밭에서, 들에서 고사리 꺾다가 모이신 수산리 삼촌들
오늘도 당신의 일터에서 열심히 일하느라 속아수다. 지친 몸으로 나와주셔서 고맙수다.
이시민 이신대로 어시민 어신대로 살아온 우리에게 국가 권력은 우리 땅에서 나가라고 하고 있습니다. 부패하고 탐욕적인 정권과 머리 좋은 쓰레기 용역진들은 사전 언급도 없이 기습적으로 선전포고하여 우리를 침략하였습니다. 너희가 일궈온 모든 것을 내놓으라고 하고 있습니다. 땅을 목숨으로 알고 살아온 우리에게, 조상대대로 한 평생을 살아온 우리에게, 불행은 순하고 약한 자들의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우리 수산리가 남의 것을 빼앗아 본 적도 없지만, 결코 우리 것을 빼앗겨 본 적도 없습니다. 수산리민 여러분, 저기 수산진성 성담위를 보십시오. 우리의 조상님들이 횃불을 들고 산자여, 따르라는 소리가 들리지 않습니까? 사악한 데로 행하는 자는 적이나 원수로 대하고 씨우라 하였습니다. 이 투쟁에서 반드시 승리하고 관련자들이 역사의 준엄한 심판을 받는 날까지 우리 수산마을회는 선두에서 싸울 것입니다.
대한민국 국민여러분
제주 제2공항은 독단적이고 부정한 방법으로 결정했고, 일방적으로 통보했습니다. 우리는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배웠고, 이 희망을 가지고 살아 왔습니다. 그러나 제주 제2공항 입지 선정과정에서 이 희망은 절망으로 바뀌었으며, 대한민국 민주주의는 쓰레기통에 쳐 박혀 있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대한민국의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오지 않습니다. 기회는 불평등했으며, 과정은 불공정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는 결단코 정의롭지 않았습니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절차는 공정하고 정의로워야 합니다. 절차가 정의로워야 결과도 정의로울 수 있습니다. 오늘 우리 수산1리 비대위는 대한민국 민주주의 어둠을 밝히는 희망의 촛불을 듭니다. 우리의 활동은 잘못된 절차를 바로 잡는 활동입니다.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위한 것이며, 정의로운 행동이 될 것입니다.
존경하는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
얼마 전에는 예비타당성 보고서 요약본이 공개되면서 다시 한 번 제주 제2공항 연구용역이 완전한 부실임이 입증되었습니다. 항행 안전을 위해 수평표면 상에 있는 수산봉은 거의 반을 짤라 내야 합니다. 국토부는 이에 대해 사전 타당성 용역을 근거로 반박을 하였지만, 수평표면을 45m로 유지하는 것은 단순히 비행 착륙을 대기하기 위해 선회하기 위한 공간이 아닙니다.
비행기가 이착륙하다 돌발상황이 발생하면 수평표면을 거쳐 재 이륙하기 위한 높이 제한을 포함하는 것으로 이는 비행기 안전에 중대한 문제를 야기합니다. 서쪽에 분포해 있는 수평표면 9개 오름에 대해서는 항행안전시설을 설치하고 차폐를 해서 비행기 이착륙 돌발상황 시에 사용하지 않으면 됩니다. 즉 ‘청초밭영농조합법인’ 부지 방향으로 돌발상황 시는 비행기는 그 방향으로 제동하지 않으면 됩니다. 그러므로 제주 제2공항 예정지는 돌발상황 시 반쪽 방향만을 사용할 수 있는 안전하지 않은 공항입니다. 다른 반쪽만을 사용해야 하므로 수산봉을 40m을 깎지 않고서는 안전하게 사용할 수 없습니다.
국토부는 항행안전 시설을 이용해서 오름을 깎지 않겠다고 했지만, 사전 타당성 연구 용역진은 항행 안전시설이 제주 공항보다 낮은 cat-1을 기본으로 용역을 수행했으며, KDI는 보다 높은 등급인 cat-2 등급의 항행안전 시설을 설치해도 수산봉을 절취해야 한다고 보고서를 제출하였습니다.
국토부에 강력히 경고한다. 사전 타당성 연구용역은 완벽한 부실이며, 공정성을 상실하였다. 거짓을 가릴려고 다시 거짓 용역을 꺼내지 마라.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 격이다. 국토부는 제주 제2공항 입지 선정을 당장 철회하라.
제주도정 당국에 충고한다. 제주 제2공항은 제주를 보물섬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제주 자연과 환경을 파괴하고 도민의 삶을 무너뜨리는 재앙의 길이다. 쇠의 녹은 쇠에서 생긴 것이지만, 서서히 쇠를 먹어 버린다. 제주 제2공항은 녹슨 쇠의 시발점이다. 원희룡 도지사는 작은 주머니에 큰 것을 넣을 수 없음을 빨리 깨닫기 바란다.
제주도민 여러분
제주 제2공항 문제는 개발과 생존의 문제, 절차적 정의의 문제로, 부실 용역에 따른 거짓과 진실의 문제, 전쟁과 평화의 문제로 그 갈등은 확대의 길로 가고 있습니다. 국정농단 세력들은 김천에 사드배치를 강행하고, 강정해군기지에 이어서 제주 제2공항과 연계한 공군기지 계획을 세우면서 한반도는 전쟁의 위협과 긴장관계가 그 어느 때보다 높습니다.
제주도민이 나서 주십시오. 제주 제2공항을 막아 주십시오.
제주 도민이 적극적인 동감과 지지를 부탁합니다.
2017. 04. 26.
제주 제2공항 수산1리 비상대책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