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장마가 며칠간 시작되더니, 폭우로 바뀌고 비맞고 일하다보니
목감기에 열병을 앓아, 오랫만에 병원을 찾고....
며칠뒤 영종도에서, 원룸 이사짐 끝내니, 또 비가 엄청 내려, 일은
더 하고 싶지도않고, 또 할수도 없어, 을왕리해변에 가서 해물칼국수
한 그릇 먹고, 모래사장을 걸어봅니다.
잠시도 편안히 있지 못하고, 자연을 벗삼아 이렇게 보내니
건강은 덤으로 얻는게 아닌가? 싶어요!
토요일 오후, 도봉구 근처에 가는 짐을 기다리고 있는데, 예전에
내차를 이용한적이 있는 고객한테서 전화가 와, 목동에서 김포까지
양문형냉장고 하나 옮겨 달라하고, 분해해서 다시 조립까지하면
제법 시간이 걸려, 최소 7만원은 달라고 생각하는데, 고객이 먼저
10만원에 해주세요, 해서 나도 좋고...
일 끝내니, 테니스는 물 건너갔고, 집으로 가는 도중에 태백에 가는
짐이 뜨, 재빨리 잡습니다.
태백은 나를 산에 미치게 한 태백산이 있고, 세상에서 제일 맜있는
한우등심이 있어, 자주 찾게 되고...
초보 산꾼시절 수도권주위의 산만 타다가, TV에서 보는 태백산의
설경이 너무 멋지고, 태백에 폭설이 내렸다는 소식을 듣고, 무작정
태백에 가는 기차를 탑니다.
평일 새벽, 아무도없는 태백산 정상에 이르니, 천지가 새로이 창조
되듯, 장엄한 일출이 시작되어, 넋이 나가고, 날이 밟자 세상천지가
설화로, 환상적인 풍경을 자아내, 내평생 이토록 자아도취!에 빠진
적이 없네요!
가을엔 처음으로 이 산을 오르고
오랫만에 산다운 산을 타, 천천히 오르고
걷다보니, 이렇게 편안한 길도 있고
들꽃은 더없이 이쁘기만합니다.
이제 살아 천년, 죽어 천년을 산다는 주목군락지에 이르고
쉼없이 가다보니, 정상도 가까이 다가서고, 힘든 우리의 인생도
포기하지않고, 가다보면 또 밝은 날이 있겠죠?
상고대가 피면 더없이 아름다운 주목이
반갑다고 춤을 추는듯하고
이제 드디어 천국에 이르는듯 합니다!
바람막이 옷을 입었지만, 추워 주목옆에 앉아 추위를 피하고, 이슬이로
태백산 산신령님께 술한잔 올린후, 캔맥주 하나 마십니다.
드디어 장군봉에 이르고
작은 천제단이 있습니다.
저 건너편에 큰 천제단이 있고
정상석도 여기에 있습니다.
지난 추억들이 아련히 떠 오르고
가장 최근에 오른 태백산은, 아마도 8년전쯤인데, 태백에 폭설이
내렸다는 소식에 입석열차를 타고 태백에 가, 찜질방에서 하룻밤을 묶고
새벽에 오른 등로는 더없이 이쁘고, 오를수록 환상적인 풍경을 자아내
내 평생! 다시 이런 멋진 길을 걸을수 있을까?싶었고...
산중턱에서 태백에 사는, 어여쁜 두 아가씨를 만나 얘기를 나누고...
자매인 두 선녀의 나뭇꾼이 되어, 전속 사진사로 한나절을 보냈네요!
장수막걸리 한잔씩 주니, 너무 맛있어요!하며, 좋아하든 모습이 눈에
선하고...
보답으로 언니가 정상밑, 망경사옆에서 파는 컵라면 사주니, 그 시간이
얼마나, 좋았든지 그 기억 아직도 뚜렸하네요!
이제 내림을 시작하고
조금은 피곤했지만 차에 타니, 한우등심이 간절하고
인터넷 검색하니, 사우나 바로위에 등심집이 새로 생겼습니다.
전화해서 1인분도 가능하냐고 물으니, 잠시후 "오세요 "하고
오랫만에 태백한우맛에 푹 빠져봅니다.
새벽에 눈을 뜨니, 또 엄청 비가 내리고, 오늘 집에 갈수 있을까?
걱정이 됩니다.
남아있는 술을 마시고 나니,다시 단잠에 빠지고, 눈을 뜨니, 비는
그치고 하늘은 맑습니다.
이 보잘것 없고 미천한 나를 늘 도와주시는 하느님이 너무 고맙고...
오늘은 예전과 달리, 평창과 영월 그리고 제천까지 사정권에 드는
정선에서 기다려 보기로합니다.
잠시후, 정선에서 송파구에 가는 짐이 뜨, 내 예측에 나도 놀라고
다른 기사들 보다는 통계적 예측과 수학적 해결력이 조금은 나아
일을 잘 잡으니, 몸 관리만 잘 하면, 죽을때까지 즐겁게 일하며 잘
살수 있을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