록그룹 출신들 중에 솔로로 성공한 가수중의 한 명인 이덕진(1969년)은 고교 시절 야생마란 밴드에서 처음 음악 생활을
시작한 이후 메탈 그룹 사월, LA메탈을 주로 카피했던 사자후 등의 밴드에 몸담으면서 밴드 음악에 대한 강한 열의를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밴드로 시작을 하기가 버거웠던 그는 주위의 충고를 받아들여 최성원을 찾아가 솔로 곡을 받고 녹음에 들어갔다.
김진용의 '슬픔에 젖은 너에게'라는 곡을 술에 힘에 빌려 부르는 등 다소 힘겹게 녹음을 했던 그는 '도시 속의 사랑'을 타이틀로 내세웠다.
그러나 반응은 그의 최대의 히트곡이 되는 '내가 아는 한가지'라는 곡에서 왔다. 최성원의 이 곡은 그 해 최고의 인기곡 중 하나가
되었으며 연말에는 서태지와 아이들과 함께 <서울 가요 대상>에서 대상을 차지하는 영예를 누릴 정도의 폭발적인 호응을 얻어냈다. 이
앨범에서는 '너의 눈에 눈물이'가 후속타로 인기를 모았으며 높은 판매고답게 거의 모든 곡이 팬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았다. 그는 데뷔 앨범의
인기에 힘입어 신성우, 김종서와 같이 부른 '숨쉬고 싶어'로 <내일은 늦으리> 환경 캠페인 앨범에 당당히 드림팀의 멤버로 뽑혔다.
이덕진의 두 번째 앨범은 오랜 장고 끝에 나왔다. 하지만 백밴드 웨이브(Wave)를 이끌고 록의 기조를 품에 품고 등장한 '기다릴
줄 아는 지혜'라는 제목의 이 노래는 그렇게 많은 사랑을 받지는 못했다. 그렇지만 최성원의 '이별이란 없는 거야'라는 리메이크 곡을 수록한 이
앨범은 팬들의 오랜 사랑을 받으며 프롤로그 'Goodbye extra'를 비롯해 '신이라면', '아픈 기억 속으로', '자유를 향하여'와 같은
곡들이 팬층을 중심으로 보편성을 획득하였다.
이정섭, 이현석 등과 함께 일본의 도시바 EMI를 통해 한정 발매된 <95
Korea Hit Bank Collection>에 참여해 록주자 본연의 모습을 보여 주기도 했던 이덕진은 아버지의 사업 실패로 한동안
음악계를 떠나게 된다. 그리고 반짝가수의 멍에를 뒤집어 쓴 채 상당히 오랜 기간 무명의 세월 속에서 와신상담한다.
최근 그는 새
앨범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려주고 있다. 기나긴 세월의 다리를 건너온 그는 이제서야 “사람들이 패배라고 말하는 기다릴 줄 아는 지혜”를
알았을까? 언제나 밴드에 대한 그리움과 자유가 가득했던 그가 돌아오는 시점은 댄스씬의 좌충우돌이 조금씩 사그라들고 있다는 징조로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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