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6자 회담>이 논란 속으로 들어옵니다.
1994년 NPT 탈퇴 이후 개시되었던 북미 회담은 핵불능화를 문제로 하여
90년대의 4자회담 국면, 2000년대의 6자회담 국면으로 이어집니다.
핵심은 <북핵>이었지요.
그러나 그 와중에 여러가지의 요소들이 접합이 됩니다.
미사일 같은 장거리 로켓 제재 문제, 그리고 일본의 납치자 문제 등도
심지어 이 회담을 기웃거리게 됩니다.
관건은 경수로 제공이 깨어지고 난 이후,
다시 모든 사안은 북핵으로 집중되기 시작합니다.
그 동력을 완전히 제공한 것이 2006년 10월의 북핵실험이었지요.
그러나 6자회담이란 틀은 2007년의 이른바 2.13합의 체제 속에서
두 가지의 엉뚱한 문제를 만들어냅니다.
첫째, 북미대화와 북일대화라는 양자 대화협의 체제를 6자회담이라는
다자틀에서 규정하게 된 일
둘째, 남북한 간의 대화가 6자 회담의 틀 속에서 전혀 언급되지 않게
만들어져 있다는 사실입니다.
생뚱맞다고 표현해도 좋을 이 <봉합국면>은 역시 6자회담의 주도측이
과연 누구인가를 두고 여러 말들을 만들어냅니다.
북미대화라는 양자간 대화 체제를 가진 부시행정부에서조차
6자회담은 때로 아주 지독스런 계륵으로 취급되었던 것이지요.
그에 비하여 중국, 러시아는 이 회담 자체를 조용히 관리하는 상태에서
때로 그에 역할 비중을 높여가는 일련의 정치적 행위를 적절히 섞으면서
기능을 하게 됩니다.
6자회담이라는 틀 속에서 한반도를 관리하는 형태를 유지했던 것은
정작 미국, 중국이 앞서고 러시아가 그 후방을 맡는 기묘한 형국이었던
것이지요.
거기에 한국은 애초부터 존재하는 변수는 아니었습니다.
그건 지난 정권에서조차 마찬가지입니다.
뉴스 속에서는 늘 등장하지만, 확고한 이른바 한반도의 레버리지를
장악하고 있던 것은 아니었으니까요.
결국 북핵문제는 인공위성인가 로켓인가를 두고 논란을 가중시킨 끝에
2006년의 북핵실험과는 다르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본질에서 하나도
틀리지 않는 이른바 대북압박 국면을 만들어냅니다.
이른바 <독자성의 유지>를 강제할 수단으로 UN이 동원된 것이고
그 결과는 북한의 6자회담을 그만 하겠다고 선언하게 되는 상태로
급속 발전하게 된 셈이지요.
이건 사실상 예정된 수순처럼 와버렸습니다.
북한의 입장에서 6자회담도 이제는 거추장스러운 굴레가 되어 버린 것은
아이러니컬 하게도 바로 2007년의 2.13체제가 가져다 준 양자성(대화)의
틀에 있습니다.
북미, 북일이라는 양자 대화체제의 6자회담 틀의 보장?
이것은 굳이 그렇게 해야할 이유가 없이 걸쳐진 것일 뿐이라는 것이지요.
거기다가 중국, 러시아와는 이미 북중, 북러의 관계는 존재합니다.
남북한은? 없습니다.
6자 회담 틀의 그 어느 문서 속에서 남북한은 상호 문제 자체를
각자 알아서 해결해야지, 대화의 한 틀로 자리잡게 해둔 것은 없습니다.
바로 이것이 특수성이지요.
한반도 문제에 있어 서로가 UN가입국으로 분단 상태의 국가대화를
하는 형식으로 규정하기는 싫다는 것이고,
그러다보니 오히려 텅 비어 버린 공간하나가 출현합니다.
남북한은 누구인가? 바로 이 대명제인 것이지요.
