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의원들이 또 고래고기 파티를 벌였다. 울산이 지역구인 정갑윤 의원 주최로 자유당 의원 70여명이 고래고기 오찬을 즐겼다는 것이다. 이들은 박근혜 청와대 시절 멸종위기 상어를 잔인하게 도살해 만든 샥스핀과 값비싼 캐비어 등을 만찬으로 즐겼다가 국민의 지탄을 한 몸에 받은 바 있다. 하지만 어떠한 반성도 없이 또다시 고래고기 파티를 벌인 것이다. 국내 유통되고 있는 고래고기의 70%는 혼획을 가장한 불법 포획으로 잡힌 밍크고래이며, 특히 고래고기가 중금속 수은에 기준치 이상으로 오염되어 있어 건강에 위험하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이야기다.
2010년 한양대학교 문효방 교수 등이 위험물학회지(Journal of Hazardous Materials)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밍크고래와 참돌고래 등 국내 시장에서 판매되는 고래고기에는 사람들이 즐겨 먹는 지방층에서 ‘폴리염화비페닐(PCB)’과 ‘폴리브롬화디페닐에테르(PBDE)’가 높은 농도로 발견되고, 맹독성인 DDT(디디티)같은 잔류성 유기오염물질도 발견되고 있어서 건강에 나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국제포경위원회(IWC)도 2012년 7월 파나마에서 열린 연례회의에서 고래 몸속에 수은 같은 중금속과 PCB 같은 오염물질이 다량 축적돼 있는 점을 근거로 ‘고래고기는 건강에 해롭다’는 내용의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한 바 있다.
2015년 민간국제환경기구인 국제환경조사국(Environmental Investigation Agency)이 온라인 쇼핑인 ‘야후-저팬’을 통해 구입한 일본산 고래고기 수은 잔류량을 조사해 발표한 내용 역시 충격적이다. 일본산 말린 들쇠고래 고기에서 무려 19ppm의 수은이 검출되었는데, 이는 일본 수산식품 수은 허용치(0.4ppm)에 47배가 넘는 수치이다. 이밖에 들쇠고래 갈비에서는 18ppm, 큰부리고래 고기육포에서는 3.7ppm, 큰부리고래 고깃국에서는 7.2ppm, 구은 고래고기에서는 10ppm의 수은이 검출되었다. 또한 다이지 마을 슈퍼마켓에서 구입한 돌고래 고기에서는 수은이 11ppm, 돌고래 위장 고기에서는 2.8ppm, 고래 내장에서는 10ppm이 검출되었다.
일본 국립 미나마타병 종합연구센터가 2010년 돌고래 학살로 악명 높은 와카야마(和歌山)현 다이지 마을 주민 1,137명을 상대로 체내 수은농도를 조사한 결과 남성은 11.0ppm, 여성은 6.63ppm으로 나타났다. 이는 2000~2004년 조사했던 일본 14개 지역의 평균치(남성 2.47ppm, 여성 1.64ppm)보다 4배나 많은 수치다. 다이지 마을은 매년 1천 마리 정도의 돌고래를 사냥해서 살아있는 돌고래는 전 세계 돌고래 쇼장에 팔고, 죽은 돌고래는 고기로 소비하는데, 돌고래에 농축된 수은을 그대로 섭취해 체내 수은농도가 올라간 것이다.
매년 수백 톤의 고래고기가 시장에 유통되고 있는 한국은 어떨까? 핫핑크돌핀스의 조사에 따르면 식품의약품안전처와 해양수산부 등 정부기관에서는 ‘1986년 이후 국내에서 상업적 포경 자체가 금지되어 고래고기는 관리대상이 아니다’라는 이유로 고래고기의 중금속 등 유해물질 기준을 마련하거나 조사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한국 국민들은 중금속 체내축적의 위험에 그대로 노출되어 있는 것이다. 식약처는 시중에 유통되는 고래고기의 유해물질, 유해균 오염 수치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여 국민들에게 발표하고 고래고기의 유통을 즉각 중단시켜야 할 것이다.
더불어 해양수산부는 ‘개체수가 현저히 감소하는 종, 국제적으로 보호가치가 높은 종 등 국가차원에서 특별히 보호할 필요성이 있는 해양생물을 보호대상해양생물로 지정하고 보호대책을 마련하도록 한다’는 『해양생태계의 보전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근거하여 밍크고래를 조속히 보호대상해양생물로 지정하고, 보호대상해양생물 보전대책에 따라 비양심 혼획의 근절과 혼획동물 시장거래 최소화를 위한 관련법 개정을 실시하여 다음 세대에게 고래가 헤엄치는 건강하고 풍요로운 바다를 물려줄 수 있도록 하길 바란다.
2017년 11월 26일
핫핑크돌핀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