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자타는 어여쁜 처녀이다.
언제나 홀로 있기를 여럿이 함께 있는 것보다 즐겨 하며, 사려가 깊어 숨쉬는데도 주의를 기울이며 옛적부터 지켜온 부처님 법을 좋아하고 의심을 모아 가르침을 듣곤 하였다. 어느 화창한 봄날 아침 몸을 깨끗이 씻고 얼굴에 가벼운 화장을 하고 역시 항상 홀로 있기를 즐기는 시장에 사는 흰 머리를 한 유마라는 장사꾼을 찾았다.
유 마 : 오랜만이야 수자타, 잘 있었어? 얼굴은 예전 보다 더욱 고와졌고 걸음걸이는 더욱 조용하구나. 무슨 좋은 일이 있는 듯 하구나. 네가 부처님께 첫 공양 올린 후 무려 2500여년이 지났는데 그 후 이것이 처음 만나는 것 같군. 그래 어쩐 일로 이 낡은 수레가 있는 곳엘 다 왔는가? 실로 시간여행이라도 한겐가? (웃음)
수자타 : 안녕하세요 유마, 그 동안 몸은 건강하시고 앓고 계시던 천식은 좀 어떠시며 마음은 늘 한결 같으신지요? 장사는 잘 되시고 식구들은 다 안녕하십니까? 궁금한 것들도 있고 마침 봄날이 맑고 한가로워서 들려 봤습니다..
유 마 : 몸은 이미 낡은 수레와 같아 삐그덕 거리고 마음은 아직도 숲속의 원숭이 같다네. 그래 무엇이 궁금하신가?
수자타 : 먼저, 저는 의심이 없습니다만, 사람들을 보면 간혹 무지몽매한 것으로 일상을 살아가는 것 같아 몇몇은 꾸중도 하여 보지만, 오히려 빈축만 사곤 합니다.
죄란 어떤 것 입니까?
유 마 : 짓는(作) 것이지.
수자타 : 무엇을 짓는 것(作)이라 합니까?
유 마 : 자꾸 저지르는 것(業)이야.
수자타 : 무엇이 자꾸 저지르는 것(業)입니까?
유 마 : 가령, 어떤 사람이 살생을 하면서 나는 살인은 안 한다고 하고, 거듭거듭 살생하는 것을 자꾸 저지른다(業이라)고 하는 것이야.
수자타 : 사람은 만물의 영장인데 그까짓 짐승들 잡아 죽였기로서니 뭐가 그리 죄가 될까요? 어떤 이들은 조물주가 있어 만물을 창조했는데 사람으로 하여금 그것들을 마음대로 하라고 축복하였다고 까지 합니다만.
유 마 : 사람이 만물의 영장이기 때문에 다른 생명을 죽이는 것이 어진 사람이 할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아는 것이지, 영물스럽기로는 간혹 원숭이류나 백학이나 용들도 있지만, 사람만큼 어질지는 않아 다 다른 생명을 음식으로 취하지. 만일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고 자기의 숨이 드나드는 모습을 본다면, 누구에게도 이 숨쉬는 것이 방해 받아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야.
수자타야, 누가 네게 몽둥이를 든다면 너는 그것이 즐겁겠느냐?
수자타 : 즐거울 리가 없습니다.
유 마 : 누가 너의 목숨을 끊으려 한다면 두렵겠느냐?
수자타 : 예, 말할 것 없이 두려워 도망가려고 할 것입니다.
유 마 : 저 미물 짐승들도 다 이와 같아 몽둥이를 싫어하고 목숨을 보존코자 하느니라. 너는 도망가거나 입이 있어 살려달라고 말이나 하지만, 저 미물들은 도망가지도 못하고 말도 못 하니 그저 크게 비명만 지를 뿐, 그 간절함이 왜 사람만 못하겠느냐? 이 우주세계엔 무수한 神(精神)들이 있어 그 중에는 더러 자기가 만물을 내었노라고 하면서 남들로 하여금 잡아 먹게도 하고 그 살과 피를 바치게도 하나니, 다 어진 마음이 없는 연고라. 이러한 살생을 자기도 하고 남도 하게 하는 것은 위로 신이던지 아래로 사람이던지 다 마음이 얕은 무리들이니라. 무릇, 남의 목숨을 중히 여기지 않는 자는 자기의 목숨도 남들로부터 중히 여기지 않을 때에 하소연 할 곳이 없으리라.
