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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보고서는 점점 높아지는 온실가스 배출 속도를 낮추기 위해 각국 정부가 조속하고 적극적으로 행동에 나선다면 기후 변화로 초래되는 심각한 결과를 아직은 막을 수 있다고 시사했다.
이 보고서는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이 1970년대와 1980년대, 1990년대에 비해 2000년대에 급증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 보고서는 2007년과 2008년에 글로벌 경제위기로 배출량이 일시적으로 줄어들기는 했지만 전반적인 트렌드가 달라지지는 않았다고 주장했다.
유엔 보고서는 지구온난화를 경감할 수 있는 다양한 시나리오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에 각국 정책입안자들은 이 보고서에 대한 관심이 지대하다. 유엔 정부간기후변화위원회(IPCC)는 13일(일) 독일 베를린에서 총 4장으로 구성된 전체 보고서 가운데 세 번째 장을 발표했다.
오트마 에덴호퍼 IPCC 제3실무자그룹 회의 공동 의장은 지금 당장 행동에 나서지 않으면 나중에 비용이 더 많이 들어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에덴호퍼 의장은 기업과 정부가 각자의 이해관계만 따진다면 기후변화는 경감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에덴호퍼 의장은 기후변화를 경감시키기 위한 조치를 취한다고 해서 국제 사회가 성장을 반드시 희생할 필요는 없으며 기후 정책은 거저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시도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지구 평균 온도가 1900년 이래 섭씨 0.8도 가량 이미 올라갔다는 연구 결과가 다양하게 나와있다. 2010년 200개국 정부는 산업화 이전에 비해 지구 평균 온도가 2도 이상 오르는 것을 막기 위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기로 합의한 바 있다.
과학자들은 지구 평균 온도가 2도 이상 오르는 것은 피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지구 평균 온도가 2도 이상 올라가면 그린란드 빙하가 녹는 등 파급력이 엄청난 변화가 일어날 위험이 용납할 수 없을 정도로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유엔 보고서는 현재와 같은 속도로 온실가스가 배출되면 지구 평균 온도가 생각보다 빨리 2도 높아질 수 있다고 시사했다.
유엔 기후 예측 모델은 온실가스 배출량을 대폭 줄이면 이번 세기 중반쯤 지구 평균 온도는 산업화 이전에 비해 섭씨 1도에서 2.2도 높아질 것이라고 암시했다. 온실 가스가 현 수준으로 계속 배출되면 이번 세기 중반 무렵 지구 평균 온도는 섭씨 2도에서 3.2도 올라갈 수 있다.
이번 유엔 보고서의 핵심 메시지는 걱정스러운 시나리오를 아직까지는 피해갈 수 있다는 사실이다. IPCC는 제도적, 기술적으로 대대적인 변화가 일어난다면 지구 평균 온도가 산업화 이전에 비해 2도 올라가지 않을 가능성이 50% 이상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IPCC는 그러려면 2010년에 비해 온실 가스 배출량을 이번 세기 중반까지 40%에서 70%까지 감축해야 하며 이번 세기 말까지는 온실 가스 배출량이 제로에 가까워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광범위한 변화를 꾀하려면 (특히 정부와 교통・전력 산업이) 막대한 비용을 감당해야 하기 때문에 이 쟁점은 논란을 불러일으켰을 뿐만 아니라 여러 분야에서 저항의 목소리도 만만찮게 터져 나왔다.
라젠드라 K. 파차우리 IPCC 의장은 베를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기후변화 경감의 비용과 편익을 분석하는 작업은 상당히 복잡한 사안이라면서도, 인명과 생태계, 해양 생물이 기후변화로 인해 위협받는데도 불구하고 기후변화 경감에 들어가는 비용을 아까워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파차우리 의장은 “우리가 과연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가라는 문제는, 기후변화를 경감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하지 않았을 때 어떤 결과가 초래될 것인가라는 거시적인 그림 안에서 논의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산유국은 유엔 보고서가 과학적으로 완전히 검증되지 않은 불확실한 영역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주장했다. 다른 비판 진영에서도 미래 지구 기후와 같은 복잡한 사안을 수학 모델을 토대로 예상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며 IPCC 보고서를 공격했다.
가령 기후 데이터를 보면 지구 평균 온도는 지난 10년 동안 섭씨 0.05도밖에 상승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는 지구 평균 온도가 (급속도로 상승하지 않고) 안정을 찾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유엔이 참고한) 수학 모델은 이러한 변화를 예측하지 못했으며 지구 평균 온도가 안정을 유지하는 트렌드가 얼마나 오랫동안 지속될 것인지도 확실치 않다. IPCC를 비판하는 진영에서는 이런 맥락에서 온실가스, 특히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급격히 감축해야 한다는 주장은 힘을 잃는다고 반박한다.
일본 정부 산하 연구소에 소속된 경력이 있는 기후학자인 제임스 아난은 15년 동안 지구 평균 온도가 거의 올라가지 않았다는 사실을 고려할 때 기후 변화 속도는 IPCC 예상치보다 낮다는 증거가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13일(일) 발표된 보고서는 2007년 발표된 IPCC의 기후 변화 경감 평가를 업데이트했다. 이번 보고서는 2010년까지의 데이터를 포함했을뿐더러 2007년 이후 등장한 새로운 측정법 수천 가지를 활용했다. 이번에 발표된 보고서는 에너지 생산과 사용, 교통, 건물, 산업, 토지 사용, 거주지 등 다양한 인간 활동에 걸쳐 온실가스 배출을 줄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IPCC는 에너지, 농업, 토지 사용, 경제 등 인류가 만들어낸 여러 제도를 결합시킨 모델을 탄소 순환 등 기후 변화와 관련된 물리적 프로세스와 대규모로 통합한 결과를 바탕으로, 기후 변화를 경감하기 위한 장기적 시나리오를 만들었다.
이번 보고서는 온실가스 감축에 관한 언급 외에도 재생 에너지 사용을 늘리고 온실가스를 지하에 저장한다면 기후변화를 경감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CO₂ 를 포집하고 저장하는 ‘지구공학’(Geoengineering) 기술은 아직은 실험 단계에 있으며 대규모 테스트를 거치지 않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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