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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봄은 바다에서부터 오고
제주의
가을은 오름에서부터 온다고 한다.
이
말인즉슨 해녀들의 계절이 돌아왔다는 뜻!
제주에서도
바람이 거세 ‘바람코지’라
불리는
구좌읍 행원리 해녀들의 첫 성게 수확 현장을 동행한다.
“우리
마을 앞바다에서 성게가 제일 먼저 나와요.”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는 3월 초는
봄 바다가 열리는 시기다.
같은 제주
바다지만 지역마다 나는 물건은 다르다.
바다 밭
넓고 풍요롭기로 소문난
행원리 봄
바다에서는 성게가 제철이다.
다른 바다
밭보다 두세 달 빨리 성게가 여물었다.
오늘 물질
나가는 해녀만 줄잡아 70여
명.
그런데
날씨가 어째 심상치 않다.
“해녀들
무탈하게 해달라고 용왕님께 비는 겁니다.”
거세진
바람과 갑작스레 내리는 비에
해녀회장
문영매 씨가 바닷가로 향한다.
들고 간
보따리에서 꺼내든 것은 쌀밥과 삶은 달걀.
삶은
달걀을 쌀밥으로 싸 동그랗게 만들어
바다에
던지는 ‘지드림’을
하고서는
해녀들의
무탈을 기도한다.
거센
바람을 맞으며 해녀들이 파도 속으로 들어간다.
날씨가
좋지 않다고 해서 물질을 중단할 수 없다.
이것이
해녀의 숙명.
해녀들의
생명줄과 같은 붉은 테왁이
바다 위에
한가득 꽃으로 폈다.
궂은
날씨에 바닷가에는 가족들이 마중 나와 있는데…
다행히
해녀들의 망사리마다 성게와 소라,
해삼이
한가득하다.
“성게는
혼자 못 해요.
같이
일해 줄 사람이 있어야 성게를 잡는 거예요.”
물질이
끝나자 잡은 성게를 가지고
해녀들이
한 집에 모인다.
성게 까기
품앗이를 하기 위해서다.
성게를
쪼개고,
까고,
알맹이를
골라내고,
헹궈
내고…
성게
하나를 까는 일에 손이 많이 간다.
이웃의
도움 없이는 할 수 없는 일.
성게
까기를 도와줄 사람이 있어야 성게도 잡는 거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