수자타 : 하지만 사람들은 고기를 취하지 않으면 살아 갈 수 없을까 걱정합니다.
유 마 : 그런 말 말라, 청정한 이로써 마음이 어질고 다툼이 없어진 자리에 앉은 자들은 많아서 그들은 한결 같이 남의 살을 취하여 고기로 먹지 않을 뿐 아니라, 걸을 때에도 눈을 항상 살펴서 개미를 밟을까 두려워하며 그렇게 자기 목숨 대하듯 남의 목숨을 헤아리는 수행자가 굶어 죽었다는 이는 못 보았고, 하루에 한끼만으로 만족하며 맛을 탐하지 않아 다만 몸을 굶주림에 두지 않을 뿐, 그런 이가 일찍이 남의 목숨을 죽였다는 말을 내 듣지 못했노라. 하물며 살생을 즐김으로 하랴!
수자타 : 그러나 어떤 이들은 살인하지 말라고 만 했지 살생하지 말라는 계명은 없다고 합니다만. 즉, 그들은 e하나님이 사람에게 바다의 고기와 공중의 새와 땅에 움직이는 모든 생물들을 다스리라f고 기록 되어 있다고 하면서 사람 이외에는 임의대로 잡아 먹어도 거리낄 것이 하나 없다는 소견을 가지고 있습니다.
유 마 : 사람으로서 비록 변방에 태어나 어진 법을 듣지 못하였다 하더라도 사람을 죽일 사람이 몇이나 되겠느냐? 너는 어찌 생각하느냐? 저 산골 무지랭이가 아직 사람을 한번도 안 죽인 것이 훌륭한 어른으로부터 살인하지 말라고 계명을 받았기 때문이겠느냐?
수자타 : 아닙니다. 그가 살인을 아니 한 것은 누구에게서 계명을 받았기 때문이 아니라, 사람으로서 자연히 그것을 싫어하기 때문에 살인을 아니 한 것입니다.
유 마 : 그러면 그가 살인을 하면 벌받을 것이 두려워 아니한 것이겠느냐?
수자타 : 아닙니다. 상벌을 떠나서 본능적으로 살인을 아니 한 것입니다.
유 마 : 네 말이 그러하다면, 저 살인하지 말라는 계명은 그것이 없다 하더라도 어길 사람이 많지 않으리라. 고대에는 사람과 사람사이의 경계가 뚜렷하지 않아 부단히 남을 침략하여 빼앗는 것이 빈번하여 힘있는 사람이 약한 자를 죽이는 것이 다반사였으니, 그리하여 사람과 사람사이에서 죽이는 일이 그리 큰 죄의식 없이 행하여졌으므로 우선 급한 대로 그것을 막으려고 살인하지 말라고 한 것일지언정, 제일 가는 뜻은 살생하지 말라는 것이니라. 그러므로 어진 이는 그 정신이 자세하고 꼼꼼하여서 살생하지 말라고 한 것이니라.
수자타 : 죄에 크고 작음이 있습니까?
유 마 : 죄에 크고 작음이 있느니라.
수자타: 어떤 것이 큰 것이고 어떤 것이 작은 것입니까?
유 마 : 회개하지 않은 것은 큰 것이고 회개한 것은 작은 것이니라.
수자타 : 그러면 회개란 어떤 것입니까? 그리고 왜 그것이 죄를 크게도 하고 작게도 합니까?
유 마 : 여기에 어떤 사람이 있어 몸으로는 늘 살생을 하고, 주지 않은 것을 가지며, 사음을 하되 남의 여인까지 더불어 하며, 입으로는 거짓말을 하되 자기가 잘 알지도 못하면서 성인들을 비방하며 내지는 다른 이의 신앙을 함부로 우상이라 평하면서도, 정작 자기 마음의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을 돌아보지 않다가 문득 깨닫는 것을 일러 회개한다 하나니, 회(悔)는 과거에 지은 것을 뉘우치며 부끄러워하는 것을 회라 하며, 개(改는) 앞으로는 다시 짓지 않는다는 것인 즉, 이미 가고 있던 길이 잘못 된 것을 알고 돌아섬과 같으니 이러므로 회개라 하느니라.