이것은 외교적 틀에서 6자 회담이라는 다자회담 방식이 존재하고
당연히 이것은 각국의 외무성(외무담당기관)이 관리하게 되지만
남과 북의 관계는 외교(外交)라는 요소와는 전혀 다른
내교(內交)가 존재함을 반증하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서로 이 부분을 잘못 관리하게 되는 것은
6자회담이라는 다자틀의 회담 구조에서는 전혀 이야깃거리가
아니라는 것이지요.
간단하지요. 그러나 이것을 모두 외교라는 틀로 집어 넣어버리면?
바로 그 때부터 남북한 관계는 어디 허공에 붕떠버리는 식이 됩니다.
지금 그렇게 하고 있지요.
서로가 그리 하는 것이니...누굴 탓할 바도 아닙니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 하나가 다시 생깁니다.
북한이 6자회담을 더 이상 하지 않겠다고 해버리면 어찌 되는가?
그냥 양자대화만 남는 겁니다.
그냥 북핵문제는 6자회담이라는 매개없이 알아서 할 사람들끼리
모여서 제재하면 됩니다.
그냥 굴러가는대로 가야할 뿐입니다.
그게 정상이 되는 겁니다.
즉, 관리하고 있다고 여겨진 6자회담의 틀이 어느 순간 깨어지면,
그 때부터는 각자가 각자의 외교역량을 총집결해서
문제가 되는 요소들에 대응해야만 한다는 것이지요.
한국은?
그냥 굴러가면 됩니다.
그냥 미일...말듣고, 중국, 러시아 설득하고...
그렇게 굴러서 가보면 됩니다.
그러니까 언뜻 보기에는 독자성이 있는 듯 하지만
남북한이라는 양자 대화 틀을 상실한 상태에서는
주도적이지 않고 항상 수동적일 뿐이라는 것이지요.
그게 안타깝게도 현실이 되는 중입니다.
<6자회담>의 틀과 남북한 양자의 대화를 각각 다른 형식의
공집합과 교집합의 형식으로 처리하면서 가야 한다고
주장해왔던 것이 나의 지난 십 수년간의 논리였습니다만,
오늘 이 상황을 다시 보니...확실히 오늘 한반도에는
이제 외교만 덩그렇게 남고, 내교라는 관점 자체는 모두 죽는,
그리고 이상한 형태의 찰떡궁합을 발휘해야 하는 분단의
비대칭적 쏠림 현상으로 넘어가게 생겼다 싶군요.
그렇지 않아도 작년부터 쭉 이어져온 흐름이니 별로 놀랄 일도
아닙니다만,
이렇게 되면....이제는 그야말로 각자도생인가요?
그럼...임시정부 90주년이 어찌보면 서로 갈 길 가자는 선언장이
되는 셈이군요.
그래도 '6자회담 참가하면 제재는 없다'고 이야기를 하는 것으로
외교의 힘겨루기를 해보는 듯하지요만,
그것은 거꾸로 생각하면 '6자회담은 없다'고 하면
그 말을 한 당사자의 의미가 사라지는 언어의 전제부실이 되어 버리는
상태로 보여집니다.
놀랄 일이거나 논란꺼리도 아니라고 봅니다.
이제 각국이 어떻게 차분하게 대응해 가는가를 봐야겠지요.
단지 우리는 금강산에 이어 개성마저 저 모양이 된 판에
남북한이라는 양자성의 교집합도 퇴색된 상태이니
이른바 '말빨'이 먹어줄 리 없고,
그렇다고 정권이 들어선 이후, 이렇다 할 정부간 대화라는 것도
있어본 적이 없으니, 이 상태는 아주 오랜시간 가게될지도 모르지요.
대화없는 양자관계?
그 기묘한 얼굴을 보게 됩니다.
그에 비해 다른 나라들은 이미 확보된 대화틀을 최대한
활용하게 될 겁니다.
한반도에 있으면서 저기 에둘러 가는 길을 찾게 되는
기묘한 풍경은 더욱 깊어질 듯 하군요.
