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고미생각입니다. ^^;;
이 글을 써야 겠다고 생각하면서 고민이 많았습니다. 영화를 제대로 보지 못했기 때문에 다소 비판적인 시각으로 질문을 던지고자 함이 자칫 예의없음으로 비춰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포스팅을 쓰려는 이유는 아무도 이런 문제에 대해 고민하려 하지 않는다는 판단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목소리는 있었으나 금방 묻혀버리고 말았지요.
때문에 이 글에서는 말하고자 하는 바를 선명하게 드러내기 위해 최대한의 부연을 생략하고 글을 서술하고자 합니다. 독자 여러분의 너그러운 이해를 부탁드리면서 글을 시작하겠습니다.
참고로, 밝힐까 말까 망설였습니다만.. 제가 두개의 문을 보지 못한 이유는 보고 싶어도 볼 수 없기 때문입니다. 정확히 말씀드리면 들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경찰들의 증언과 진술이 영화를 끌어가는 가장 중요한 축이기 때문에 자막을 사용하기 곤란하다는 취지를 이해하고 있으므로 딱히 문제제기를 할 수는 없었습니다. 게다가 저는 최근에 청력을 잃었기 때문에 수화도 사용하지 못하는 상황이죠. 어쨌든 다소 주제넘고 예의없는 문제제기를 할 수 밖에 없는데에는 그만큼의 사연이 있음을 너그러이 양해해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영화 '두개의 문' 김일란, 홍지유 감독에게 묻다.
1. 어떤 이가 이런 얘기를 했다. 철저히 여성주의 시각에서 서술한 다큐멘터리라고.. 그렇기 때문에 경찰의 기록을 사용하였지만 정작 일선 경찰의 고뇌는 영화에서 드러나지 않는다. 적어도 내가 읽어본 관객들의 감상평을 보면 그렇다. (아마도 관객들이 그런 부분을 보지 못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는 하지만.. 그래도 조금 더 서술해보자.)
"우리는 명령에 충실했을 뿐"이라는 특공대 제대장의 항변이 그냥 면피성 변명으로만 들리는가? 그렇다면 미안한 말이지만 관객 여러분은 두개의 문을 반쪽만 본 것이다. 그리고 관객들이 이 부분에 대해 생각해보지 못하고 있다면 감독도 이 비판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2. 왜일까? 결국은 권력의 속성이기 때문이다. 공권력이란 무엇인가? 권력이 강제하는 자는 사회적 약자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공권력을 사용하는 일선 경찰과 군인에게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이 점에 대한 질문을 던지지 못한다면 이 영화를 본 소감은 분노에서 시작하여 분노로 끝날 뿐이다.
진지하게 묻건대 과연 정권 교체가 된다고 이 문제가 사라진다고 단언할 수 있는가? 정권이 교체되었을 때 과연 그 정권을 신뢰하면서 대화와 타협을 할 준비는 되어 있는가? 권력이란 무조건 약자를 폭압적으로 억누르는 속성이 있으므로 무조건 저항하고 투쟁해야 하는 것일까? 우리가 이 질문을 던질 수 있는 이유는 김대중, 노무현 정부 때 비슷한 사례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얘기는 지난번 필자의 블로그에서 지적한 바가 있다.
3. 우리가 용산문제에 분노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분노만 한다고 문제가 해결되는가? 우리의 분노가 미안함을 면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나? 용산 문제가 우리의 이해관계에 얽히지 않았기 때문에 분노할 수 있었다면 우리의 이해관계가 얽혔을 때 이 문제를 접근하는 방식은 어떻게 달라질까? 마치 자신의 이해관계에 따라 천연덕스럽게 논조를 바꾸는 ㅈ일보처럼 말이다. 이명박근혜와 안철수에 열광하는 지지자의 심리는 결국 우리 안에 그들이 있기 때문인 것이다. 이런 불편한 진실을 우리는 마주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4. 80년 광주, 부산 동의대, 용산의 문제에서 우리는 무엇을 떠올려야 하나? 그때 그 당시에 명령을 내렸던 사람들, 일선 병력들이 죄를 짓지 않도록 막아줄 수 있었던 사람들.. 그들은 어디서 무얼하고 있는지를 물어야 한다. 일선 경찰, 계엄군은 죄책감에 신음하고 있는데 그들에게 명령을 내리고도 호의호식하며 떵떵거리고 사는 자들에 대한 분노는 왜 미지근한가?
일선 경찰과 철거민 피해자들이 서로 억하심정으로 싸우고 상처입을 때 이를 웃으며 바라보는 자들은 과연 누구일까? 전두환 펀드를 조성하며 이를 일깨우려 하는 이상호 기자가 고마운 이유다.
5. 그러므로 우리의 해답은 공권력에 대한 고민, 그리고 상호 신뢰를 회복하는 방법에 대한 치열한 고민에서 찾아야 한다. 분노하되 고민해야 하고 고민하면서 한걸음씩 진보해야 한다. 올바른 질문을 던지고 올바는 대답을 얻으려 노력해야 한다. 두개의 문이 용산이 현재라는 사실을 우리에게 일깨워줬다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용산이 미래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과연 우리에게는 그럴 준비가 되어 있는가?
고미생각 드림 / 2012-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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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두개의 문이 용산이 현재라는 사실을 우리에게 일깨워줬다면우리가 해야 할 일은 용산이 미래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과연 우리에게는 그럴 준비가 되어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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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명의 함정에 빠진 건.. '두개의 문'도 마찬가집니다. 제가 두 감독들에게 질문했던 내용은.. 분명히 다시 문제가 불거질 때가 옵니다.
세련되었다 어쩐다 하지만 결국 '분노'를 부추기는 '신파'의 영역에서 벗어나질 못했습니다. 이것이 바로 두개의 문이 갖고 있는 가장 큰 함정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