수자타 : 어떤 사람이 살생을 한 것과 살인을 한 것에는 분명 큰 차이가 있어 보입니다. 어찌 회개 한다고 그 크고 작음이 뒤바뀌겠습니까?
유 마 : 어리석은 이의 헤아림이니라.
수자타야, 저기 가서 큰 바위를 하나 들고 오너라.
(수자타가 큰 바위를 하나 낑낑 대고 들어와 유마 앞에 놓았다).
이제 작은 돌멩이를 한줌 가지고 오너라.
( 수자타가 작은 조약돌들을 한 줌 가져 다 유마 앞에 놓았다).
유 마 : 어느 것이 더 무겁던고?
수자타 : 그야 당연히 큰 돌이 무겁고 작은 돌들은 가볍습니다.
유 마 : 이제 큰 돌과 작은 돌들을 제자리에 갖다 두어라.
수자타 : (큰 돌은 제자리에 갖다 놓았으나 작은 조약돌들은 제자리를 찾을 수가 없어 갖다 놓지 못한다)
수자타 : 유마님, 큰 돌은 제자리에 이미 갖다 놓았으나, 작은 돌들은 여기 저기 어디에서 가져 왔는지 제자리에 다 놓을 수가 없습니다.
유 마 : (살인한) 큰 죄가 회개함으로 말끔 해지는 것은 도로 제자리에 갖다 놓을 수 있음 과 같고, (살생한) 작은 죄가 커지는 것은 작다고 하여 회개하지 않아 제자리에 갖다 놓지 못하여 쌓임과 같으니, 이러한 이치로 회개한 죄는 작은 것이고 회개치 않은 것은 크다 한 것 이니라. 사람들은 대개가 마음만으로 저지른 것을 가볍게 여기고 말로 저지른 것은 그 다음으로 가볍게 여기고 오직 몸만으로 저지른 것을 무겁게 여겨 혹은 회개하기도 하고 혹은 회개치 않기도 하지만, 눈 밝은 자는 마음으로 저지른 살생과 훔침과 사음과 비방을 무서워하여 경계하건대, 어쩌다 마음으로 저질렀다 하여도 말로는 하지 않으려 하며, 어쩌다 말로 저질렀다 하더라도 몸으로는 끝끝내 하지 않으니, 위와 같은 이치를 사무쳐 알기 때문이니라.
수자타 : 하지만 알고 지은 죄야 크던 작던 간에 그리 한다 하지만, 모르고 지은 죄야 무슨 과보(果報)가 있겠습니까?
유 마 : 수자타야,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여기 뜨겁게 달구어진 쇠가 있는데. 이것이 뜨거운지를 모르는 사람이 만지는 것과, 이미 뜨거운지를 아는 사람이 만졌을 때 누가 더 괴로움이 크겠느냐.
수자타 : 뜨거운 줄 모르고 만진 사람이 괴로움이 더욱 크겠습니다.
유 마 : 그렇다. 사람에게 닥치는 죄의 과보도 그리하리니, 무릇, 성인의 됨됨이에 대하여 잘 알지도 못하면서, 또는 세계의 성립과(成) 유지와(住) 변함과(壞) 없어짐(空)에 대하여 잘 알지도 못하면서 비방하거나 단정하되, '그렇다' 하거나, 그리고 '아니다'고 하는 이에겐 각각 크고 작은 과보들이 기다리고 있느니라. 이것은 누가 누구를 믿던 아니 믿던 닥치는 과보 인데 사람들은 알지 못하니 이것을 일러 모르고 저지른 죄라 하고 그 과보가 알고 지은 죄 보다 더 크다 함이니라. 어떤 것을 잘 알지도 못하면서 비방하거나 단정한다 함인가?
수자타야, 만일 어떤 사람이 남에게 보여 줄 수 도 없고, 들려 줄 수도 없고, 냄새 맡게 할 수도 없고, 맛을 보게 할 수도 없으며 만져보게도 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사고(思考)조차 할 수 없는 것을 가지고서 와서 보라, 귀 있는 자 들어라, 냄새 맡아 보라, 맛을 보라, 만져 보라 ,믿어라 한다면 이는 잘 알지도 못하면서 단정하는 것이고, 한번 단정하여서는 정녕코 물러서지 않는 기개(?)를 보이기도 하느니라.
