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이양호 교수
“칼빈의 장로교회, 일치위해 노력해야”
인간, 하나님의 본질에 참여하지 못해도 성품에는 참여 기존 교회들의 차이 인정하면서 ‘세계적 연합체’ 소망
내 전공은 교회사이다. 교회사 중에서도 종교 개혁사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특히 칼빈의 신학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칼빈 연구에서 최근에 다루어지고 있는 문제 중 하나는 칼빈에게 신화(神化, deification) 사상이 있느냐 하는 것이다. 칼빈은 베드로후서 1장 4절에 대한 주석에서 하나님의 본체와 하나님의 성품을 구별했다. 칼빈에 의하면 우리는 하나님의 본체의 참여자가 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성품의 참여자가 된다. 우리는 하나님이 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처럼 된다. 칼빈 자신은 그리스도가 하나님과 인간을 화해시키기 위해 행한 모든 행위들은 그의 전체 인격에 관계된 것이지 한 본성에 관계된 것이 아님을 분명히 말했다. 그런데 칼빈은 의와 불멸성을 신적 의와 신적 불멸성이라고 부르는데, 이것은 하나님이 그것들의 창작자이기 때문에 그렇게 부른 것이다. 그것들은 하나님의 선물이지 하나님의 본체가 아니다. 우리는 칼빈의 사상을 이렇게 비유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태양과 하나가 될 수는 없다. 그러나 태양에서 나오는 열로 따뜻함을 느낄 수 있다. 이와 비슷하게 우리는 하나님의 본질에 참여할 수는 없다. 우리는 하나님에게서 오는 신적 선물로 신적 성품에 참여할 수 있다. 칼빈은 교회 일치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칼빈(1509년 출생)은 루터(1483년 출생)보다 26년 후에, 츠빙글리(1484년 출생)보다 25년 후에 출생했다. 칼빈이 활동을 시작했을 때 루터파와 츠빙글리파가 성찬론 논쟁으로 나누어져 있었다. 칼빈은 분열된 프로테스탄트 교회를 일치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칼빈은 영국 국교회의 대주교인 크랜머에게 보낸 편지에서는 - 교회의 일치를 논하는 자리라면 - “그것은 내게 대단히 중요하므로 내가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그 일을 위해서 필요하다면, 열 개의 바다라도 건너가기를 싫어하지 않을 것입니다” 라고 말했다. 칼빈은 또 이렇게 말했다. “하나님의 양떼로부터 제외되는 것보다 더 무서운 것이란 아무것도 없다. 왜냐하면 하나님이 우리를 한 머리 아래 한 몸으로 모으는 것을 제외하고는 희망할 안전이 없기 때문이다… 그리스도는 그의 교회로부터 찢어지지 않을 것이며 찢어질 수 없다. 그것에 그는 불가분리의 매듭으로 결합되어 있다… 그래서 우리가 신자들과의 일치를 이룩하지 않으면 우리는 그리스도로부터 단절된 것으로 본다.” 칼빈은 이처럼 교회 일치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었으며, 칼빈이 생각한 교회 일치는 루터파, 츠빙글리파, 영국 국교회 등 기존한 교회들의 존재를 인정하면서 일종의 세계적 교회 연합체를 구성하려는 것이었다. 칼빈이 교회 일치를 위해 이렇게 많은 노력을 경주하였는데, 칼빈이 창시자라고 할 수 있는 장로교회가 한국에서 여러 교단으로 분열되어 있는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우선 장로교회의 일치를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프로테스탄트 교회의 일치를 위해서도 노력해야 할 것이다. 그것은 차이를 인정할 때 가능하다. 칼빈은 기독교의 중심적 교리들에 합의한다면 차이를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더욱이 교리들에 있어서나 성례들의 집행에 있어서 어떤 잘못들이 들어올지 모른다. 그러나 이것이 우리를 교회내의 교제로부터 분리시켜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참된 교리의 모든 조항들이 동일한 종류에 속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어떤 것들은 필수적으로 알아야 할 것으로서 모든 사람들은 그것들을 종교의 고유한 원칙들로 확정하고 의심하지 말아야 한다. 그런 것들은 하나님이 한 분이라는 것, 그리스도는 하나님이고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것, 우리에게 있어서 구원은 하나님의 자비에 의존해 있다는 것 등등이다.” 요컨대 유일신 신앙, 그리스도의 신성에 대한 믿음, 하나님의 은혜에 의한 구원 교리 등에 동의한다면 다른 교리들의 차이는 인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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