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사극을 보면 아바마마, 어마마마라고 부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지만
실록을 보면 소인, 신(臣)으로 칭하는 경우도 존재했다.
신(臣)으로 칭한 사례를 예로 들면 정종, 태종이 태조 이성계에게 대하는 기록에서도 볼 수 있다.
정종실록 5권, 정종 2년 7월 2일 을축 5번째기사 1400년 명 건문(建文) 2년 임금이 세자와 덕수궁에 조알하고 계운신무태상왕이란 존호를 올리다. 책문
금이 세자와 백관을 거느리고 덕수궁(德壽宮)에 조알하고, 옥책(玉冊)과 금보(金寶)를 받들어 존호(尊號)를 올리기를 ‘계운 신무 태상왕(啓運神武太上王)’이라 하였다. 책문(冊文)은 이러하였다.
"유(維) 건문(建文) 2년 세차(歲次) 경진 7월 초하루 갑자 월 6일(越六日) 기사(己巳)에 국왕(國王) 신(臣)은 계수 재배(稽首再拜)하고 삼가 책(冊)을 받들어 상언(上言)합니다. 천령(千齡)에 응하여 임금이 되어 비로소 큰 운수를 열었고, 한 나라를 아들에게 전하였으니, 마땅히 존칭(尊稱)을 극진히 하여야 하겠습니다...(생략).... 신(臣)은 큰 소원을 이기지 못하여 삼가 책·보(冊寶)를 받들어 존호를 올리기를 ‘계운 신무(啓運神武)’라 합니다. 엎드려 바라건대, 태상왕 전하께서는 포용(包容)의 도량을 넓히시고 부육(覆育)의 자애를 미루소서. 일대(一大)를 몸받는 것은 하늘[天]이니 억지로 이름한 도를 혐의하지 마시고, 만성(萬姓)에 임하여 아버지가 되셨으니, 길이 장수의 기약을 누리소서. 신(臣)은 진실로 기뻐하고 진실로 뛰면서 계수 재배(稽首再拜)하여 상언(上言)합니다." |
태종실록 6권, 태종 3년 8월 7일 임자 1번째기사 1403년 명 영락(永樂) 1년 태상전에 문안하고 헌수하다. 이화·심종·이저 등이 시연하다 금이 태상전(太上殿)에 조회하고 헌수(獻壽)하니, 의안 대군 이화(李和)·청원군(靑原君) 심종(沈淙)·상당군(上黨君) 이저(李佇) 등이 시연(侍宴)하였다.
임금이 처음에 이르렀더니, 시자(侍者)가 나와서 말하기를,
"양청(涼廳)에서 불경(佛經)을 보시고 있으므로, 술과 고기를 드시지 않습니다."
하였다. 임금이 태상왕께서 술과 고기를 드리는 것을 싫어할까 두려워하여, 먼저 소찬(素饌)을 드리고 다음에 육선(肉膳)을 드리니, 태상왕이 허락하였다. 임금이 기뻐하여 여러가지 풍악을 들여와서 연주케 하였다. 매우 즐거워서 태상왕과 주상이 모두 취하여 일어나서 춤을 추었다. 한참 뒤에 잔치가 장차 끝나려고 하니, 태상왕이 호상(胡床)에 걸터앉아 잔을 잡고, 임금을 불러 앞으로 나오게 하여 마시게 하였다. 임금이 추창(趨蹌)하여 앞으로 나가서 잔을 받아 근신(近臣)에게 주고, 점(坫)위에서 스스로 잔을 취(取)하여 태상왕 앞에 드리고 나서, 도로 잔을 들어 스스로 마시니, 태상왕이 임금이 다 마시기를 기다려서 마시었다. 임금이 앞으로 나아가서 말하였다.
"신이 처음에 예궐(詣闕)하여 듣자오니, 불경을 보시기 때문에 술과 고기를 드시지 않는다 하시기에, 오늘의 즐거움을 이루지 못할까 염려하였사온데, 특별히 허락하여 주셨으니, 기쁘고 다행하기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
또한 어머니나 할머니인 대비에게도 왕은 신(臣)을 칭했다.
http://archive.aks.ac.kr/letter/letterViewIframe.aspx?dataUCI=G002+LET+KSM-XF.0000.0000-20140430.B0002_02&sType=검색결과
현종이 할머니 장렬왕후(자의대비) 조씨에게 보낸 한글편지에서 스스로를 신(臣)을 칭하고 있다.
물론 이 모든건 어찌보면 당연한 부분이긴 하다.
예컨데 왕과 왕비는 죽어서도 또는 은퇴해서도 새로운 왕의 윗사람이다.
그렇기에 왕은 대비에게서 신(臣)을 칭하며 스스로 낮추는 것이다.
아, 그렇지만 아버지와 어머니가 왕이 아닌 대원군, 부대부인이었다면 어땠을까?
실제 살아있는 대원군이었던 흥선대원군은 고종에게 스스로 신(臣)을 자청하였다.
이유야 뻔한데 왕인 적이 없었고, 법적으로 고종은 효명세자와 신정왕후 조씨의 양자였기에 그들에게 효를 다하는게 법적인 도리였기 때문이다.
첫댓글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alternative_history&no=266744
아 찾아보니 디시인사이드에 이런 비슷한 글이 이미 있었다.. ㄷㄷ
이 글 보다 정작 이 게시물이 더 더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