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 : 할아버지 칼국수
대표메뉴 : 칼국수, 손칼국수
주소 : 서울 중구 마장로 9길 43-3
전화 : 010-6354-8999
ㅇ (주메뉴) 손칼국수 3.5천원, 곱배기 4천원
ㅇ (기 타)
1. 영업시간은 오전 10시~오후 7시 반. 주말은 8세 반까지
2. 주차 불가
3. 현금만 받는다. 카드 불가. 계좌 입금 가능
옆에서 보니 그래도 간판의 상호가 보인다. 할아버지 손 칼국수.
차양 밑으로는 야외 자리도 있었다. 코로나도 코로나고, 이날 날도 따뜻한 편이라 밖에서 먹고 싶었는데, 잠깐 기다리라고 하신 사이에는 야외 자리가 안나네. 조금 기다리다가 안에 자리가 났다고 해서 들어갔다.
내부는 모두 벽 보고 앉아서 식사하는 자리들인데, 좀 많이 붙어 있긴 하다. 그리고 연령대가 상당히 높은 남성 손님들 위주였고.
좁지만 에어컨, 선풍기도 있었는데, 아마 여름에 오면 무용지물이지 않을지. 이날도 꽤 더웠다.
우리는 주방 쪽 끝 자리로 안내받았는데, 전반적으로 모든 자리는 좁지만, 의자 뚜껑을 열면 외투를 보관할 수 있는 익숙한 의자인 건 편했다.
3대째 영업하신다고 들었는데, 이 자리에서만인지는 모르겠으나 안에 인테리어에는 아주 오래되어 보이는 만화 포스터도 붙어 있었고,
벽은 좀 오래되긴 한듯. 나랏말싸미 벽지가 바랬다.
여러 방송에 나온 사진들이 벽에는 걸려 있고,
또 한켠에는 조세호가 "최고의 맛, 자주 올께요"라고 사진과 함께 사인을 남겼었음
유병재 싸인도 눈에 딱 들어오네. ㅎㅎ
메뉴는 칼국수와 콩국수.
콩국수는 아마도 계절 메뉴일 듯 하고, 칼국수 가격은 3.5천원 밖에 안한다. 곱배기도 4천원 밖에 안하고..
여긴 주문시 선불로 계산해야하는데, 카드는 안됨. 나는 마침 현금이 없었는데, 계좌 이체도 가능해서 입금해드렸다.
주문을 하고 더 둘러보니, 이분이 사장님이신듯 한데, 듣던대로 몸이 정말 좋으시다. 칼국수 반죽으로 단련된 생활근육이라는 말도 들었었는데, 그것만으로 될 서 있는 정도는 아니신듯. ㅎㅎ
물을 뜨러 입구 쪽에 있는 정수기로 가다가 보니, 직접 한 반죽도 보이고,
팔팔 끓여내난 육수도 보이는데, 여긴 남대문시장이나 광장시장 칼국수집처럼 위생에 너무 신경쓰는 분들이 오면 안된다. 그런 분들은 명동교자나 소호정 이런데로 가셔야지.
그리고 보니, 여기 칼국수는 시장 칼국수보다도 훨씬 더 저렴하네. 내가 가본 곳들 중에서는 독립문 영천시장 도깨비손칼국수(2.5천원) 이후로 가장 저렴한 칼국수집임
근데 창업하신 할아버지의 손자분이 직접 매장을 운영하며 육수며 반죽, 칼국수 끓이는 것도 모두 하는게 참 대단한 것 같다. 물론 이모님들이 몇분 같이 도와주시긴 하지만.
다시, 자리에는 후추, 고추가루, 매운 다대기와 된장 같은 양념(안먹어봤지만, 나중에 찾아보니 이것도 된장 맛은 아니라고 함)이 비치되어 있어 취향 껏 곁들여 먹으면 되고,
벽에는 "김, 파 추가 없음"이라고 써 놓으신 걸 보면, 매우 많은 손님들이 이 둘을 추가해달라고 요청하나 보다.
사실 우리 아저씨들이 파 좋아하지.. 설렁탕 등 국물에 파를 정말 많이 때려 넣고 먹으니.
곧 김치가 나왔는데, 김치 맛도 무난하다.
여기 칼국수 가격 생각하면, 이건 당연히 중국산일텐데,
양념도 괜찮고, 익은 정도나 식감 모두 국수랑 같이 먹으니 좋았음.
김치 맛이 국수 맛을 해친다는 말을 들을 것 같진 않다.
칼국수는 주원이 것인 보통 짜리를 먼저 내어 주셨는데,
주원이더러 칼국수 면 사진좀 찍게 면 좀 젓가락으로 집어줘 했더니, 아주 힘들게 집어줬음. 손이 자꾸 올라간다. ㅎㅎ
그리고 내껀 곱배기.
내가 먹을 거라서 대파를 더 올려 주셨는지, 아니면 곱배기라서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주원이가 먹은 보통 칼국수보다는 대파의 양도 훨씬 많다.
김이랑 파를 섞기 전에 국물을 먼저 한 수저 떠 먹어봤는데, 하얀 뭔가가 잔뜩 국물에 떠 있길래 뭔가 싶었더니 간 마늘이었다.
육수에 간마늘을 많이 넣고 끓이는게 이 집의 비법인듯 한데, 마늘 맛이 거슬리거나 하진 않았다. 그냥 모르고 먹으면 마늘을 넣었다고 못느낄수도.
면발은 다른 집들과는 달리 좀 투명한 듯한 색인데, 이건 반죽을 할 때 옥수수 전분을 넣어서 그런 것이라고 어디선가 봤음
손칼국수라 면 굵기와 길이는 다 다르고, 두께는 얇은 편인데,
면발이 푹 익어 나오는 스타일은 아니다. 나야 이렇게 꼬들꼬들한 국수류를 좋아하니 괜찮았는데, 푹 익지 않은 면을 안좋아하는 사람들은 호불호를 탈지도.
이제 본격적으로 먹어볼 차례. 멸치 육수이니 내가 좋아하는 후추가루도 듬뿍 치고, 고추가루도 뿌렸다. 주원이는 맵지 않냐며 걱정하고 ㅎㅎ
두 가지 다대기 중에, 색이 빨간 색이라 더 익숙한 다대기를 넣기로 했는데,
얼마나 매울지 모르니 딱 티스푼 하나 정도만 넣었다.
잘 풀고보니 국물이 아직 빨갛진 않음. 더 넣을까? 고민하다 말았는데,
다대기에, 고추가루, 후추까지 넣었으니 국물 색은 확실히 변했고, 국물 맛도 입에 더 잘 맞는다. 바로 전날 먹었던 종로제면소의 국물 맛보다도 훨씬 좋았는데(이날은 배고파서 였을수도), 그렇다고 완전 최고, 막 이런 느낌은 아니었고.
그래도 최근 먹어본 칼국수 집 중에서는 가장 기억에 남는다. 아마도 3.5천원이라는 가격이 주는 만족감이 너무 큰 걸테지만. ㅎㅎ
그래도 국수 식감도 내 취향이고, 김치도 괜찮아서 정말 맛있게 먹었음. 여긴 와이프랑도 롯데마트 왔다가 한번 들러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