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무 불
2010. 8. 7일
<오후 4시에 받은 계시>
“화끈! 화끈!”
마치 풀무 불같다.
어마어마하게 타오른다. 시뻘겋게 달구어진 화덕이 어마어마한 화력을 뿜어내며 맹렬하게 타오른다. 시뻘겋게 달구어진 화덕 안에서, 바짝 마른 휴지들이 타다닥! 타다닥! 소리를 내며, 맹렬하게 타오른다. 마치 풀무불이 맹렬하게 타오르고 있는 것 같다. 이건 소각장이 아니다. 이건 소각장이 아니고 풀무불이다. 시뻘겋게 달구어진 용광로에서, 어마어마한 화력을 뿜어내고 있는 풀무불이다.
어제 환상에서는, 작은 솔바람에 호로록! 하고 소각장에 불이 붙는 장면을 보여주셨다. 그리고 오늘은 마침내 그 소각장의 불이, 맹렬하게 타오르고 있는 장면을 보여주신다.
그런데 이 불이 어찌나 맹렬하게 타오르고 있는지, 이건 소각장에 불이 붙은 것이 아니라, 마치 시뻘겋게 달구어진 용광로가 어마어마하게 화염을 뿜어내고 있는 것 같다. 바짝 마른 종이에 휘발유를 잔뜩 뿌린 다음, 거기에다 불을 붙여놓고 풀무로 바람을 불어넣고 있는 것처럼 어마어마하게 타오른다. 쇳덩이든, 돌덩이든, APT든, 빌딩이든, 자동차든, 무엇이든지 이 시뻘건 풀무불속에 집어넣기만 하면, 눈 깜짝할 사이에 확! 녹아버리고 말겠다.
말벌
2010. 8. 7일
<오전 12시에 받은 계시>
“야, 이 녀석아, 넌 뭘 하느라고 땅속으로 머리를 처박고 꼼짝을 않니!”
녀석, 꼼짝을 않는다. 무언가 아예 뿌리를 뽑아먹는 모양인데, 벌이란 녀석이 공중에 날아다니지를 않고 왜 땅속으로 머리를 처박고 있는지 모르겠다.
서울과 경기도의 경계선쯤 되는 것 같다. 하늘땅만 한 말벌 한 마리가, 머리를 땅속으로 처박고 무얼 갉아먹고 있는지 꼼짝을 않는다.
머리 부분을 땅속깊이 디밀고 무언가 갉아먹고 있다면, 녀석이 혹시 서울을 아예 뿌리째 갉아먹고 있는 것이 아닐까!,
사람만이나 한 집게벌레 한 마리가, 뿌리 쪽을 향해 성큼성큼 기어 내려온다.
“녀석아, 나무에 매달려서 사는 놈이라면 나무위로 올라갈 것이지, 왜 뿌리 쪽을 향해 기어 내려오니, 너 이 큰 나무를 아예 뿌리째 잘라먹어치우려고, 뿌리 쪽으로 성큼성큼 기어내려 오는 것이 아니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