자기의 소견이 옳은지 그른지를 오직 자기의 믿는 것이 이러하므로 그렇다고 할 뿐, 눈으로 보고 하는 것이 아닌 까닭에 오히려 눈 있는 자의 소견이 그르다 하나니 이를 비방한다 함이니라. 그러므로 내 먼저 말하기를 자기가 직접 잘 알지 못하는 일이나 또는 여러 사람들이 성인으로 받들어 따르는 분에 대해서는 함부로 말하지 말라 한 것이니라. 하찮은 사람들이 받들어 모시는 분일 때에도 그렇거늘 하물며 깨끗한 수행자들이 한결 같이 받들어 모시는 성인임 에랴!
수자타 : 믿음이란 어떤 것입니까?
유 마 : 들어 가는 문이니라.
수자타 : 어찌하여 믿음이 들어가는 문이라 합니까?
유 마 : 이 세상에 여러 가지 문이 있으나, 이 믿음의 문이 능히 사람으로 하여금 온갖 의심을 끊게 하고 이제 까지 들어가 보지 못하였던 곳에 들어가게 하므로 그러하니라.
수자타 : 어떤 곳에 들어가기에 그러하다 합니까?
유 마 : 수자타야, 너는 히말라야 산을 보았느냐?
수자타 : 아직 본 적이 없습니다.
유 마 : 그 산이 있는 것은 믿느냐?
수자타 : 히말라야산이 산중에 제일 높은 산이라는 것은 이미 세상이 다 아는 바입니다.
유 마 : 네가 가보지도 않았으면서 어찌 그걸 그렇다고 할 수 있느냐?
수자타 : 네. 제가 비록 직접 가 본 것은 아니지마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그것을 믿고 있고 나 역시 믿어서 확실히 그러하다고 알고 있습니다. 또한 필요 하다면 제가 직접 가서 보면 그 산을 확인 할 수 있으므로 굳이 가서 보지 않아도 아는 것입니다.
유 마 : 믿음이 그와 같나니. 확실히 그러하다고 아는 문이니라.
수자타 :그러하면 이 믿음으로 과연 천당 등에 갈 수 있습니까?
유 마 : 이미 믿음을 아는 자에게는 믿음으로 천당에 가는지 아닌지에 대하여 아무 관심이 없겠으나, 다만 아직 믿지 못하는 자에 대하여 그들의 믿음을 성취시켜주기 위하여 방편으로 천당 따위를 말해 주는 것 뿐이니라.
수자타야, 네 아버님의 지혜와 큰 힘은 이미 동네에 모르는 사람들이 없다 할 것이나, 네가 너의 아버지를 믿음으로, 또는 네가 다른 이들로 하여금 네 아버지를 믿게 함으로 너나 그들이 네 아버지의 지혜와 힘을 가지게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
수자타 : 아닙니다. 제가 비록 제 아버지의 크신 지혜와 권능이 나로 하여금 여러 어려움에서 벗어 날 수 있도록 도와 주심은 믿고 있지마는 저의 이 믿음만으로 곧 제가 그 지혜와 힘을 가질 수는 없습니다.
유 마 : 수자타야, 여기 용한 의원이 있는데 몸이 아파 죽을병이 든 사람이 와서 살기를 구한다면서 그 의원이 지어준 약을 먹지 않는다면 이것이 그 의원의 잘못이겠느냐 아니면 병자의 잘못이겠느냐?
수자타 : 그건 의원의 잘못이 아닙니다.
유 마 : 믿음도 그러하나니, 비록 큰 지혜와 힘을 내가 가졌다 할지라도 네가 믿고 따르지 아니 하면 말 할 것도 없거니와, 어쩌다 믿고 따른다 할지라도 스스로 먹지 아니 하면 믿음만으로는 자랑할 것이 없느니라. 저들 경에 말씀하시되, 믿음 소망 사랑 이 세 가지는 항상 있을 것인데 그 중 제일은 사랑이니라 하였고 믿음이라 하지 아니 했느니라.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이 사람이 설령 믿지는 아니 했다 할지라도, 그 의원이 지어준 약을 받아 먹는다면,그 약의 효험을 보겠느냐 보지 않겠느냐?
