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은 오늘(11월 27일) 오후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노벨평화상 시상식 참석인사 모임]이 주최한 수상 1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하고
다음과 같이 말씀 하셨습니다.
김대중 대통령 : 나의 일생을 생각할 때 몇 번의 목숨을 내놓을 뻔한 어려운 고비들이 있었다.
그러던 내가 지금 대통령이 되었고, 노벨 평화상도 받았다는 것을 생각하면 참으로 행운이다.
그 동안 얼마나 많은 분들의 힘이 있었나.
온갖 고초를 같이한 가족,동지들,
나를 지지해준 수많은 국민들,전 세계에서 나를 한번도 본 일도 없고,
인연도 없는 분들 중 애쓰신 분들이 수없이 있다.
민주주의에 대한 소신을 지키려 몇번이나 목숨을 내놓고 감옥살이를 했다.
내가 일관되게 그런 소신을 지킬 수 있도록 도와준 분들께 참으로 감사하다.
때론 거울 속의 나를 들여다보며 용케 잘 견뎌준 내 자신 스스로에게 감사하다.
나는 누가 이런 인생을 다시 한번 살아보겠느냐고 물으면
힘들겠지만 역시 다시 한번 살겠다고 할 것이다.
나는 일생을 민주주의와 인권을 위해 흔들림 없이 살려고 애썼다.
1958년 부산 정치파동 때부터 이래선 안되겠다고 생각해 민주화에 투신했다.
6.25때는 공산당 학살 직전에 탈출했고,군사정권 아래선 4번 죽을 고비가 있었고,
6년의 감옥생활,30년의 망명,연금 속에서 살았다.
민주주의에 대한 소신을 버리지 않고,
목숨과 소신 중에 어느 걸 택하겠냐고 하면 민주주의에 대한 소신을 택했다.
1980년에 신군부에 잡혀갔을 때 그들은 나에 대해 굉장히 많이 회유했다.
나도 죽는 게 겁이 났고, 살아볼까 하는 생각도 많이 가졌다.
그렇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그들과 타협하는 것은 살아온 인생을 버리는 것일 뿐 아니라
내 가족과 민주주의를 위해 나를 지지해온 사람들이 얼마나 실망할까 생각했고,
그래서 죽는 게 최선이라고 생각했다.
군부 사람들에게 나도 살고싶다,
당신들과 타협하면 영원히 죽는 거고 지금 죽으면 영원히 사는 거다,
난 죽기를 택했다, 이렇게 얘기했다.
당시는 미국의 대통령 선거 기간이었다.
카터가 되면 살고 레이건이 되면 죽는다고 생각했다.
교도관이 지나가면서 레이건이 됐다고 했다.
난 이제 죽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글라이스틴이란 미 대사에게 나중에 들은 바로는
레이건이 되니까 신군부 영관급들이 이제 김대중을 죽여도 된다고 했다더라.
그래서 글라이스틴이 미국에 가서 레이건에게 얘기했더니 레이건이 절대 안된다,
전두환 장군에게 나를 반드시 살리라고 했다고 한다.
이렇게 해서 레이건 취임 최초로 국빈으로 맞이하면서 나를 살리게 됐다.
하느님의 지혜는 사람의 지혜보다 훨씬 높은 데 있다.
나는 사람이 인생을 사는 데 있어서 무엇이 된 것이 아니라
어떻게 사느냐가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사실 대통령이 됐다고 국회의원 때보다 행복하다고 느낀 적 없다.
장관 됐다고 해서 차관보다 더 행복하지 않다.
그러나 남는 것은 내가 어떻게 살았느냐하는 자기 자부심,
그게 있다면 성공한 인생을 산 것이다.
나는 그렇게 살려고 애써왔다.
역사의 평가와 현실적 이익 둘 중에서 목숨을 내놓고라도 역사의 평가를 택하겠다.
남북의 통일,이 문제에 대해 일생동안 일관된 생각을 했다.
30년 전부터 3단계 통일론을 얘기했다.
통일은 결코 서두를 문제가 아니다.
그러나 통일은 반드시 이룩해야할 목표이다.
한발 한발 가야한다.
평화공존,교류해서 신뢰를 쌓아 10년,20년 뒤에 하면 된다.
북에서도 김정일 위원장에게 똑같이 얘기했다.
지금 그렇게 하면 전쟁을 안하고 살수 있고,서로 돕고 이해하며 살수 있다.
통일은 남북이 서로 안심했을 때 하면 된다.
이런 얘기에 김 위원장도 동의했다.
이것이 지금 남북간에도 합의되고,4대국을 비롯한 전 세계가 지지하고 있다.
유엔 총회 등 모든 국제기구에서도 지지한 사항이다.
그 이외의 딴 길 없다.
내가 대통령으로 있는 동안에 다 하겠다는 생각은 없다.
무리할 필요 없다.
