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목침에 대하여 생각해 보기로 한다.
어른들 중에는 목침(나무로 만든 4각 베개)이 좋다면서 푹신푹신한 베개 대신 딱딱한 목침을 베고 잤던 분들이 있다. 베개를 베는 것은 마찬가진데도 목침이 좋다고 하는데 과연 그 분들의 생각이 옳은 것이었을까?
내가 고침단명의 의미를 터득하는 데는 많은 시간이 소요되지 않았다. 논리를 추구하다 보니 세상 이치에 조금 눈을 뜰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목침에서 벽에 부딪쳤다. 나는 아무리 생각해도 목침이 베개보다 좋은 이유를 알수 없었다. 수많은 사람들에게 묻기도 하고 수십권의 건강책을 읽기도 했지만 그런 것을 설명한 책을 찾을수 없었다.
나의 집착심이 또다시 시작되었다. 나는 목침을 화두로 달고 다니면서 시간이 날때마다 생각했지만 풀리지 않아서 "어른들이 잘못 알았던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그것은 나의 스타일이 아니었다. 내가 어른들이 잘못 알았다는 것을 논리와 이치로 설명하지 못하고, 알 수 없고 이해할 수 없다는 이유로 목침을 거부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4년이 흘렀다.
그러던 어느날 머리 속에 섬광처럼 떠오르는 영감이 있었다. 마침내 오랜 숙제를 풀게 되었는데 알고 보니 그것은 너무나 간단하고 쉬운 것이었다. 컬럼버스의 달걀 세우기보다 더쉬운 문제를 푸는데 나는 4년을 소비했던 것이다.
내가 터득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베개는 어깨에서 목덜미와 머리 뒷부분까지 압력이 가해지는데 이 부위에 숨골이 들어 있다. 숨골은 호흡과 생명활동에 관여하는 중요한 기관이므로 보호가 잘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숨골은 뼈속에 들어 있어서 베개로 압박해도 지장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왜냐하면 하루 이틀도 아니고 평생 동안 숨골을 눌러대면 그 영향이 나타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처마 끝에서 떨어지는 낙숫물은 힘이 보잘 것이 없다. 그러나 낙숫물이 수십년 동안 계속해서 떨어지면 주춧돌에 홈을 파게 되듯이 숨골도 계속 눌러대면 그 영향이 나타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더구나 숨골 부위는 연골로 이루어져 있다. 그러므로 숨골을 계속 눌러대면서 건강을 바라고 장수하기를 바란다면 그것은 욕심에 불과할 것이다. 그런데 목침을 베면 상황이 180도로 달라진다.
목침은 각이 숨골 부위에 닿으면 아파서 숨골 부위와 상관이 없는 뒤통수로 벨 수밖에 없다. 목침이 숨골을 압박하는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베개는 푹신푹신한 베개보다는 목침이 좋고, 목침은 각이 날카로울수록 좋고, 목침보다는 베개를 베지 않는 것이 더 좋을 수밖에 없다.
결론적으로 말하여 가장 좋은 베개는 베개를 베지 않는 것이고, 다음은 창호지 한 장, 다음은 방석 같이 푹신푹신한 낮은 베개, 다음은 목침, 그 다음은 높은 베개이고,
세상에서 가장 나쁜 베개는 동글동글하게 속을 꽉 채운 단단한 베개, 원형 통나무를 반으로 쪼갠 베개다. 숨골을 가장 압박하기 좋은 베개이기 때문이다.
베개를 베지 않는 데도 잠을 자고 나면 머리가 뻐근한 사람도 있는데 그 이유는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 경우에는 뒷목에 뾰루지가 잘 생기곤 하는데 손바닥으로 뒷목을 여러번 마사지해 주면 혈액순환이 잘되어 뾰루지와 뻐근한 현상이 사라진다는 것을 참고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