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의 강연은 대부분 ‘내가 알고 있는 것을 당신에게 알려주겠다’는 일방적인 가르침의 성격이 강했다. 그래서 지적인 수준이 높거나, 사회적으로 높은 위치에 있거나, 평소에는 쉽게 만나기 어려운 ‘특별한 사람들’이 강연을 했다. 모처럼 그런 사람들의 노하우를 배울 수 있는 시간이기 때문에 1시간 이상 되는 길고 긴 강연을 들어야 했다. 청중들 역시 강연 시간이 길수록 얻어가는 배움도 많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테드의 강연은 다르다. 테드에서 강연은 ‘가르침’이 아니라 ‘나눔’을 전한다. 듣는 이에게 ‘아하 모먼트’가 일어날 수 있도록 ‘나의 이야기를 말하는’ 것이다. 크리스 앤더슨은 18분이란 시간은 그런 소통이 이뤄지기에 충분하다는 뜻을 전했다.
_ p.23
남 앞에 서는 일은 누구에게나 두려운 일이다. 누구나 잘하고 싶지만 여러 사람 앞에서 자연스럽게 말을 하는 것이 생각보다 어렵기 때문이다. 수많은 사람들의 시선이 내게 고정된 가운데, 나의 이야기를 들으려고 집중하고 있다면 심리적으로 긴장도 되고 혼자서 준비한 것과는 다르게 실수가 이어질 수도 있다. 이렇게 엉뚱한 실수로 자신의 무대를 망치는 일을 좋아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만약에 그런 일이 생긴다고 해도 그것 역시 즐기면 된다. 살면서 언제든지, 얼마든지 생길 수 있는 일이다.
_ p.76
각자의 삶이 다르고 하는 일이 다른 것처럼, 사람들마다 가진 이야기의 소재는 무궁무진하다. 그래서 우리는 더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나만의 이야기’란 누구나 알고 있는 것을 나만의 관점으로 해석한 이야기이며, ‘나는 알지만 다른 사람들은 잘 모르는 이야기’를 포함한다. 이런 이야기들은 다양한 삶을 직접 경험하고 거기서 의미를 얻을 수 있는 것에 한계가 있는 우리에게 다방면의 지식과 경험을 공유하도록 돕는다. 누군가의 이야기를 세심하게 잘 들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_ p.113
말하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진심’이다. 그 이야기에서 진심이 느껴지지 않는다면 이는 텅 빈 무대의 세트와 같다. 듣는 사람 역시 어떤 것도 느낄 수 없고 공허할 뿐이다. 앨버트 카이로의 ‘인간 쓰레기란 없습니다(There are no scraps)’가 청중들에게 전원 기립박수를 받은 이유는 말하는 사람의 진심을 담은 이야기가 큰 울림을 주었기 때문이다. 특히 그는 사람들이 남 앞에 드러내고 싶지 않은 자신의 취약함, 두려움, 부정적인 사고를 드러내어 자신에게 새로운 깨달음을 준 사람들의 이야기를 돋보이게 만들었다. 그의 겸손함과 솔직함이 이야기의 진정성을 더해주었다.
_ p.193
나에게 영감을 주는 말과 생각, 아이디어에 적극적으로 반응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책을 읽다가 좋은 구절을 발견했다면 사람들과 공유하는 것도 좋다. 그 구절이 왜 좋은지 먼저 이야기하고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느끼는지 의견을 공유하면 책 속에 그저 박혀 있는 구절이 새 생명을 얻게 된다. 가족, 친구, 동료, 모임 구성원, 블로그를 통한 얼굴도 잘 모르는 다수까지, 누구
나 우리는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나누고 영감을 주고받을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이 충분히 가치 있고, 누군가에게 의미 있는 것이라면 공유하는 데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놀라게 할 만한 새로운 것이 만들어질 것이다. 이런 아이디어들이 돌고 돌아, 세상에 다시 가장 선하고 좋은 방법으로 되돌려 주는 것. 이것이 바로 최상의 듣기를 한 결과이자 최상의 소통을
한 결과가 된다.
_ p.p.267~268
---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