무엇이 잘못되었는지를 생각하는 것이 분석가의 틀이지만,
오히려 지금 시점에서는 왜 이런 방향이 필요한가에 대해
비판가들은 한 마디씩을 거들게 됩니다.
안타까운 일들이 이어지는 한반도의 4월,
이미 전례로 보아 더욱 깊어지는 시름들이 발생하게 될지도 모르겠군요.
핵불능화 조치의 철회는 당장 한반도의 위기국면이라는
경제적으로도 아주 섬뜩한 현상을 불러일으킵니다.
그냥 이미 익숙한 한 차례의 큰비 내리기라는 둔감함과는 달리
6자회담 틀의 파괴는 꽤나 큰 후폭풍이 있다는 것이지요.
왜냐하면 계속 이어지는 형식의 북핵불능화 포기,
그리고 로켓 등의 개발 지속, 확산, 그리고 실험 등의
아주 강한 수순들은 한반도 속에 살아가는 사람에게는
데미지를 입지 않을래야 않을 수 없는 요소들이기 때문입니다.
걱정과 우려를 섞어서 하나의 흐름을 봅니다.
현명한 대처가 없다는 판단과 비판은 지금도 똑같습니다.
우리가 어디에, 어떻게 위치하는 것이
감성적이지 않고 이성적이며 실용적인 것인지에 대한
판단도 섞어 봅니다.
지금까지의 결과만을 놓고 보면...이건 아주 악성입니다.
그런 행보로 이어진다고 봐야겠지요
첫댓글 MB 정권이나 우리 국민들이나 북한 사태에 관해 이렇게 느긋(?)할 수 있는 건 아마도 아무리 북한이라도 전쟁 도발과 같은 극단적인 액션은 취하지 않을 거라는 믿음(?) 때문이겠지요? 그 믿음은 물론 지난 국민, 참여 정부의 햇볕정책이 가져온 결과물이겠지만요. 담당님은 개인적으로 북한의 향후 반응의 극단을 어떻게 보시는지요? 만약 북미,북일 관계가 악화되고 남한 정부의 들러리가 계속될 경우에요.
도대체 우리 정부의 북한관은 구체적으로 무엇인가요? 한국의 대외 신인도 평가 기준 중 가장 근본적이고 중요한 항목 중의 하나가 남북관계일진대 경제를 살리자는 실용을 표방한 정권이 결과적으로 실용이 아닌 이념을 기준으로 남북관계를 보고 있는 데서 근본적인 문제가 있는 건가요?
남북의 내교의 틀이 깨어지고 없어지는 상황에서 남은 북에 영향력이 없어질 수 밖에 없을 거 같습니다. 그래도 같은 민족이라는 의식의 틀을 가지고서 미일중러에 외교적 행사를 해야할 거 같은데......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뭐...옆에서 멍하니 쳐다보는 ...ㅠㅠ
엠비정권은 그냥 북한을 자신들의 정당성을 위해서 이용하는 것 뿐입니다.첨부터 통일할 의지도 대화도 원하지 않을 뿐더라 대대손손 지금 처럼 이어가길 바랄 뿐입니다..앞으로 이 나라를 위한다면..제일 먼저 해야할일은 지금의 엠비정권과 한나라당 조중동 사회전반에 펴져있는 친일매국인들을 척결해야만 통일을 이룰수 있다고 생각됩니다..우리에게는 희망이 있다고 생각됩니다...밝은 미래를 우리 자식들에 물려주기 위해서는 지금의 우리들이 노력해야 된다고 봅니다..다들 희망 잃지 마십다..화이팅!!!!
힘들고 어려운길을 가노라면 쉽게 가면서 놓칠수 있는것들을 꼼꼼히 복습해가면서 튼튼한 결과에 도달할수 있을거라는 슬픈기대감..6자회담을 해야하는 상황을 이해할수는 있으나 공감할수 없었던 저 개인으로는 지금의 상황이 더 긍적적 으로 보여지는것은 지나친 생각의 비약인지 모르겠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