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고 싶은 섬, 소매물도를 찾아서
행전 박영환
2024년 4월 30일, 한려수도의 보물로 알려진 소매물도를 찾았다. 어제까지는 비가 많이 왔는데 오늘은 날씨가 맑아 여행하기 좋은 날씨였다. 소매물도는 통영항에서 남동쪽으로 26km 해상에 위치해 있는 조그만 섬이다. 행정구역상 통영시 관할이지만 실제로는 거제시(거제도)와 더 가까이 있어 한려해상국립공원 거제지구로 지정되어 있다. 거제 저구항에서 배편으로 1시간 정도 걸렸다. 통영은 1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고 한다.
등대섬으로 가려면 직선으로 가는 코스도 있었지만 완만한 둘레길을 따라 걸었다. 소매물도의 용바위, 부처바위, 거북바위, 촛대바위, 글씽이굴은 대자연의 걸작품이며, 남매 바위의 아픈 전설도 전해지고 있다.
소매물도*
행전 박영환
바다 위를 걸어가는 뱃전에
이야기들이 조곤조곤 놀러오는
가고싶은 섬
남매탑의 전설이
안개 속에 눈물을 글썽인다
하필이면 남매간에 사랑을 하다니
이룰 수 없는 사랑은 천년의 공간을 채우지 못해
하릴없이 굳은 손만 바라본다
파도소리, 뱃고동소리가 키운 야생화들이
안으로 다스린 메아리들을 불러모아
조심스럽게 말을 건다
폐교된 분교
잠들지 못한
아이들과 선생님의 합창을
무성한 잡초들이 대신 불러주고 있다
땀을 닦아주는 관세 역사관
이곳은 세관장을 지낸 제자*가 기획하여
만든 곳이라 더 의미가 깊다
포토존으로 세워진 세관 직원 동상
안면이 많다
그러고 보니 그 친구를 너무 닮았다
반갑게 악수하며 기념 사진 몇 장 남겼다
망태봉, 공룡바위 전망대에서
촛대바위며 등대를 바라본다
용감하게 급경사 계단을 내려가
등대섬을 향한 열목개 앞에 섰지만
바다의 빗장이 열리지 않는다
바지를 조금 걷어 올리고 들어가볼까
아서라, 밀려오는 파도가
철퍼덕 발목을 때린다
떠나오면서도
또 다시 찾고 싶은
가고 싶은 섬, 소매물도
*제자 박병도: 청도군 이서면 신촌 출신으로 통영 세관장을 역임했으며 이곳 매물도 관세 역사관은 부산 세관 운영과장으로 재직시 총괄하여 만든 것임.
. 이곳 등대섬은 경관이 아름다워 통영8경에 들어간다. 썰물일 때는 등대섬으로 들어가는 50 m 바닷길이 열려 걸어서 들어갈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오늘은 어렵다고 했다. 그런데 멀리서 보니 물이 빠지는 것 같기도 했다.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가파른 계단을 밟고 내려갔다. 그러나 역시나 물이 차서 건널수 없어 많이 아쉬웠다. 어쩌면 바지를 걷어올리면 들어갈 수도 있을 것 같으나 명색 바다인데 만용을 부릴 수 없어 발길을 돌려야만 했다.
전날 어느 가게에서 등대섬 이야기가 나와서 물이 차면 해수욕복을 입고 건너 갈 것이라고 농담을 했는데 가게 주인인 젊은이가 진짜로 건너가려고 그러는 줄 알고 정색으로 큰일 난다고 하던 말이 생각나서 웃었다. 그래도 내려온 덕분에 몽돌친구들은 원없이 만날 수 있었다. 너무 깨끗하여 밟기가 송구스러울 정도였다.
첫댓글 청정 지역 소 매물도 보여 주셨어 정말 감사합니다^^
기회가 닿아 다녀왔습니다. 감사합니다.
소매물도의 경치가 천하의 절경입니다. 서양의 나폴리 못지않는 미항이네요.
소매물도 남매의 사랑이야기가 애뜻하고 슬픕니다.
그것보다도 형제 6분이 똘똘 뭉쳐 여행 다니시는 모습이 더 보기 좋아요. 늘 함께 여행 다니시길...!
정말 절경이었습니다. 형제가 같이 다니면서 좋은 곳 구경하니 좋습니다. 감사합니다.
2024.05.05New메뉴
선생님!
소매물도 글을 읽다보니 제 얘기가 나와 기분이 무척 좋았습니다
당시 수학선생님 이셨던 정임철선생님과 중2때의 국어선생님 이셨던 김원일 선생님 (소설가)께도 보내드려야겠습니다
그러고 보니 스승의 날이 며칠 남지 않았네요
선생님의 은혜 잊지않고 있습니다
고맙네, 공직에 근무하면서 많은 업적을 남겼구나. 자랑스럽다. 박완규씨도 금방 알아보고 병도씨가 아니냐고 묻더구나. 늘 건강하기 바라네.
한려해상 공원 소매물도 풍경과 여행객의 정겨운 풍경이 어루러져 더욱 아름답게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