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바람은 꽃을 키운다/안봉옥

[시흥문협]

바람은 꽃을 키운다

                             안봉옥

세월의 빛을 챙겨 묵힌 골목안 수선집

옷가지들이 켜켜이 벽에 걸려있다

한두 차례 쉬었다 돌아가는 바람으로

여닫이 문틀이 흔들릴때마다

할머니의 척추는 박음질로 나른하다

눈만 끔벅이던 주름진 눈시울

한 번 감아 본적 없는지 꽃잎처럼 붉다

재개발 소식은 풍문이 아닐까

햇빛이 공기를 마름질하는 문밖을 쳐다 본다

낮은 지붕 아래 꽃을 키우는 바람

밤이 깊어도 떠나지 않고 꽃들과 노숙 한다

그때마다 꽃들을 뽑아버려야 한다고

사람들은 저마다 목소리를 높인다

바람은 꽃이 있어 꽃을 키울 뿐인네

재개발 대책위 사무실 탁자 위에

누군가 먹다 남긴 막걸리

병속에서 부풀어 끓어오르는 거품이

함빡 같은 꽃이 되어

언제쯤 환하게 피어날런지

바람에게 묻는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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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문학 시 등단/ 동시와 동화나라 아동문학 등단/제2회 나라사랑 경기도 문예공모전 대상.한국문인협회 정회원/사)한국문인협회 시흥지부 6대 지부장 역임.현, 한국문인협회 시흥지부 고문/ 시집ㅡ 느티, 말을 걸어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