 무엇인지를 고민해보니,
정보의 저장과 검색에서 SNS보다 카페가 지니는 강점이 많은 듯합니다.
글을 쓰려는 또 다른 이유는
신규회원들의 질문은 언제나 비슷한 틀에서 비슷한 질문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카페에서 5-6년 전 글을 검색해보면, 그에 대한 답을 얻을 수 있는 내용들인데,
비슷한 질문들이 매번 새롭게 올라오게 됩니다.
그리고 학예사를 꿈꾸는 사람들이 만명이상 모인 기존의 수험준비 카페와의 차별성은
현직 학예사들이 제공하는 정보여야 할 것인데,
현직 학예사들이 댓글로 답변 드리다 보면, 정보 유출이나 보안 규정 위반 등에 걸릴 가능성도 있어, 일일이 답변을 드리는 것에 부담이 있다는 의견도 있었기에
특정 사안에 대해 매이지 않는, 일반적인 가이드라인이 되는 글이 필요하다는 생각도 하였습니다.
가장 많이 물어보시는 사항이 내정자 여부인데, 현직 학예사들이 온라인에 남기게 되면 인사정보 유출에 해당하고요. 내정자가 없다고 남기는 것도 추후에 어떤 칼이 되어 돌아올지 모르기 때문에 아무런 답도 남기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실 글을 쓰는 재주가 미천하여, 10년이 넘는 학위미취득 수료생으로 남아있고,
박사논문이라는 숙제를 마무리 짓고 다른 일을 해보겠다고 미루기가 벌써 15년이라...
더 이상 학위에 미련을 두지 않고,
마음 속에 담아 두던 것을 먼저 시작해보렵니다.
작은 카페지기의 운영 기조는 일단 유지하오니
리더십있는 분들이 자유롭게 나서서 만나고 모이는 장을 만들어 주시면 좋겠네요.
제가 술, 담배, 고기를 먹고 마시지 않다보니
재미있게 놀지도 못하고, 오프라인에서의 모임을 주도적으로 이끄는데 부족함이 많습니다.
사실 작은 카페지기의 운영 기조 유지라는 말은,
만남과 교제라는 관계를 잘 이끌고 조율하지 못하는
제 약점을 인정하는 것이오니,
회원 여러분께서 자발적인 모임으로 채워주실 것을 부탁드리는 사항입니다.
그리고 거의 모든 메뉴를 준회원 읽기로 열어두었으니,
진짜 현직 학예사가 아닌 경우 외에는 큐레이터 등급 신청을 자제하여 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그 안에서 뭔가 특별한 얘기가 있을 것이라는 기대는 안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현직에 계신 분들 나름의 고충을 토로할 자리가 있어야 하는데, 현직에 계시지 않은 분들은 그 고충마저도 부러움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면, 현직에 계신 분들이 그들만의 소통의 창구를 또 다시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거든요.
그리고 사립박물관 관장님, 공공기관 인사 담당자 분들의 위장 가입도 최대한 막고자 노력하오니, 그냥 관심 끊어 주세요.
아무리 학예사들만 모여 있다 해도, 어디서 말이 샐지 모르니, 여러분 욕 안합니다.
진짜 뒷말하고 싶으면 오프라인으로 모여서 하겠지요.
원더풀큐레이터의 학예사 공간은 그저 보안 규정이 허락하는 수준에서 상호간의 업무 정보를 공유하고, 친목을 도모하는 공간입니다.
몇 해전 카페 해킹 사건, 최근에는 아이디가 나쁜 사람들에게 도용되어 스팸글을 올린 회원들의 활동정지 사태 등 복잡한 일들이 많았네요.
큐레이터 회원끼리 공유하던 연락처 정보도 삭제하고, 많은 부분에서 전처럼 자유롭지만은 않은 상황입니다.
거의 회사 업무 수준으로 카페를 관리하던 전임 카페지기의 그늘이 여전히 큰 것도 사실입니다. 시간과 마음이 허락하는 범위에서 소소하게 소통하려던 제 생각이 큰 오판이었음을 진작에 깨달았었는데, 솔찍히 꺼내놓고 말할 용기도 없었네요.
이런 저런 말보다는
미안하고, 죄송하고, 제가 잘못했습니다.
이렇게 말씀드리는 게 맞고요.
