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에 가면~, 정신에너지 공급처
지난 7일 에파 슈탑멘 여사가 자신과 비트버씨가 공저한 책
<Magische Momente –Märchenhafter Spaziergang an der Strunde /
신비로운 순간들-스투룬데 물가를 따라 이어지는 동화의 산책>을 가지고 와
우리에게 선물을 했다.
2년에 한번씩 열리는 마을축제 Strundetalfest 지역에 담긴 오랜 역사와 사연을
한편의 동화처럼 정리하고 그림을 그리고 사진으로 엮은 책이다.
그 책에는 이른 봄 교당 일대에 봄소식을 알리며 피어나는 봄의 정령 슈니글뢱션(눈종꽃)과 아름다운 꽃밭,
오래된 참나무가 만고일월비로 거듭남에 대한 찬양,
도량을 가꾸는 교무들의 모습과 법을 전해주신 소태산 대종사, 법당,
특별한 정령들을 위한 공원 등에 대한 글과 그림, 사진 등
원불교가 자리한 이 후 이곳에서 일어난 변화의 소식들이
지역내 유명한 방문 장소와 함께 담겨있다.
처음 교당을 시작하고 명상프로그램을 시작하면서
공식적으로 왕래가 가능해지자
다녀가는 사람들은 “올 때마다 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오랜 동안 이 지역에서 가장 관리되지 않은 장소였기에
그 변화에 반가워 한 것이다.
그리고 몇 년이 지나자
“문화 역현상이 일어나는 장소”라고들 했다.
한국인이 독일에 들어와 독일화하지 않고,
자신들이 찾아와 원불교와 한국의 문화를 받아들이게 되었음을 인식하면서.
이제는 지역 내에서 길지 않은 기간에 가장 좋게 달라진 장소로 자타가 공인한다.
마을축제 건으로 회의를 할 때는
“정신적 에너지를 공급하는 장소”로 언급이 되고,
초등학생들이 단체로 반더룽을 하며 한국말로 인사를 건네기도 할 정도로 인식이 달라졌다.
지역을 알리는 이 책에 담긴 그림과 사진은
6월 28일부터 7월 15일까지 지역내 바나나(최고)등급의 전시실 Kulturhaus Zanders에서 전시되는데
그 최대수혜자는 원불교일 수 있다.
“그곳이 달라졌다”는 생각과 함께
지역사람들이 스스로 원불교선센터를 알릴 수 있게 되었으니.
도량을 개벽시키는 목적은 사람개벽에 있다.
올해 85세인 작가(Eva Stammen-Grecianu)는
교당에서 운영하는 갤러리에 관심을 갖고 방문하게 되었고,
국제학교에서 문화예술을 가르치는 딸과 함께
교당 세미나에 참석하면서 우리와 가까워졌다.
2천년의 뿌리, 모든 공휴일은 기독교의 역사와 관련돼 있는 타국에서
우리는 약간의 향상된 욕구(다른 문화와 예술, 건강)에 대해 접근한 셈이다.
종교세를 원천징수함에도 이미 많은 사람들이 교회에 가지 않는다.
카톨릭 성당은 관광지가 되고 너무 많은 돈을 가지고 있어 많은 문제를 가지고 있음을 지적하며,
종교로서 전쟁을 일으킨 바가 없는 불교와 절제된 삶을 상징하는 수행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
그래서 요가를 비롯해 자두마을이나 티벳불교, 태국 등에서 들어온 소승불교,
기공, 일본 무술, 태권도 등에 관심을 갖지만,
일정기간 수련을 마치면
자신도 자격증을 갖고 지도자가 되고 수입원이 되는 직업으로 연결시키고자 할 정도로 상업화 했다.
다행한 것은 그래도 선(禪)에 관심을 갖는 사람은 중류 이상의 의식을 가진 부류라는 점이다.
이곳 원불교선센터가 시작되면서 다양한 사람들이 찾아왔는데,
우리는 그들 중 우리 공부를 함께 할 수 있는 사람을 찾는게 과제였다.
