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리학자들은 인간이 섭취한 칼로리에서 위장이 38%를 소비한다고 말한다. 위장의 운동량을 이해하기 쉽게 표현하면 100m 거리를 전 속력으로 계속 달리면서 소모하는 에너지의 양과 같다고 비교할 수 있다.
위장에 음식이 들어가면 위장은 음식을 소화하려고 3-4시간 동안 땀을 뻘뻘 흘리면서 중노동을 해야 하고, 일이 끝나 좀 쉬려고 하면 다음 끼의 음식이 또 들어오게 되어 위장은 쉴 사이도 없이 혹사당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국과 찌개의 힘을 빌지 않고 음식을 씹어서 위장에 넣어주면 음식은 죽이 될 뿐만 아니라 소화제(침)가 충분하게 섞이게 되어 위장은 큰 힘을 들이지 않고 쉽고 빠르게 소화시킬 수 있다.
중노동이 줄게 되어 위장이 편해지고 튼튼해지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그런데도 지금까지의 식사 습관을 고집하면 황소 같은 위장도 언젠가는 견디지 못할 때가 올 수밖에 없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식사를 들쑥 날쑥으로 하고, 음식이 맛있다고 과다 섭취하고, 자극성이 강한 고추가루, 후추가루, 겨자, 조미료 소금 같은 기호식품을 많이 섭취하면 위장의 피로도가 훨씬 더 커지지 않을 수 없다.
매운 고추를 잘 먹는다고 자랑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위장을 내시경으로 관찰하면 자극성이 강한 기호식품이 위장의 벽에 닿을 때는 그 부위가 빨갛게 충혈이 되는 것이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고 한다.
자극성이 강한 식품이 위장으로 끊임없이 들어오면 언젠가는 위장의 벽이 약해질 수밖에 없고, 약해진 부위를 위산이 침투하게 되는데 그런 현상을 ‘위궤양’, 위장이 지쳐서 축 늘어진 현상을 ‘위하수’라고 말한다.
그러므로 위장에서 생겨난 병증은 모두 위장을 사랑하지 않은 사람들이 만들어낸 자업자득의 소산이니 누구를 원망하고 탓할 수는 없을 것이다.
나는 위장의 건강을 위해 식탁에서 국과 찌개, 조미료를 사라지게 하고, 소금과 고추와 후추를 최소로 사용하게 했다. 손님이 왔을 때는 나의 취향만을 고집할 수 없어서 국과 찌개를 끓이기는 하지만 그런 때는 국과 찌개를 젓가락으로 먹고, 남은 국물은 식사가 끝날 때 손으로 들고 마셨다.
나의 식사법을 보고 사람들이 물었다.
“짜서 어떻게 마십니까?”
한국 음식은 짠 것이 특징이다. 그 결과로 한국인은 인체가 필요로 하는 염분을 2배나 섭취한다고 한다. 육체노동에 종사하는 사람과 바쁘게 활동하는 사람, 뙤약볕에서 일하는 사람은 땀을 많이 흘리기 때문에 염분을 많이 섭취해야 할 것이다.
그렇지만 땀을 흘리지도 않으면서 염분을 과다하게 섭취하면 위장은 기능저하로 나타나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나는 식탁에 소금과 간장을 따로 두어 각자의 취향 대로 타서 먹게 했다.
또 고기를 먹을 때는 소금장에 찍어서 먹지 않았다. 지금은 100% 채식으로 바꾸게 되어 신경을 쓸 필요가 없게 되었지만 과거에는 소금과다가 싫어서 고기를 양조식초에 찍어서 먹곤 했다.
소금장에 섞는 참기름이 믿어지지 않는 점도 있었다. 가짜 참기름 소동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상술이 극에 달하여 꽁초로 커피를 만들고, 두부 응고에 횟가루를 넣고, 콩나물 재배에 농약을 사용하고,
송아지가 먹는 대용유로 음료수를 만들고, 공업용 기름으로 라면을 튀기기도 하고... 돈이 되기만 하면 물불을 가리지 않는 것이 한국이어서 고기를 양조식초에 묻혀서 먹곤 했다.