앞으로 잘 하겠다는 말 보다는
작은 변화로 보여 드린다고 느껴지실 때,
그에 따라 댓글로 화답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2017년 10월 19일
족보 올림
첫댓글 고생 많으십니다~
원더풀 큐레이터 카페의 역사만큼 학예사님들도 성장하고 회원들도 커나가겠지요.
어깨가 무거우시겠지만, 마음 깊이 응원하는 많은 사람들이 있답니다.
힘내세요, 아자아자~~~!!!
감사합니다 ^^ 대전에서 두달에 한 번 정도 모이는 스터디 모임도 만들까 고민 중입니다...
힘내세요 고생하시는거 다 압니다
누구나 다 체험 고생의 현장에서 살지 않으십니까 ^^
선생님이 하고싶은 말씀이 어떤건지 이해하실분들은 충분히 이해하고도 남으리라 생각합니다.
늘 응원하고 지지합니다!!
감사합니다 ^^ 자꾸 뭔가를 하려고 하다가도 멈칫하게 되는게 용기가 부족한 탓이겠지요
이제까지 카페가 안정감있게 자리를 지킨게 지금 운영을 맡고 계신 선생님들의 노력임을 모두 알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안정감과 방임의 줄타기죠 ^^;;
치맥한번....족보선생은 치콜...
선생님도 후배 학예사를 위해 칼럼 한번 부탁드리겠습니다 ^^
매일 아침 출근해서 컴퓨터를 켜고 원큐 카페 들어오는게 일상화 되어버린 1인입니다.ㅠㅠ
(하는 것 없는 유령회원이지만요..)
정말 고생하셨으리라고 생각하고 꾸준히 카페를 유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 또한 술, 고기, 담배 등을 못 하다보니 괜히 신경쓰실까봐 오프라인 모임에 참석할 용기조차 못 냈었는데......
족자 선생님께서 쓰신 글을 보고 여러모로 공감도 가고 반성도 많이 했습니다.
진심으로 응원해 드리고 싶고, 또 감사합니다.^^
앗.. 그럼 술, 고기, 담배 못하는 사람들 따로 한 번 모이죠 ^^
@[2대 카페지기]족보 실행된다면 적극 참여하도록 할게요.^ㅇ^
족보님 응원합니다! 무거운 어깨 오늘이라도 훌훌 터시고 즐거운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그 사이에 스팸글이 또 올라와서 못터네요 ㅋㅋ
감사합니다 ^^
힘내세요!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응원합니다!😊
앗 감사는 창립 멤버님께 돌려주시면 ^^
이 큰 카페를 끌고나가시는 것만으로도 존경스럽습니다. 심지어 겸손하기까지^0^/ 힘내세요~~~
겸손이라기 보다는... 무력같기도 해요 ^^;;
항상 유령처럼만 있다가 글을 남기게 되네요... 정성어린 글, 용기. 정말 감사드립니다. 카페가 있기에 힘을 얻는 한 사람입니다!
공립박물관은 공립박물관의 애환이 있고 사립박물관은 사립대로의 아픔이 있는 우리들이네요 그래도 학예사라는 자부심에 대해서는 아직은 가지고 있으리라 믿습니다. 모두들 힘든 가운데 각자의 역할속에 많은 일을이 되고 있음을 알기에 그 보람 하나로 삶의 가치를 실현하는 우리들이 아름답습니다. 모두들 홧팅입니다.
이제서야 봤네. 응원합니다! ㅎㅎ
쌤.. 힘내세요 ^^
새로 들어오는 분들은 지역표시없이 승인이 나나보죠? 운영자님?
큐레이터 등급만 수정하도록 하고있습니다 ^^
준회원-정회원은 자동등업이라 규제가 어렵네요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21.04.08 14:14
응원합니다
화이팅입니다♡
화이팅입니다!
응원합니다
응원합니다:)
응원합니다!
회원이 된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그 동안 수고 많이 하셨네요... 언제나 봉사해주시는 분들의 수고로움으로 많은 사람들이 도움을 얻는 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좋은 공간 운영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정성이 담긴 글. 정말 감사합니다!
글 잘 읽었습니다
좋은 공간 마련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글 잘 읽었습니다^^
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학예사 지망생 신분(?)에게 도움이 될 거라고 추천 받아서 가입한 카페였는데 원래는 현직자님들 위주의 공간인 줄은 몰랐어요😯
운영자님의 소회를 통해 저는 모르던 시절의 카페에 이런 역사가 있었구나 알아갑니다. 응원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