그 다음 정권, 또 그 다음 정권으로 이어져서 하면 된다.
독일 동방정책의 시작은 사민당이 했다.
처음에 기민당이 반대했었다.
그러나 나중에 기민당이 집권한 후에도 계속해 나갔다.
마찬가지로 현재 비판하는 소리에 개의할 필요 없다.
내게 노벨 평화상을 주었던 가장 큰 이유가 통일에 대한 노력,남북 정상회담의 성사,
민주주의와 인권의 결과라고 생각한다.
한승헌 전 감사원장이 '올림픽 금메달 리스트는 메달을 따면 책임이 끝난다,
그러나 노벨 평화상은 타는 그 순간부터 책임이 가중된다'는 명언을 남겼다.
나는 대통령으로 있는 동안 평화와 민주주의와 인권을 위해서 최선을 다할 것이다.
지금까지 그렇게 해왔다.
그 대신 법과 질서를 지키는 데도 확고한 자세를 취했다.
오늘날 우리 사회가 세계에서 민주 인권국가로 인정받고,
국제적으로 하나의 발전모델로 평가받고 있는 것은 단순히 경제만이 아니라
이런 것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누구도 우리가 민주주의로 가는 길을 바꾸지 못한다.
많은 국민이 피를 흘리고,
광주 등지에서 젊은이들이 희생하며 지키려던 민주주의를 잘 지켜나가야 한다.
또한
세계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선 지식경제사회를 만들고, 시장경제를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중산층, 서민이 안정하고 살 수 있고,
마음놓고 사업할 수 있는 사회 안전망도 튼튼히 해야 한다.
우리는 남북이 확실히 평화통일이 될 때까지 안보를 확고히 유지해야 한다.
평화를 확실히 보장하는 관계를 만들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21세기는 지식기반시대이다.
과거 20세기 같이 자본,노동, 원자재 등이 경제를 지배하는 게 아니라
지적 창의력과 문화적 감각,모험심이 좌우한다.거기에 가장 적합한 나라는 한국이다.
최근 매킨지 보고서에는 한국이10년 내에 세계7대 강국에 들어갈 것이라고 나와있다.
지금 S&P가 아시아 전체에서 유일하게 우리나라의 신용등급을 올리고 있다.
주식시장이 살아나는 것도 경제 개혁과 기업인,노동자,국민들의 노력이 합쳐진 결과이다.
우리는 지식기반경제를 잘 발전시켜야 한다.
문제는 국민들이 희망을 갖고 나가는 것이다.
'경제는 기대'라고 루카스 교수가 말했다.
소비자들의 심리가 중요하다.
일본 소비자들이 자신을 갖지 못하고, 예금을 쌓아놓고도 안 쓰기 때문에
일본 경제가 살아나지 않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우리 국민들은 용기와 희망을 갖고, 자신감을 갖고 나가야 한다.
그렇게 되면 지식기반경제를 발전시키고,
첨단산업과 전통산업을 접목시켜 발전해 나가면 반드시 21세기 세계 일류국가가 될 것이다.
나는 마지막까지 국정의 중심에 서서 임무를 다할 것이다.
민주 인권국가로서, 시장경제와 생산적 복지를 지향하는 나라로서,
평화통일을 대비하는 나라로서 여러분과 같이 최선을 다하겠다.
그것이야말로 노벨 평화상을 받은 하나의 보람이 아니겠나 생각한다.
대통령에서 물러나더라도 노벨 평화상 수상자로서의 책임을 다할 것이다.
세계 평화와 한반도 평화를 위해 있는 힘을 다해 노력하겠다.
2001년 11월 27일(화).
청와대 공보 수석실.
김대중 대통령 노벨평화상수상 1주년기념행사(2001.11.27. 신라호텔 영빈관).
김대중 대통령 평화통일 열차.http://cafe.daum.net/DaeJungKim/
♬ 김대중 대통령님 노벨평화상 수상축하 음악회.♪
♬ Isadora(맨발의 이사도라) - Paul Mauria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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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존경하는 대통령님 글 감사히 잘보았읍 니다 저도 기억 해 주십시요 훌륭하신일 많이 하신다고 그동안 수고많으셨읍니다
한번 꼭만나뵙고싶읍니다 감사합니다
대안스님하셔요, 불교 교리 전파하시는 님이신가봅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천주교신도이시지만 인간사 진리는 오직 사랑, 그거 하나이겠죠,
어느 댓글에선가 보니까 김대중 대통령 자서전 탐독하셨다구요, 저보다도 월등히 김대중 전 대통령 팬다우십니다 그쵸
세월이 한참 흘러갔네요, 그영광 이어받을 한국인은 어디에 있을까요...
다시 한번 김대중 전 대통령님 노벨평화상 수상 감축드립니다^^
독재와 절대 타협하지 않고 국민의뜻대로 민주주의를 사랑하시고 헌신하신 김대중 대통령님 사랑의 승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