음식은 맛 보다 섭취를 훨씬 더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 맛은 음식이 입속에서 머무는 동안에 느끼는 순간적인 쾌락이지만 섭취는 생명을 유지시키는 생명의 원천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매스컴에 불량식품 소동이 나고서야 호들갑을 떨기 일쑤인데 그것은 지혜로운 처사가 아니다. 보도가 되지 않은 내용, 돈과 권력으로 막은 것, 드러나지 않은 사건과 사고가 얼마든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식초는 고기 속에 들어 있는 산성을 중화시키고, 부패한 고기를 소독하고, 위장에 들어간 고기가 부패하지 않도록 돕기도 한다. 식초는 많이 먹어도 손해볼 것이 없는 음식인 것이다.
고기를 먹고 뀌는 방귀가 왜 고약한지 생각해 보기로 한다.
창자는 연동운동을 하면서 음식물을 십이지장, 소장, 대장으로 밀어내리면서 영양분과 수분을 흡수한다. 그런데 보리밥이나 고구마처럼 섬유질이 많은 음식은 창자를 잘 내려가지만 고기류는 섬유질이 없어서 잘 내려가지 않는다.
고기류는 미끈미끈하여 밑으로 내려가기도 하고 위로 올라가기도 하면서 창자에서 머무는 시간이 길어질 수밖에 없다. 고기는 창자를 통과하는 시간이 길어지기 때문에 창자속에서 부패하고, 부패한 냄새가 방귀로 나오고, 썩은 냄새가 피로 들어가게 되어 피를 오염시키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고기를 먹었을 때 끼니 때가 되어도 속이 든든한 이유는 고기에 영양이 많아서라기 보다는 창자에서 정체되는 시간이 길어지게 되어 공복현상을 느끼지 않아서라고 생각해야 할 것이다.
어떤 지인이 나에게 항의한 적이 있었다.
"그토록 건강에 신경을 쓰면 스트레스가 쌓이게 되어 오히려 없는 병이 생겨날 수 있지 않겠는가?”
처음에는 습관이 되지 않아서 베개 낮추기처럼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그렇지만 습관이 되고 생활로 굳어지면 신경을 쓸 필요가 없고, 생활화가 된 자연의 건강법이 정신건강으로 이어지게 되어 고차원의 건강세계로 들어가는 관문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해야 할 것이다.
"음식을 아무렇게 먹는데도 건강하게 살고 100살을 사는 사람도 많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인간은 얼굴이 모두 다른 것처럼 오장육부도 모두 다르기 때문에 국밥을 평생 동안 먹어도 위장병을 앓지 않는 사람도 얼마든지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위장이 튼튼하다고 십이지장 췌장 소장 대장까지 모두 건강하고 튼튼하다는 보장이 없다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 국밥을 평생 동안 먹으면 노년에는 위장이 위산과다 현상을 일으키지 않을 수 없고, 과다 위산이 장기를 통과하면서 벽을 헐게 되어 염증이 생겨나고, 염증이 만성화가 되어 암으로 발전하지 않을 수 없다. 인생 말년에 암이 많은 이유가 바로 위산과다가 주된 원인인 것이다.
타고난 건강 덕분에 100살을 살았다는 사람도 음식을 씹으면서 살았으면 더 오래 살 수 있었다는 것도 생각해야 할 것이다. 노년의 건강과 행복을 위해 암보험에 든 사람도 많이 있을 것이다.
암보험에 드는 일도 필요하고 중요하지만 국과 찌개를 식탁에서 추방하고 식초를 많이 먹는 것이 천배 만배나 더 중요하다는 것을 생각하여 자녀들에게 자연건강을 물려주는 지혜로운 부모들이 되어야 할 것이다.
금빛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