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 말하는 "전설상의 역사"라는 건 흔히 "한단고기"로 대표되는 환국->배달국->조선의 고대국가를 말하죠. 그리고 , 이 전설상의 역사를 신봉하느냐 , 부정하느냐에 따라서 , "환빠" 와 "식민사관"이라는 말을 사용하며 , 서로 비난을 합니다.
그런데 , 전설상의 왕조라면 , 무조건 배제해야 하느냐입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설사,전설상의 역사라도, 국사에 채택은 하되, "전설" 과 "고고학적인 증명" 에 관한 구분을 확실히 해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 우리나라의 중,고등학교 세계사에서는 중국의 역사를 언급할때 , 요순시대 이전은 나오질 않습니다. 중학교 교과서에서는 기원전 1500년경 은나라의 존재가 , 은허의 갑골문자로 밝혀졌고 , 고등학교 교과서에는 "이리두 문화와 하왕조"라는 짤막한 서술이 나옵니다.
적어도 , 교과서 내용만을 놓고 보면 , 기원전 3000년경의 황화문명과 기원전 1500년경의 중국 최초의 국가 은나라 사이에는 무려 1500년의 시간공백이 존재합니다.
그런데 , 중국인은 물론이고 , 현재의 한국인들 중에도 중국 최초의 나라가 은나라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한국사람 중에서도 , 황제헌원 부터 시작해서 , 삼황오제,요순시대 , 하 -> 은 -> 주 ... 로 이어지는 계보를 줄줄 외는 사람이 대다수인데 , 하물며 , 중국인들이 자신들의 역사를 곧이 곧대로 , 은나라가 최초의 국가라고 배우고 있을까요?
또 , 그리스 같은 경우도 "트로이 전쟁"은 본래 신화상에 나오는 전설속의 역사였지만 , 최근 유물 발굴을 통해서 어느 정도 실체가 드러났다고도 합니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 분명 국사를 배울때 2가지 버전으로 배울 필요가 있습니다.
@@ 첫째는 전설상의 역사까지 모두 반영하는 것입니다.
=> 꼭 , 한단고기가 아니더라도 환국(환인) -> 배달국(환웅) -> 조선(단군)에 대한 내용들은 희미하게 나마 구전되 오던 내용들이 일연의 삼국유사에서 단군신화로 나타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오히려, 요즘처럼 한단고기 자체를 사실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 사람이 많은데 , 이런 분위기 보다는 국사 교과서 자체에서 , 이러한 내용들이 "전설속의 역사임을 기본적으로 전제"하고 가르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그 "전설상의 역사"가 사실이든 , 아니든간에 민족정체성의 확립의 근간이 된다는 점에서 , 분명 , 단군신화로 대표되는 전설속의 역사도 결코 무시해서는 안돼는 겁니다.
@@ 둘째는 , 실제로 고고학적으로 증명된 역사를 분명히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 실제로 , 철저하게 유적발굴을 통해 고증된 역사만을 따질 경우 , 환국이나 배달국은 고사하고 , 고조선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는 부분이 상당합니다.
만약 , 고고학적으로 증명된 역사만을 정사로 채택할경우 , 기원전 2333년의 단군조선 건국이라든지 , "반만년 역사의 한국" 이라는 표현도 모두 "헛소리"가 됩니다.
실제로 , 고조선 뿐만 아니라 , 부여의 역사조차도 제대로 증명 안된 부분이 많고 , 그나마 그 실체가 명확하게 드러난 것은 고구려,백제,신라 이후부터입니다.
따라서 , 고고학적으로 실체가 명확하게 드러난 역사는 고구려 이후부터라는 점을 분명히 해두고 , 그 이전의 상고사와 전설상의 왕조까지 사이의 수수께끼를 풀기 위해서 , 유물 발굴작업이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겠죠.