처음에는 가끔 교포들이 방문을 할 때 서툰 언어를 함께 풀어줄 수 있지 않을까 하고 큰 기대를 했는데,
실상 20대 초반에 고국을 떠나온터라 모국어에 대한 완성도가 높지 않아
결국 현지인을 통해 교법의 정확한 표현을 찾아가기로 했다.
그리고 자격증 대신 지적 수준을 높이는 성취감에 비중을 두기로 했다.
일정한 눈높이 이상 사고하는 것 조차 금하는 종교교육을 받아
매년 부활절을 거창하게 지내고 휴가를 즐기고, 각종 색깔의 계란을 나누면서도
‘자신의 정신적 부활’ 혹은 ‘거듭남’에 대한 개념은 형성되지 못한 사람들에게.
명상프로그램은 원불교 수행법을 바탕으로,
첫 시간부터 염불, 좌선, 선체조를 하고 교리의 핵심이 담긴 일상수행의 요법을 함께 읽어,
이제는 초보자 외에는 암송을 하며,
타종교인에 대한 제한이 없어 누구나 올 수 있다.
그리고 몇 번 와보고도
이미 5단 호흡을 마치 자신이 개발한 것처럼 건강잡지에 게재하는 사람도 있는 이곳에서
세미나를 시작했다.
첫 번째 주제는 ‘선(禪), 두 번째는 원불교의 주문,
선의 원리, 목우십도송, 경산종법사의 ’부처되는 마음공부‘, 등을 하며 거듭 횟수를 더해가면서,
신년법문을 주제로 세미나를 하면 좋겠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10회부터는 주제를 정하고 몇 사람이 미리 연마하여 발표하고
토론을 하며 더욱 적극적인 참여를 하게 되었고,
다양한 발표내용을 통해 이들의 생각의 방향을 알 수 있었다.
문제는 모국어가 아닌 서툰 외국언어로 7~8장씩 준비해오는 발표내용을 파악하는 일이었는데,
실상 그 내용들은 다양한 불교서적이나 위키백과 등에 나오는 내용을
자기의 논리에 맞춰 편집해오는 부분도 상당해
우리 교법을 온전하게 받기가 어려웠다.
지난 6월 28일부터 30일까지 스위스 출방법회와 함께 한 16회째 세미나는
올해부터 시작한 불교강좌 한 학기 마무리와 함께,
지난해 1년 동안 교도님들이 각자 연마하고 발표했던 반야심경을 다시 반복하면서
타교재 없이 자신의 느낌과 생각을 정리해 오도록 했다.
지원(잉그리뜨), 종인(마리타)교도에 이어,
스위스로 이사하면서 가정독경 및 출장법회를 보게 되는 명분을 만들게 한 수원(마티아스) 교도 등이
자신이 연마한 내용을 발표했는데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이 세상에 홀로 존재할 수 있는 것은 없다.
모든 것은 오직 다양한 연기의 결과로 존재한다.
바로 인과보응의 원리이다.
만일 무엇인가가 홀로 세상에 존재할 수 있다면,
이것은 나는 것도 없고 변화됨도 없고 죽는것도 아닌 그것이다.
그것이라면 단순히 그의 고정된 성질로 변화없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나의 아는 바로는 그러한 식으로는 어떠한 것도 존재할 수 없다.
하나의 나무,(중략)
우리가 먹는 간단한 빵 하나~(중략)
다시금 우리는 헤아릴 수 없는 인과로 이루어진 연결망을 깨닫게 된다.
우주에는 더불어 연결되지 않고 홀로 존재할 수 있는 것은 없다.
모두가 서로간에 상관관계가 있다.
불가에서는 이러한 연결성을 空으로 설명한다.
모든 것에 각기의 고유한 자아가 공하여, 모든 조건상 의존적이며 끝없이 변화한다.
불교의 반야심경에 나오는 <색즉시공 공즉시색>도 이와 같은 의미이다.
내가 이해하는 바로 공이란 하나의 가능성이다.
따라서 공으로부터 (일체가) 드러나며, 조건이 충족되면 형상이 예정된다.
그러나 이것은 단지 이 가능성이 있을 때 현실이 된다. (중략)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모든 것은 변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바윗덩이와 같은, 무엇이든지 영속적인 것으로 보이는 것일지라도 그것은 변화한다.
전 우주는 항상 변화중에 있다.
