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이 제자들에게 가족과 자신을 미워하고 부인하지 않으면 자신의 제자가 될 수 없고, 또한 자기 십자가를 지지 않고 당신을 좇는 자도 예수님의 제자가 될 수 없다는 말씀이 어떤 의미일까?
(눅 14:26) 무릇 내게 오는 자가 자기 부모와 처자와 형제와 자매와 및 자기 목숨까지 미워하지 아니하면 능히 나의 제자가 되지 못하고
(눅 14:27) 누구든지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좇지 않는 자도 능히 나의 제자가 되지 못하리라
이 세상 그 어떤 누구도 누가복음 14장 26-27절 말씀처럼 자기 힘으로 자기부정을 할 수 없는데, 예수님이 제자들과 우리 자신에게 그런 부담스런 말씀을 하신 이유가 무엇일까?
예수님이 아예 이 세상 누구도 당신의 제자 삼기를 포기했다는 말일까? 이 말씀을 뒤집어 보면 이 땅 위에 살아가는 모든 인간을 예수님이 믿지 않고 있다는 증거가 아닐까? '너희들이 나 예수를 따르고자 하나, 그것은 단지 너희의 꿈이란다!' 란 말씀처럼 들려오는 것 같다.
그럼 여기서 우선 예수님이 제자들에게 말씀하신 "누구든지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좇지 않는 자도 능히 나의 제자가 되지 못하리라" 것을 살펴보자. 누가복음(14:26-27)에서 보면 우리는 여러 각도에서 여러 관점의 다양한 말을 언급할 수 있으나, 그러나 말씀의 범위를 축소해서 27절의 '자기 십자가를 지고' 란 부분만을 함께 상고해보기로 한다.
예수님이 제자들에게 '자기 십자가를 지고'를 말씀하신 의도를 살펴보면, 당신 친히 지신 십자가의 죽음을 통해서 보면 왜 예수님이 제자들에게 그렇게 말씀하셨는지 그 의도를 알 수 있을 것이다.
'자기 십자가를 지고'는 성도가 다른 사람들의 죄의 짐을 지고 그들의 죄를 용서하는 것이 아니다. 죄인의 죄는 하나님의 아들, 곧 그리스도이신 예수님만이 자기 십자가의 피로 하시는 것이다.
여기서 '자기 십자가를 지고'란 주님의 몸 된 교회의 지체들의 연약함, 즉 육신의 몸을 추구하며 살아가는 그들의 죄를 방관자의 모습만으로 멀리서 바라보는 것이 아닌 또한 그들을 자기 기준으로 판단하거나 정죄하는 것이 아닌, 그 모습이 바로 나 자신의 모습과 실상으로 받아 들이고 그 지체와 함께 주님의 십자가의 용서하심과 사랑안에 하나가 되는 것이다.
다시 말씀드려, 그리스도의 몸 된 지체의 허물과 연약함과 죄를 십자가의 사랑을 입은 자가 하나님의 은혜안에 자기부정과 더불어 그 지체를 성령으로 껴안으며 함께 주님이 남기신 십자가의 복음안에 주님의 믿음으로 살아가는 것이 곧 '자기 십자가를 지고'의 의미라고 본다.
그러니까 재차 말씀드려, 그리스도의 몸 된 지체의 죄를 그냥 간과하지 않고 그 지체의 죄와 아픔을 우리 자신의 죄와 아픔으로 여기며 예수님의 십자가의 사랑을 함게 하나님의 복음을 통해 체험하고 알아가는 것이다.
그 결과, 그리스도의 몸된 지체 곧 성도는 오로지 십자가의 죽으시고 약속대로 부활하신 예수님의 공로와 영광과 사랑만을 드러내는 복음의 도구로서 주님의 몸된 교회를 자신과 전혀 별개인 사회집단가운데 한 단체가 아닌 '자기 십자가를 지고'의 그리스도의 십자가에 못박히신 긍휼의 마음으로 서로를 섬기는 수고를 하며 주님의 믿음으로 함께 하나님이 예비하신 거룩한 십자가의 대로 위를 은혜안에 걸어가는 것이다.
(고전 12:12, 개정) 『몸은 하나인데 많은 지체가 있고 몸의 지체가 많으나 한 몸임과 같이 그리스도도 그러하니라』
예수님은 마음이 들쑥날쑥하는 제자들의 못난 모습을 바라보실 때, 늘 당신의 한 몸으로서 바라보셨다. 십자가에 못박히는 그 날도, 제자들에게 배신당한 그 자리인, 골고다 언덕에서도 예수님은 제자들과 한 몸이라는 진리를 버리지 않으셨다. 왜 그렇게 하셨을까?
그것은 예수님이 제자들과 맺은 약속때문이다. 예수님은 당신을 배신한 제자들과 맺은 새 언약의 피 때문에 당신의 기분과 감정따라 어설픈 제자들을 버렸다가 다시 찾아 오시는 그런 주님이 아니셨던 것이다.
(눅 22:20, 개역) 『저녁 먹은 후에 잔도 이와 같이 하여 가라사대 이 잔은 내 피로 세우는 새 언약이니 곧 너희를 위하여 붓는 것이라』
제자들이 십자가의 은혜를 입은 것처럼 우리들도 우리의 허물과 연약함과 죄 때문에 예수님의 새 언약의 내용을 취소시키거나 무효화시킬 수 없다. 제자들의 배반과 우리의 무지함에도 예수님의 신실한 십자가의 약속된 사랑은 영원하고 영원하며 영원할 것이란 것이 하나님의 작정된 뜻이고 계획이다.
그리스도의 몸 된 교회 안에 일어나는 지체들의 상호간의 사건도 모두 이와 같은 십자가의 원리로 적용되고 드러난다. '너는 또 뭐냐? 혹은 너는 너고 나는 나야!' 란 죄가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위력 앞에 날마다 깨지고 박살나는 부정의 삶이 순간순간 튀어나오는 것이 저주와 심판의 십자가에 언약의 마지막 사자로서, 죽음보다 더 큰 사랑의 메신저로 죽으신 주님의 심장이 아닐까?
(아 8:6) 너는 나를 인 같이 마음에 품고 도장 같이 팔에 두라 사랑은 죽음 같이 강하고 투기는 음부 같이 잔혹하며 불 같이 일어나니 그 기세가 여호와의 불과 같으니라
'자기 십자가를 지고'를 생각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