=> 모든 나라들은 이런 식으로 전설상의 역사와 , 공식적으로 증명된 역사를 모두 배우면서 ,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서 그 수수께끼를 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처럼 , 단군신화와 "반만년 역사의 한국"이라는 표현은 버젓이 교과서에 기록하면서도 , 실제로는 위만조선 이후만 기록하면서 , 전설인지 , 실사인지조차 제대로 구분이 안되는 기형적인 역사교육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전설. 이렇게 한번 생각해 볼까요? 한 학교에 유명한 싸움꾼이 있었죠. 제갈길같은...(진짜사나이라는 만화에 나오는 주인공) 너무 싸움을 잘해서 그 학교 전설이 되었습니다. 소문은 퍼지고 퍼져서 100대 1로 싸워 이겼다는 소문까지... 세월은 흘러 100년 200년이 지났습니다. 사람들은 200년전 우리나라에 위대한 싸움꾼이 있었다고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200년이 흐르면서 일개 양아치가 어느새 위대한 싸움꾼이 되었고, 살이 계속 붙어 의로운 싸움꾼이 되었고, 당시 고등학생들에게 존경을 받는 우상이었다고 까지 이야기가 되었습니다. 전설. 좋죠. 아주 없는 이야기를 꾸미거나 그러진 않았으니... 하지만 위에 저 극단적인 예를
이정기님께. 그렇다면, 말씀하신 그 '전설'은 적어도 그 학교에 옛날 '제갈길'이라는 싸움꾼이 있었다는 사실 자체는 전하고 있는 게 아니겠습니까? 물론 가필되고 왜곡되었을지언정 그것은 몇 사람의 상상 속에서 만들어진 허구가 아닌, '변형된 역사'인 겁니다. 아직 우리 역사학계는 어설픈 랑케주의자들이 지배하고있지만, 포스트모더니즘적 역사관으로 보면 삼국사기나 환단고기나 구전되는 민담이나 한가지로 다 똑같은 '텍스트'요 '이야기'일 뿐입니다.
랑케주의=실증사관=식민사관이라고 보통 이해하는데, 20세기초반 까지 그런 현상이 있는것은 사실이지요.그러나 식민사관을 아무리 배척해도 실증(實證)은 역사연구의 필수지 선택이 아니잖습니까 ? 실증을 아무리해도 그것으로 역사연구가 다 되는 것이 아니니 그 부분이 무엇인가 하고 나와야지, 실증을 아예 포기하고는 지나 내나 다 똑같다 그러면 황당하죠. 전설의 역사도 중요하다는 것은 새삼스러운 이야기도 아니어 역사교과서에도 이미 신화부분이 올라 있습니다.
특히 요즈음 문제되는 것이 한단고기인데, 이거 세상에 나온 것이 극히 최근입니다. 형식적으로 분명히 위서(僞書)이나, 그래도 계연수 씨 등이 그 긴 스토리를 쓸 때에는 뭔가 보고 쓰지 않았을까 ? 그것이 과연 무엇일까 ? 연구하는 것이야 얼마던지 좋죠... 그러나 최근 들어 인터넷에서 여러사람이 와글와글 한다고 그걸 다 교과서에 올립니까 ? 위서(僞書)라는 지적이 나오고 그 지적이 논리적으로 결함이 있는 것이 아니라면, 우선 믿는 쪽에서 형식은 그렇지만 내용중에 그래도 믿을만한 구석이 있다는 것을 밝히는 것이 순서지, 왜 안 믿냐고 신경질부터 내니 환빠 소리 듣는 것 아닙니까 ?