마치 대양의 바닷물이 항상 움직이고 있으면서 때때로 여기저기 거대한 파도를 출현시키는 것처럼.
우리는 파도가 하나의 고정된 성질의 존재로서
그 순간 바다와 떨어져있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지만
그러나 그것 역시 바다인 것이며 바다에 머물러있다.
모든 존재가 아주 작은 변화까지 포함하여 끝없는 변화의 망을 형성하고 있다.
그러므로 우주내에서는 아무것도 사라질 수 없다.
단 하나의 원자도 사라지지 않는다. (중략)
그러므로 또한 태어남도 죽음도 없으며, 다만 영원히 변화할 뿐이다.
이러한 내용은 원불교 교전의 일원상장에 다음과 같이 잘 표현되어 있다.
<유는 무로 무는 유로 돌고 돌아 지극하면 유와 무가 구공이나 구공 역시 구족이라.>
일원상은 원불교의 종교적 상징이다.
하나의 원상징을 중심으로 부처의 가르침인 空과 具足을 상징하였다.
일원상의 진리는 자연을 통해서 그 작용사례를 관할 수 있다.
헤아릴 수 없는 순환과 변화가 일어남을 그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일타원님 번역)”
이미 숭산스님의 가르침 외에도 다양한 수행을 체험했던 수원교도님은
어느 날 문득 원불교명상 프로그램에 찾아왔다가
일요법회와 세미나 등을 통해 공부가 깊어지면서
자신의 이름으로 명상서적을 출판했다.
책표지 안면에
“나는 이 자리를 통해 벨기쉬 글라드박에 있는
원불교선센터의 성직자 이명희박사와 이원조교무에게 특별한 감사를 표하고 싶다.
그들은 나에게 그들의 지혜로 나에게 도움을 주고 있으며,
큰 정신/가슴으로 나의 정신적 노정을 열어주었다”는 글을 게시하면서.
그 외에도 서양철학의 “판단중지”개념 등
각자의 체험을 바탕으로 한 토론과
일타원 이명희교무의 전체에 대한 개념정리강의 이후
“불교의 교리는 이해하고 아는 것 이상으로 중요한 것이 실천이다.
자신의 삶에서 끊임없이 연습하고 실행하여 자신의 삶이 향상되는 것이 중요”함을 강조하고 세미나는 마무리 되었다.
특히 수원님의 경우 자신이 있는 곳 어디서나 수행을 하며,
주변사람들과도 공유하기를 원해 앞으로 ‘원무’의 길을 열어주기 위해
원불교의 원전을 읽을 수 있도록 한글공부를 우선해야함을 알렸다.
스위스에서의 첫 출장법회는 함께 갔던 이곳 교도님들에게도 상당히 호응이 좋아
지속적으로 이어가기로 하는 반면,
수원님은 자신의 딸을 돌보기 위해 정기적으로 독일을 방문하면서
본가인 쾰른교당에서 지속적인 공부를 하기로 했다.
그 첫 방문을 통해 마침 졸업연수차 교당에 머문 예비교무 16명과 만나
예비교무의 원불교를 통해 변화되고 성직의 길을 택하게 된 과정이 담긴 영어감상담을 듣고
자신의 각오를 더욱 굳힐 수 있는 계기도 되었다.
또한 올해부터는 일정기간 정해진 사람을 중심으로 공부를 시키기 위해
6개월씩 학기별 선프로와 불교강좌를 개설해 심화단계를 시도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우리를 만나면 “이곳이 낙원”이라고 칭찬을 한다.
그리고 이곳에서 숙식을 하며 선을 하고 싶어 하기도 한다.
그러나 쾰른교당/ 일원원불교선센터는 힐링에 우선하는 목표가 있다.
경계가 없으면 마음이 요란하지 않지만 우리 삶에는 무수한 경계들이 예고없이 나타난다.
그 일상의 삶에서 언제든 원불교신앙에 바탕한 수행법으로
모든 경계 앞에서 당당히 삼대력을 발휘해 자신을 비롯한 함께하는 이들과
낙원을 이루어갈 수 있는 힘을 갖추도록
정신의 에너지를 공급하는 공부의 터전이 되는게 우리의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