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에 올린 글입니다.
지난달 이태리를 다녀온
슬로푸드한국협회
김원일 사무총장으로부터
아주 좋은 선물을 받았다.
“슬로 메디신”(slow medicine)
![](https://t1.daumcdn.net/cfile/cafe/2632D6495474464C0F)
의사와 심리학자 3인이 공저한 책인
서문을 카를로 페트리니 슬로푸드 회장이 쓰셨다.
슬로 메디신은 요즘 내가 화두로 잡고 있는 주제기도 하여
선물을 받고 너무나 기뻤다.
아직 책을 완전히 읽진 않았으나.
이 책을 홍보하는 전단도 함께 들어 있어서
책의 방향을 어림잡을 수 있을 것 같다.
전단에서는
슬로메디신은 분별력 있고, 존경받고, 공정한
의료가
가능하다고 믿는 사람들이 모여
2011년 결성한 단체라면서
다음과 같은 의료를 지향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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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별력 있는] :
무언가를 더 많이 한다고 해서
건강이 더 좋아지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의 공유와
공공 보건의 지속성은 강한 연관성이 있다.
[존경받는] :
사람들의 삶과 건강에 관련된 가치, 기대 그리고 갈망은
다양하며 불가침의 것이어서
그들의 모든 선택과 결정은 이해되고 나누어져야 한다.
[공정한] :
모든 시민들이 적절한 양질의 의료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하며
자원의 분배에 있어서 불균형과 불평등을 줄여야 한다.
따라서 우리가 원하는 의료는 슬로여야 한다. 왜냐하면
● 보건의료의 운용에 따른 욕구와 실천에 있어서 [다양성]을 획득하고 존중하며
● 진찰과 치료에 있어서 [시간]과, 전문가와 환자 사이의 [관계의 질]에
가치를 두고
● [일상생활의 의료화를 배격]하고 모든 증상과 불편과 싸우는 데 약물에
호소하지 않으며
● 경제적 환경적 자원에 주의를 기울이며 치료받는 환자와 환자의 선택을 존중하고는 것과, 과학에서 드러난 유효성의 개입 사이에 [공정한 균형]을 찾는 의학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실로 우리나라처럼 의료처럼
“빨리빨리”가 심한 나라가 있을까?
우리나라는 패스트 메디신에서도
가장 패스트한 나라일 것이다.
며칠 전 언론에 보도된 바에 의하면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의 경우, 19개 진료과의
외래 진료시간은 환자 1인당 평균 4.2분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속성 진료는 의료의 질을
현저하게 떨어뜨린다.
환경이나 식습관에 원인이 있을 경우
흔히 간과될 수 있으며,
그간의 언론 보도 사례를 보면
엑스레이 사진을 판독하면서 인체의 좌우를 착각하여 엉뚱한 수술을 하기도 하고
투약 잘못으로 심지어는 사망까지 이를 수 있다.
패스트 메디신에서는 당연한 갱년기도 병으로 치료해야 하며
때로는 가족관계나 사회적으로 풀어야 할
우울증도 약물로 치료하려는 경향이 심하다.
이러다간 부끄럼이나, 게으름도
병으로 이름붙이고 약물로 치료하려 들지 않을까 두렵다.
우리 나라에서
슬로 메디신이 받아들여지기까지에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다.
그 전까지는
국민 각자가 알아서
자신의 몸을 챙길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