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 남한산 초등학교에 대한 책을 읽으며, 그쪽으로 이사를 갈까 하는 생각을 했었다.
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간 후, 이우 학교에 대한 책을 읽으며 중고등학교를 그쪽으로 보내볼까 하는 생각도 해봤다.
북유럽 교육에 관한 책을 읽으면, 그쪽으로 이민을 가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러다 혁신 학교에 대한 책을 읽는데, 거기에 이런 내용이 있었다.왜 차려진 밥상만 찾고 밥상을 차릴 생각은 하지 않냐고.
'그래, 여기에서 사교육에 굴하지 않고 소신을 갖고 키워보자.'라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학원은 아이가 해보고 싶다는 바둑과 태권도 학원을 보냈고, 주말이면 여기저기 박물관이며 체험을 하러 다녔고, 여행도 많이 다녔다.
평일 오후 모두가 학원을 간 사이 수영장에 가고 싶다는 아들과 함께 동네 수영장에 가서 전세낸 듯이 놀고 있는 우리를 보며, 마침 수영을 하러왔던 이웃 주민은 "애들은 이렇게 커야 돼."라는 말을 해주기도 했다. 한편으론 5학년이 되자, "언니, 5학년인데 진짜 학원 안 보낼거에요?"라고 묻는 엄마도 있었다.초등학교는 시험 점수가 안 나오기에 그럭저럭 버텼다.
큰 아이가 중학교에 들어가자, 내가 사는 시교육청에서 자유학년제에 대한 설명회가 있었다.설명회에 갔더니, 자유학년제 모범 사례 학교에서 자유학년제 수업한 내용을 얘기해 주었다.학생들이 자기가 원하는 동아리에서 활동하는 모습, 전시 작품이나 발표회를 보면서 '와! 재밌겠는데.'하는 생각이 들며 기대감이 생겼다.
그런데 막상 아이가 다니는 학교에서 한 자유학년제는 그냥 구색 맞추는 정도인 것 같아 실망스러웠다.좀 인기있는 동아리나 직업 체험은 금방 마감되서 학생들은 자기가 원하는 것을 하지 못하고 남는 반에 들어가는 일도 많았다.그리고 2학년이 되자, 아직 고등학교가 비평준화인 우리 동네에서는 내신 점수가 들어가는 수행 평가며, 중간고사,기말고사 때문에 점수 외에는 다른 것을 할 틈이 없어졌다.
'아, 고등학교 입시를, 그리고 대학 입시를 위해 이렇게 점수에 목숨걸고 앞만 보고 달리게 되는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일까 생각하다보면, 교육 문제에 너무나 많은게 뒤엉켜 있는 것 같아 총체적 난국에 빠진다.
우선 입시 제도, 그리고 그 뒤에 취업 문제, 이런저런 이유로 매너리즘에 빠진 교사들, 그리고 공부는 학원에서 한다며 수업 시간에 엎어져 자는 학생들.
어디에서부터 매듭을 풀어야 하는 것일까?
'미래의 교육, 올린'을 읽으며 현실에서 어떻게 접목시켜야 할지 고민하게 된다.
첫댓글 총체적 난국이라고 포기하지만 않으면 언젠간 길이 보일 거라 믿습니다. 어디에서부터 희망을 찾을 수 있을지 좀더 구체적으로 찾아보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