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경희숨편한한의원 원장입니다. 다한증에 관한 카페가 있는 것은 알았지만, 이렇게 활성화 되어 있는 것을 몰랐습니다. 오늘 가입을 하고 여러 글들을 읽으면서 말씀 드리고 싶은 부분이 있어서 글을 적습니다.
결론적으로 말씀 드리고 싶은 부분은 한약만으로 다한증을 치료하려는 생각을 가지지 마시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 입니다. 한약 먹어서 다한증이 결코 완치 되지 않습니다. 오죽하면 제 한의원 홈페이지에 저렇게 질문하신 분한테 제가 저렇게 대답하고 있겠습니까?
이것저것 알아보셨다고 하는데 결국 저렇게 질문을 올려주신 분을 보면서 '아참.. 누가 저런 사람들 또 낚고 있는건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저도 한의사입니다. 약 먹을 만큼 먹어봤습니다. 홈피에 보면 수족다한증 때문에 겪었던 고통 구구 절절히 적혀 있습니다.
물론 한의학적 이론 맞습니다. 전신다한증의 경우는 분명 한방치료가 유일한 답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손발에만 집중되는 수족다한증은 아닙니다(그런데 여기 있는 대부분은 수족다한증 환자인 것으로 보입니다. 저도 그렇구요). 물론 흥분된 교감신경계를 안정시키고 마음을 차분하게 가지면 됩니다. 자는 동안은 안나지 않습니까? 그런데 깨어있는데 어떻게 흥분을 안할 것이며 수면제가 아닌 다음에야 땀을 완벽히 컨트롤 하는 방법은 없습니다, 다한증 환자는 흥분된 순간이 아니라 딱딱한 봉을 만지거나 유분이 많은 핸드크림만 만져도 땀이 납니다. 이런 부분을 고려하면 한약을 수개월 먹으면 낫는다고 광고하는 것은 환자들에 대한 기만 행위입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의료라는 것은 환자가 기대하는 바와 의사가 해줄수 있는 부분에 대한 사전 동의가 있어야 하고 정직해야 된다고 봅니다. 수족다한증 환자가 보이는 열증, 점막이 건조해지는 느낌, 흥분된 교감신경을 안정시킨다고 땀이 안나지는 않습니다. 다소 나아지긴 하지만 환자분들이 결코 만족할 수준은 아닙니다.
한약만으로 다한증을 고치겠다고 말하는 것은 정직하지 않습니다. 그동안 수족다한증을 치료한다고 언급되었던 한의원 들에 대한 무수한 댓글이 그것을 증명하지 않습니까. 다행히 저희 병원에 대한 언급은 댓글에 한줄 외에는 없던데 제가 다한증을 치료한지 2년이 되었지만, 전 한약만으로 치료하겠다고 하는 분이 있으면 그 생각 접으라고 분명히 말해 드리고 있습니다. 순간의 욕심인지, 아니면 자신의 의학에 대한 맹신인지는 모르지만, 의료라는 행위는 재연성과 통계로 이야기 해야 되는 부분입니다. 특히나 손발에 땀때문에 고생하는 분들은 나이가 젊은 분들인데 이런 분들에 대한 실망을 주는 것이 전체 한의학에 대한 편견을 만들지나 않았는지 걱정이 됩니다.
제가 경험한 바로는 이온영동치료(디스웨터)가 효과가 가장 강력합니다. 수족다한증에 완치란 말은 없지만 관리는 잘 되는것 같습니다. 다한증을 전문으로 하기 때문에 환자분들을 통한 간접경험도 이제는 많이 쌓인 것 같습니다. 보톡스 맞고 온 분들은 이렇게 이야기 합니다 '진짜 너무 아프다. 순간 너무 아파서 다시는 하기 싫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효과가 있는 분도 있었을 거라 생각합니다. 저희 병원에 오시는 분들은 효과가 없었기 때문에 본원에 오셨을 테니까요. 하지만, 아프다는 것은 확실합니다. 특히 발은 다시는 맞기 싫다고 이야기들 하십니다. 그리고 개인적인 생각에는 돈없는 학생들이 하기에는 비쌉니다.
그리고 드리클로는 효과 약합니다. 드리클로만으로 막히는 분들은 가벼운 다한증입니다. 종이가 축축해질 정도로 젖는 사람은 효과가 약합니다. 보손은 제가 안써봤는데 후기에 관한 글과 중고 매물이 많은 것을 보면 효과가 약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디스웨터로도 물론 안막히는 사람은 간혹 있습니다. 하지만 많지 않습니다. 확률상 10% 정도 입니다. 디스웨터가 파워는 강력합니다. 대신 적절한 빈도로 해줘야 하기 때문에 병원에 오는 거리가 가까워야 합니다. 그래서 환자분들이 오면 주소부터 봤던 것 같습니다.
