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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쭉빵카페 원문보기 글쓴이: 왜냐하면 우리는
앞으로는 우리 자주 걸을까요 너는 다정하게 말했지 하지만 나는 네 마음을 안다 걷다가 걷다가 걷고 또 걷다가 우리가 걷고 지쳐 버리면, 지쳐서 주저앉으면, 주저앉은 채 담배에 불을 붙이면, 우리는 서로의 눈에 담긴 것을 보고, 보았다고 믿어 버리고, 믿는 김에 신앙을 갖게 되고, 우리의 신앙이 깊어질수록 우리는 깊은 곳에서 빠져나올 수 없게 되겠지 우리는 이 거리를 끝없이 헤매게 될 거야 황인찬, <희지의 세계> 中 종로사가 어떤 꿈은 우리보다 빨리 늙어서, 가을바람이 불기도 전에 무엇을 포기했는지 나는 잊었다 최영미, <도착하지 않은 삶> 中 사계절의 꿈 너를 보지 못하고 너를 생각하다 나는 죽었다. 너는 좀 더 일찍 왔어야 했다. 내가 본 마지막 세상은 너여야 했다. 최진영, 구의 증명 中 형한테는 뭐든 다 고백했을 거야. 뭐가 뭔지 모르겠다고. 사는 게 너무나 무섭다고. 죽고 싶다고. 사실 형이 우리 중에 제일 슬펐을 텐데. 그래도 형은 시인은 안 됐을 거야. 두 번째로 슬픈 사람이 첫 번째로 슬픈 사람을 생각하며 쓰는 게 시니까 말야. 이것 봐, 지금 나는 형을 떠올리며 시를 쓰고 있잖아. 심보선, <오늘은 잘 모르겠어> 中 형 잠이 외면이라고 생각하니 너의 불면증을 생각하면 마음이 찢어지는 것 같다. 그런 너의 불안함을 외면하는 사람들과 놀지 말았으면 좋겠다. 여기 아무도 안 오고 너만 왔으면 좋겠다. 김승일, 1월의 책 中 모든 죽음은 자살 아니면 의문사라고 당신이 보내고 내가 삼킨 문장들 식어가는 잉겅불처럼 가물대는 별 됐다 아침이면 삭제 가능한 부록 됐다 엔딩 크레딧의 별 책 부록 됐다 수평선 밑에서 싹처럼 피어올랐던 고래 꼬리가 그날 새벽 북두칠성 국자에 떠 담겨 바다 밖 페이지에 밑줄임표로 못박혔다 도대체 어떤 삶을 산 거야, 당신은? 정끝별, <은는이가> 中 별책부록 가질 수 없는 꿈은 누구의 것인가 내 꿈을 내가 책임지지 않아도 된다 불길한 꿈을 고쳐 꾼 적이 있다 꿈은 늙지 않고 꿈꾸는 자는 늙는다 잠을 걸고 걸어 선명한 꿈속의 현실로 날 남겨 두고 내가 사라져 버리는 꿈같은 이야기 김희업, <칼 회고전> 中 꿈 밤을 겉돈다 꿈에서 마주치는 것들은 왜 하나같이 내 것이 아닐까 이훤, <너는 내가 버리지 못한 유일한 문장이다> 中 반복재생 기도하는 밤 나의 어긋난 마음이 누군가의 세계를 어지럽히지 않기를 최초의 약속에 부끄럽지 않기를 활자보다 생으로 먼저 작문하기를 이훤, <너는 내가 버리지 못한 유일한 문장이다> 中 반복재생 2 오늘따라 유독 허기가 졌다 황홀을 먹고 싶었다 낭만 실조에 걸린 것 같았다 이훤, <너는 내가 버리지 못한 유일한 문장이다> 中 낭만실조 현실을 안다는 건 때론 버겁지 하지만 난 어떤 사람인지 이 세상 어디쯤에 서 있는지 무엇을 할 수 있는 사람인지 생각하는 것을 멈추지 않았으면 해 낭만적으로 들릴지 모르겠지만 꿈꾸는 것을 멈추지 않았으면 해 류미나, 우리, 행복해질 권리 中 : 막이슈에 글 첨 써봐요,, 제가 좋아하는 글들 가져왔는데 혹 문제가 있다면 댓글로 알려 주세요 |
첫댓글 하나하나 전부 너무 좋다..
제목이 애틋하고 좋다 ㅠㅠ 계속 써주라
다좋다ㅠㅠ 고마워!!
고마워 잘 읽었어!
너무너무 좋다 ㅜㅜㅜ
너무 좋다..
진짜 너무 좋아 하
시 찾아보면서 나도 요새 내가 느끼는 감정들을 시로 담고 싶어서 꾸준히 글 보면서 연습 중인데,,나는 한참 멀었구나싶어,,시인은 역시 시인이다 잘 읽었어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