첫댓글 말처럼만 된다면야 얼마나 좋겠습니까? ^^
전설. 이렇게 한번 생각해 볼까요? 한 학교에 유명한 싸움꾼이 있었죠. 제갈길같은...(진짜사나이라는 만화에 나오는 주인공) 너무 싸움을 잘해서 그 학교 전설이 되었습니다. 소문은 퍼지고 퍼져서 100대 1로 싸워 이겼다는 소문까지... 세월은 흘러 100년 200년이 지났습니다. 사람들은 200년전 우리나라에 위대한 싸움꾼이 있었다고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200년이 흐르면서 일개 양아치가 어느새 위대한 싸움꾼이 되었고, 살이 계속 붙어 의로운 싸움꾼이 되었고, 당시 고등학생들에게 존경을 받는 우상이었다고 까지 이야기가 되었습니다. 전설. 좋죠. 아주 없는 이야기를 꾸미거나 그러진 않았으니... 하지만 위에 저 극단적인 예를
봐도 알겠지만, 전설이라는 것은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내려오면서 어느새 살이 붙을때로 붙고 성격자체가 변화하여 왜곡이 될 수도 있습니다. 전설을 아주 무시하는 것도 안 좋겠지만, 중요시 하는 것에도 별로...
그러나 중국이 전설상의 하은주 왕조를 자신의 정신문화의 뿌리로 삼고있지 않았다면 은나라가 실존했다는사실에 대한 규명도 훨씬 늦어졌겠죠
이정기님께. 그렇다면, 말씀하신 그 '전설'은 적어도 그 학교에 옛날 '제갈길'이라는 싸움꾼이 있었다는 사실 자체는 전하고 있는 게 아니겠습니까? 물론 가필되고 왜곡되었을지언정 그것은 몇 사람의 상상 속에서 만들어진 허구가 아닌, '변형된 역사'인 겁니다. 아직 우리 역사학계는 어설픈 랑케주의자들이 지배하고있지만, 포스트모더니즘적 역사관으로 보면 삼국사기나 환단고기나 구전되는 민담이나 한가지로 다 똑같은 '텍스트'요 '이야기'일 뿐입니다.
옳소, 특히 '어설픈 랑케주의자'
랑케주의=실증사관=식민사관이라고 보통 이해하는데, 20세기초반 까지 그런 현상이 있는것은 사실이지요.그러나 식민사관을 아무리 배척해도 실증(實證)은 역사연구의 필수지 선택이 아니잖습니까 ? 실증을 아무리해도 그것으로 역사연구가 다 되는 것이 아니니 그 부분이 무엇인가 하고 나와야지, 실증을 아예 포기하고는 지나 내나 다 똑같다 그러면 황당하죠. 전설의 역사도 중요하다는 것은 새삼스러운 이야기도 아니어 역사교과서에도 이미 신화부분이 올라 있습니다.
특히 요즈음 문제되는 것이 한단고기인데, 이거 세상에 나온 것이 극히 최근입니다. 형식적으로 분명히 위서(僞書)이나, 그래도 계연수 씨 등이 그 긴 스토리를 쓸 때에는 뭔가 보고 쓰지 않았을까 ? 그것이 과연 무엇일까 ? 연구하는 것이야 얼마던지 좋죠... 그러나 최근 들어 인터넷에서 여러사람이 와글와글 한다고 그걸 다 교과서에 올립니까 ? 위서(僞書)라는 지적이 나오고 그 지적이 논리적으로 결함이 있는 것이 아니라면, 우선 믿는 쪽에서 형식은 그렇지만 내용중에 그래도 믿을만한 구석이 있다는 것을 밝히는 것이 순서지, 왜 안 믿냐고 신경질부터 내니 환빠 소리 듣는 것 아닙니까 ?
글쓴이님의 적전으로 동감합니다 우리는 우리의 기원과 전설에 너무 무심했는지도......근데 사학계에는 환국에 ㅎ자만 나와도 몸서리 치는 사람들이 많아서 --;;;;;
동감합니다.
흠,,, 상당히 설득력있는데요 ㅋ
전설상의 역사 생각해 봄직 하네요 환단고기를 잘 표현한 말 같습니다. 환단고기에도 분명 믿을만한 기록들이 있는데 너무 무시당하는 거 같아 안타까울 때가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