수자타 : 비록 믿지는 아니한다 하나 이미 약을 받아먹었다면 의심한다 하여 약이 그 효험을 달리 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유 마 : 그와 같이,서로 사랑하여 남의 목숨을 해치지 않고, 주지 않은 것을 가지지도 않으면서 삿된 음행을 삼가며, 함부로 성인들을 비방하는 등의 거짓말도 아니하고, 술 따위를 즐겨 하지도 아니하는 자가 설령 부처님이나 예수님을 믿지 않는다 하여 천당에 못 간다 함은 이치에 합당한 소견이 아니니라. 그 계율지킴의 약효는 그 약을 지어준 의원에 대한 믿음이 있는 자이건 없는 자이건 가리지 않고 유효하며, 또한 계율을 어기는 자의 과보는 그 승복을 입었거나 아니 입었거나, 교회에 나가거나 아니 나가거나 가리지 않고 닥치느니, 마치 내 아버지의 아들이라 하면서 약을 먹지 않음과 같으니라.
수자타 : 잘 알겠습니다. 좀 다른 질문을 하겠습니다. 이 세상은 창조 된 것입니까, 아니면 저절로 된 것입니까? 아니면 시작도 끝도 없는 것일까요, 또는 이 세상은 유한합니까, 무한 합니까?
유 마 : ^^
수자타 : 왜 웃으십니까?
유 마 : 희론이니라.
수자타 : 무엇을 희론이라 합니까?
유 마 : 자기의 목숨이 다 할 때까지 논하여도 그 답이 없는 것에 대하여 반복하여 토론함을 희론 이라 하며 이러한 것을 즐기는 자들을 희론자라 하느니라.
수자타 : 어찌하여 희론이라 하십니까? 세상 사람들은 이런 문제에 대하여 매우 진지하게 알고 싶어합니다.
유 마 : 이 세상이 창조되었다 하면 반대자들이 생긴다. 너는 그들을 결코 승복 시킬 수 없느니라. 또 이 세상이 저절로 되었다 하면 반대자들이 생긴다. 너는 결코 그들을 승복 시킬 수 없느니라. 어쩌다 이 사람이 승복하였다 하여도 저 사람이 너에게 다가와 반대하리니 이러므로 끝없다 한 것이니라.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어떤 사람이 나에게 와서 "이 세계는 어떻게 생겼습니까? 창조되었습니까 아닙니까? 영원합니까 아닙니까? 유한합니까 아닙니까? 이에 대해서 확실히 대답해 주시지 않으시면 저는 당신을 믿을 수가 없어 따를 수가 없습니다" 라고 한다면 내가 그를 위하여 어떻게 하는 것이 옳겠느냐?
수자타 : 아마 마땅한 대답이 없을 것입니다.
유 마 : 그렇다. 이 사람은 마치 밖에서 손에 가시가 박혀 의사에게 와서 먼저 한다는 말이 이 가시는 무슨 가시입니까? 하고 묻는 사람이나 다름없다. 이렇게 질문하는 사람들도 막상 손에 가시가 찔리면 하나같이 먼저 가시를 뽑아낼 것이다. 그러면서 돌아서서 하는 짓이라고는 늘 이렇게 형이상학에 매달린다.
여기 비유가 있다. 어떤 사람이 길을 여행하다가 난데 없이 날아온 독화살에 맞았다, 같이 가던 친구들이 놀라 그 화살을 뽑아 치료하려고 하자 그 화살 맞은 사람이 말하기를 " 그냥 놔둬, 나는 억울하다. 도대체 누가 내게 이런 독화살을 쏘았단 말인가! 그 사람의 성씨는 무엇이고 어디에 사는지, 그 활은 뽕나무로 만든 것인지 물푸레나무로 만든 것인지, 활줄은 고래 심줄로 만든 것인지, 말총으로 만든 것인지, 화살은 참나무인지 대나무인지, 그것은 남쪽지방에서 나는 것인지 북쪽지방에서 나는 것인지, 화살촉은 무쇠로 만든 것인지 황동으로 만든 것인지, 독은 뱀 독인지 전갈 독인지 이 모든 것을 차례로 다 알기 전에는 나는 이 화살을 뽑을 수가 없다" 고 한다면 그 사람은 그것들을 다 알기도 전에 목숨을 잃을 것이다. 이것은 그 친구의 잘못이겠는가 아니면 화살 맞은 자의 어리석음이겠는가? 희론자들이 하는 일들도 이와 같다. 먼저 자기 마음의 독화살을 제거하여야 하리라.
첫댓글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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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 어렵네요... 열심히 배워야 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