오늘 사실 저는 디스웨터를 구매하려고 여기에 들어왔습니다. 환자분 중에 한분이 저희 병원에서 쓰는 기계를 좀 구해달라길래 혹시나 중고가 있나 싶어서 와서 글을 읽어보던 중에 도저희 안되겠다 싶어서 글을 남깁니다. 오늘 해동메디칼(디스웨터 취급하는 의료기) 사장님을 만났는데, 디스웨터를 만드시는 분이 심장마비로 급사를 해서 자신도 더 이상 만들 수 가 없어서 난처하다고 하더군요. 해동메디칼에서 만들던게 아니라 동양공전을 나온 혼자사시던 교수님이 만드셨고 필요할때마다 10대 정도씩 계약 후 공급을 받으셨던 것 같습니다.
저도 손에 나는 땀때문에 학생때도 고생 엄청하고, 군대도 면제 받아보려고 했는데 잘 안되고, 하여간 땀때문에 이런 저런 고민을 많이 했던 것 같습니다. 지금은 제가 나이가 들면서 조금씩 땀이 덜나는데 환자분들도 힘들겠지만, 나이가 많아지고 나면 덜 난다는 것에 희망을 가지십시오. 저는 다한증으로 고생하면서 인생에서 중용이라는 미덕을 배우라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긴장을 풀고 운동을 많이 하고 차분한 마음을 가져보자는 생각을 하면서 살았는데, 그 덕이 생겨서는 아닌것 같고 늙어서 이제 덜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 글이 몇명이 보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도움을 받으시고, 저도 여러분들한테 필요한 정보로 도움을 받겠습니다.
오늘 처음와서 글을 적으니 게시판에서 처음오신분 질문, 답변 밖에 안되네요. 카페지기님이 알아서 옮겨주시던지 다음에 다시 글을 올리던지 하겠습니다.
첫댓글 좋은 말씀 감사드립니다 선생님. 한의원 선생님의 고해성사를 들은 기분입니다^^. 저는 전신다한증입니다. 여러차례 한의원에서 약을 먹어보곤 했지만 도통 차도가 없더라구요.
전신다한증은 살을 먼저 빼야 합니다. 그리고 열이 많은 사람은 열을 내려줘야 합니다. 습이 많은 체질을 비습이라고 표현하고 열이 올라오는 것을 상화라고 하는데 비습과 상화가 전신다한증의 주된 원인이고, 몸이 너무 허약한 경우도 드물지만 있습니다. 몸이 약해서 땀이 나는 경우 황기를 쓴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하지만 용한 한의원 가서 한약 3~6개월 먹고 병이 낫는다는 희망은 사라졌네요.^^
넵 베로나님 제가 지금은 좀 살이 있지만 태어날 때부터 전신다한증이었습니다. 어머니도 그러십니다. 유전이죠. 근처에 한의원을 몇군데 가보아도 베로나님께서 말씀하신 것 처럼 상체에 열이 많고 하체가 차갑다,혹은 허열이다 속은 냉한데 밖으로만 열이 많다고 그에 따라 약을 처방해서 꾸준히 먹어보았지만 별다른 차도가 없더라구요. 혹시 베로나님께서는 다른 방법이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같은 고민을 하는 의사분이 계셔서 언젠가는 해결해주실꺼라 믿어봅니다. ^^;
제 개인적으로는 양약이든 한약이든 어떤 약을 드셨건 일단 체중(BMI)이 정상범위로 들어가고, 얼굴의 열증(상열감)이 가라앉아야 합니다. 치료를 했지만 체중이 그대로이고 열이 많다고 느꼈다면, 약이 잘못되었거나(치료기간을 잘못 설정했거나) 관리를 소홀히 했거나, 관리에 대한 지적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의사가 환자를 치료하는 방법은 약도 약이지만, 잔소리가 되었건 강압이 되었건 생활환경의 바람직한 변화 등이 있어야 된다고 봅니다. 선결과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결과는 뻔한게 아닌가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일단 저는 전신 다한증 환자분은 정상체중, 열증(얼굴에 열이 오르는 느낌, 입술이 자주 트거나 입과 목이 건조한 느낌) 등이 사라지는 상태, 심박수의 정상을 목표로 치료합니다. 치료해도 이 상태로 도저히 못가는 환자가 있습니다. 어쩔 수 없이 타고나는 개인의 체질이 있기는 있으니까요. 옛날 삼국지의 장비가 아무리 치료한들 관우같은 성격과 몸이 될리는 없다고 보니까요. 장비는 아마도 땀이 무척 많았겠죠. 1박2일에서 똑같은 환경에서 강호동은 땀을 흘리는데 김씨는 땀이 전혀 없는데, 기본적으로 땀이란 것은 인체의 열과 긴장을 식히는 과정이라고 것에서 출발하면, 도달해야 하는 목표점은 보이게 마련입니다.
수족다한증은 그런데 그렇지 않습니다. 마른 사람과 뚱뚱한 사람이 혼재되어 있고, 긴장을 잘 하고 성격이 급한 사람이 많지만, 그렇다고 해서 남들보다 완전히 압도적으로 그런 성격이냐면 그렇지도 않거든요. 이 부분을 생각해보면 수족다한증은 땀을 흘리는 발한이라는 과정을 놓고보면 선천적인 세팅에서 이미 오류가 있는 몸인거죠. 전신다한증은 수족다한증에 비하면 선천적인 세팅이 잘못된 상황이라고 보이지는 않습니다.
다한증 관련 의료계 종사자의 글중에서 제일 속시원하네요...
동감입니당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