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슬고개는 한자로는 옥현(玉峴), 또는 옥현량(玉峴嶺)이라고 한다. 이 지형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옥다’라는 형용사에 주목해야 한다. ‘옥다’는 끝 부분이 안으로 조금 꼬부라져 있다는 뜻이다. 따라서 원래 ‘옥은 고개’라는 뜻인데, 이를 한자화하는 과정에서 ‘옥현’으로 변하고 이를 다시 한글로 바꾸면서 ‘구슬고개’로 와전된 듯하다.
이 고개는 현재의 옥동과 무거동의 경계에 있어 자동차들의 통행이 잦다. 최근에 이 고개를 가로질러 하늘 다리가 설치되어 남구청에서도 주도한 솔마루길이 잘 조성 되어 울산시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이곳에서 자동차로 서쪽으로 달려가면 문수산의 문수보살을 만나고, 남쪽으로 걸어가면 신선바위에서 놀고 있는 신선들을 만난다.
이곳에는 옛날에는 무서운 산짐승들이 많아 주민들의 통행이 자유롭지 못했다. 실제로 이 고개 북쪽에 ‘여우’의 울산 지역 방언인 ‘예수골’, 얼핏 듣기에도 무서운 ‘범장골’, ‘개장골’을 거느리고 있다. 이 고개 인근 골짜기에 논이 40뙈기가 있었다고 하여 명명된 ‘마흔도가리골’, 골짜기에 흥부처럼 자식이 많은 사람이 살았다고 하여 ‘흥보네집골’ 등 재미있는 골짜기들이 많이 남아있다.
<자료출처>
김진곤(한국문화원연합회 울산지회 부설 울산문화연구소 연구실장), 「민속과 문학」, 『울산 어울길』(울산광역시 환경정책과), 2012. 256~258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