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가 올해 고3이고 2002년생이다.
'2002년 월드컵과 40년만의 폭염속에 태어난 아이
설렘 가득안고 초등학교 입학한 해 2007년에 신종플루 발생
2014년 초6 세월호 참사로 인해 수학여행 전면 금지
2015년 중학교 입학하니 메르스
2017년 중3 교육부 수능개편 시안 발표로 고교선택 혼란
2020년 고3 코로나 19로 사상 첫 온라인 개학
감염병과 참사, 유난히 잦았던 교육과정 개정까지
신종플루로 시작해 코로나19로 끝나는 학창 시절을 겪은 역대급 비운의 세대
가지 않은 길, 굳이 가지 않아도 됐던 길, 그 길을 최초로 걷게 된 고3들
갑작스런 온라인 수업 도입으로 생긴 학습공백
선생님도 아이들도 당황스럽긴 마찬가지다.
3월에 치뤘어야 하는 전국연합학력평가
교육청 수능 모의고사라 불리는 일명 ‘학평’
자신의 객관적 위치를 파악하고 입시 전략을 세웠어야 했다.
하지만 감염 위험으로 굳게 닫힌 학교의 문
이래저래 심란한 2002년생 고3들은 ‘깜깜이 입시’라는 짐까지 더해졌다.
5월 학교의 문은 다시 열렸지만 고3들의 걱정은 현재 진행형이다.
예상치 못한 변수로 벌어지는 수험생 간의 격차.
재수생보다는 고3에게 불리하다.( 현 고3을 위한 해결책을 제시하지만
실질적인 방안은 힘들거라는 기사내용을 보았다.)
사교육보다 공교육에 의존할수록 불리하다는 견해들
“어쩔 수 없다는 거 알아요, 그래도 너무 속상해요.” 라고 말하는 아이들
결국 연기된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이틀전에 중간고사를 치뤘다. 숨 돌릴 틈없이 얼마 후면 기말고사를 치러야 한다.
지식채널을 본 이후로 아이가 더 안쓰럽게 느껴진다.
생각보다 자신의 멘탈을 잘 유지하는 듯 보여서 안심이 된다.
그럼에도 많이 불안한지 진학상담을 받고 싶어 해서 강의를 들었던
소장님에게 예약을 해주었더니 한시름 놓는다.
작년 같았으면 어림없는 일이다. 다른 사촌들이 그랬듯이 학교에서 진학 상담을 하고 스스로 대학을 찾아보기도 하면서 서로 의논을 하고 했을 것이다.
하지만 올 해는 자소서 쓸 시간도 부족해 아이들끼리 한 걱정을 한다.
안그래도 힘든 아이들, 아이들의 정서가 더 나빠지지 않아야 하는데
대학입시 준비를 이렇게 콩볶듯이 해도 괜찮은건지 걱정이 많다.
그럼에도 고3은 여전히 열공중이다.
아이들은 어떤 심정으로 하루하루를 견디는 걸까?
내가 아이에게 해 줄 수 있는게 뭐가 있을까를 고민해본다.
아이가 불안해 할 때 나는 최대한 평정심을 유지해야 한다.
그래야 아이가 코로나19로 인해 생긴 여러 가지 변수에 대한 불안을
이야기 할 때 괜찮을 거라고 이야기 해 줄 수 있다.
내가 고3때 공부하라는 소리를 못 들어봐서 인지
딸한테도 공부하라는 잔소리를 별로 안하는 편이다.
공부를 잘 하고, 좋은 대학을 가야 잘 산다는 말을 나는 믿지 않는다.
그래서 아이에게도 강요하지 않는다.
부모는 강요하지 않는데 아이는 가고 싶은 대학에 욕심이 있다.
이럴 때는 내 생각을 주입시키기 보다는
아이와 같은 곳을 바라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지금 현상황을 열심히 살아가게 하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
아이들 스스로는 이렇게까지 힘들다고 느끼지 못할 수도 있다.
어른이 먼저 괜찮을 거라고 과장되게 위로를 하기보다는
위로가 필요한 순간에 언제든 위로를 해 줄 수 있게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어야 한다.
아이들은 스스로 자정작용을 한다.
그래서 나는 아이들이 자신을 삶을 잘 영위할 거라고 믿는다.
대한민국 고3 화이팅!!
내 자식이 아니어도 대한민국의 모든 2002년생 고3에게 위로를 보낸다.
첫댓글 '괜찮을 거야' '힘 내'같은 쉬운 말들 말고 어떤 위로를 해 줄 수 있을지... ( i.i)
아이와 같은 곳을 바라보는 것이 중요하다'라는 걸 기억해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