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물을 통해 깨닫고 회복한 부부 사랑
어느 곳에 가난하지만 정 좋게 사는 부부가 있었다.
그런데 남편이 뜻밖에 중병에 걸렸다.
그러자 부인은 품을 팔고, 삯바느질을 해서 살림을 꾸려가며,
약을 사다가 남편을 극진히 간호했다.
그러나 남편의 병은 속히 낫지도 않고, 또 죽지도 않았다.
계속되는 병세에 생활은 점점 어려워지고, 병을 치료할 대책이 없었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생각한 것이, 인간의 도리는 아니지만 병든 남편을 버리고 달아날 결심을 했다.
마지막으로 죽이나 쑤어서 한번 더 대접하리라 생각하고, 쌀자루를 털어 한 줌의 쌀을 모아
우물가로 가서 쌀을 씻는데, 몇 알 흘린 쌀알을 작은 뱀이 와서 물어 가고,
또 와서 물고 가는 것이었다. 이렇게 여러 번 계속하기에 부인이 이상하게 생각하고,
가만히 작은 뱀의 뒤를 따라가 보았다.
그랬더니 뱀이 다리 밑으로 기어들어 가는데, 그 곳에는 꼬리에 상처를 입은 숫놈이 있었고,
작은 뱀이 흘린 쌀알을 물어 가는 것은 숫놈을 살리기 위함이었다.
이 광경을 본 부인은 ‘하찮은 미물도 그토록 부부애를 지켜가면서 사는데,
하물며 사람인 내가 병든 남편을 버리고 혼자 도망가서는 안 되겠다’라고 깊이 뉘우치고,
그 후부터는 남편을 이전보다 더 지성으로 치료한 결과 병이 완쾌되어
그 부부는 남은 여생을 참으로 행복하게 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