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에 찾았던 전남 고흥의 소록도. 나환자촌이다.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나서 해안선을 따라가면 솔숲이 펼쳐지는데
입구에 걸린 사진 한 장이 뇌리에서 떠나지 않는다.
사진의 제목은 수탄장(愁嘆場), 즉 탄식의 자리다.
1950~60년대 소록도에는 직원지대와 병사지대 즉 2곳으로 나뉘어진다. 환자의 탈출을 막기 위해 날카로운 철조망이 둘러쳐 있다. 일명 경계선
아무리 나환자촌이라도 사랑은 꽃을 피우는 법. 병사지대 원생에게서 자녀가 태어날 경우 육지에서는 아무도 이 아이들을 받아 주는 곳이 없다고 한다. 결국 전염을 우려해 직원지대 ‘미감아보육소’에 격리시킨다. 태어나자마자 부모와 자식은 생이별을 해야 한다. 그러나 한 달에 딱 한번 부모와 자식은 철조망 도로 즉 경계선 양편에 서서 한 달에 단 한번 면회를 하게 된다. 위치는 바람의 방향에 따라 바뀐다고 한다. 자녀는 바람을 등지고 부모는 바람을 안고 부모와 자식은 상봉하게 된다.
부모와 자식 간 거리는 불과 5미터. 물리적 거리는 가까웠지만 그들에게는 너무나 깊은 절벽이 가로 막고 있었다. 전염 때문에 서로 만지거나 안아볼 수 없었던 것이다.
아이는 당장 엄마의 품에 안기고 싶었을 것이고 어머니는 아이의 볼을 어루만지고 싶었지만 현실의 벽은 냉혹했다. 그저 자식의 이름만 부르며 하염없이 눈물만 흘렸던 어머니. 정신을 추스르고 아이를 위해 사탕을 던져줬지만 어머니의 사랑을 받을 수 없었던 자식의 심정은 또 어떠했을까?
언제든 찾아가 만날 수 있는 부모가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가?
어머니의 품에 안겨 마음껏 어리광을 피우고 싶은 하루다.
첫댓글 그 자리엔 얼마나 많은 피눈물이 있었을까요.
전염을 막기위한 자구책이었겠지만 무슨 범죄자도 아닌데...ㅠ
사진만 보아도 절절한 심정이 전해집니다.
지금의 삶에 감사한 마음도 듭니다. *^^*
잘보고갑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