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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월당(梅月堂)- 金時習 漢詩 모음
天柱寺看花 천주사에서 꽃을 구경하다
春半庭花落又開(춘반정화낙우개)
看花猶自費吟來(간화유자비음래)
東風可是無情物(동풍가시무정물)
狼籍嬌紅點綠苔(낭자교홍점녹태)
2월 뜨락에 꽃 지고 또 피어
구경하며 여태 시 읊고 있으려니
봄바람이 참으로 매정도 하여
붉은 꽃 흩날려 푸른 이끼 얼룩지우네
이 시의 가장 핵심이 되는 글자는 ‘點’입니다.
*春半: 봄이 한창이라는 뜻으로 ‘2월’을 가리킴.
*猶: 아직. 여태. *自~來: 시간의 흐름을 나타냄.
*費吟: 시를 짓느라 마음을 쏟는다는 뜻. 費는 費心을 뜻함.
*東風: 봄바람. *可是: 강조를 나타냄.
*狼籍: 여기저기 흩어져 어지럽다. 여기서는 바람이 꽃잎을 흩날린다는 뜻.
*嬌紅: 붉은 꽃. *點: 點綴. 얼룩지다. *綠苔: 푸른 이끼.
* 寄友 (기우)-1
望中山水隔蓬萊 (망중산수격봉래) :
斷雨殘雪憶幾回 (단우잔설억기회) :
未展此心空極目 (미전차심공극목) :
夕陽無語倚寒梅 (석양무어의한매) :
눈 앞에 산과 물은 봉래산에 가리고
그친 비와 녹은 눈 속에서 얼마나 그리웠는지
이 마음 펴지 못해 공연히 눈만 치뜨고
석양에 말없이 차가운 매화나무에 기대어본다
* 寄友 (기우)-2
爲因生事無閑暇 (위인생사무한가) :
孤負尋雲結社期 (고부심운결사기) :
走殺紅塵何日了 (주살홍진하일료) :
碧山回首不勝思 (벽산회수불승사) :
살아가는 일로 한가할 때가 없어
구름 찾아 결사하는 기약을 홀로 저버렸다
달려가 세상풍진 없애는 일 어느 때나 다할까
푸른 산을 돌아보니 그대 생각 못잊겠구나
* 寄友 (기우)-3
落盡閑花春事去 (낙진한화춘사거) :
一封消息却來無 (일봉소식각래무) :
想思夢罷竹窓靜 (상사몽파죽창정) :
望帝城中山月孤 (망제성중산월고) :
다 진 한가한 꽃나무, 봄날은 가는데
한 통의 소식조차 오지를 않는구나
그리운 꿈 깨니 대나무 창은 고요하고
서울 바라보니, 산 위의 달은 외롭기만 하다
* 寄友 (기우)-4
東望鷄林隔片雲 (동망계림격편운) :
胡然未易得逢君 (호연미이득봉군) :
請看天外孤輪月 (청간천외고륜월) :
兩地淸輝一樣分 (양지청휘일양분) :
동뽁으로 조각구름에 가린 계림 바라보니
어찌하여 그대 마나기 이렇게도 쉽지가 않은가
청컨대, 하늘 밖 외로운 궁근 달을 보시게나
두 곳에 맑고 밝은 빛 꼭 같이 보내주고 있다오
蘆原卽事노원즉사
草綠長堤小逕斜(초녹장제소경사) : 逕 逕
依依桑柘有人家(의의상자유인가) : 柘:산뽕나무자
溪楓一抹靑煙濕(계풍일말청연습) :
十里西風吹稻花(십리서풍취도화) :
긴 언덕 풀은 푸르고 작은 길 비탈지고
산뽕나무 무성한데 인가가 나타난다
시냇가 단풍나무 문지르니 푸른 안개에 젖어있고
십리 길에 하늬바람 벼꽃에 불어든다
途中卽事
一村蕎麥熟(일촌교맥숙) :
十里割黃雲(십리할황운) :
歸思西風遠(귀사서풍원) :
千山日已曛(천산일이훈) :
온 고을에 메밀이 익어
십리 길을 누런 구름으로 갈라놓았다
돌아가고 싶은 생각에 서풍은 멀기만 한데
온 산에 해는 이미 땅거미 진다
* 新漲 (신창)
昨夜山中溪水生(작야산중계수생) :
石橋柱下玉鏗鏘(석교주하옥갱장) :
可憐嗚咽悲鳴意(가련오열비명의) :
應帶奔流不返情(응대분류불반정) :
어제 밤 산속에서 계곡물 붙더니
돌다리 기둥 아래 옥구슬 부딪는 소리
가련토록 흐느끼며 구슬피 우는 뜻은
체인 물이 흘러가 되돌아오지 못함이겠
* 食粥 (식죽)
白粥如膏穩朝餐(백죽여고온조찬) :
飽來偃臥夢邯鄲(포래언와몽감단) :
人間三萬六千日(인간삼만육천일) :
且莫咻咻多苦辛(차막휴휴다고신) :
흰죽이 곰 같아 아침 먹기 좋구나
배불러 번듯이 누워 한단의 꿈을 꾼다
인간생애 삼만 육천 일에
아직은 편하다고 말하지 말라, 쓰고 신 일 많으리니
煮茶 1자다
松風輕拂煮茶煙(송풍경불자다연) :
裊裊斜橫落澗邊(뇨뇨사횡락간변) :
月上東窓猶未睡(월상동창유미수) :
挈甁歸去汲寒泉(설병귀거급한천) :
솔바람 다 달이는 연기 몰아 올리고
하늘하늘 기울어져 골짝물가로 떨어진다
동창에 달 떠올라도 아직 잠 못 자고
물병 들고 돌아가 찬물을 기는다
* 煮茶 (자다)-2
自怪生來厭俗塵(자괴생래염속진) :
入門題鳳已經春(입문제봉이경춘) :
煮茶黃葉君知否(자다황엽군지부) :
却恐題詩洩隱淪(각공제시설은륜) :
나면서 풍진 세상 스스로 괴이하게 여겨
문에 들어가 “봉”자를 쓰니 이미 청춘 다지나갔다
달이는 누런 찻잎 그대는 알까
시 짓다가 숨어사는 일 누설될까 오히려 두렵다
*晝意 (주의)
驟暄草色亂紛披(취훤초색난분피) :
睡覺南軒日午時(수교남헌일오시) :
更無世緣來攪我(갱무세연래교아) :
心身鍊到化嬰兒(심신련도화영아) :
갑자기 따뜻하여 풀빛 어지러이 날리고
남쪽 마루에서 잠 깨니 해가 한참 낮이다
다시는 세상인연으로 날 괴롭히지 않으리니
마음과 몽이 수련되어 어린아이로 되었다네
薄暮 1박모
怕風棲鵲閙松枝(파풍서작료송지) 료
天氣層陰日暮時(천기층음일모시)
雪打明窓淸坐久(설타명창청좌구)
更看山月上城陬(갱간산월상성추)
바람이 두려워 나무에 깃던 까치 소나무끝에 시끄럽고
하늘 기운 층층이 어두워져 저물어 가는 때
눈발이 창을 때려 오래도록 고요히 방에 앉아
산의 달, 성 모퉁이에 떠오르는 것을 다시 본다
薄暮2(박모2)
爐灰如雪火腥紅(노회여설화성홍) :
石鼎烹殘茗一鍾(석정팽잔명일종) :
喫了上房高臥處(끽료상방고와처) :
數聲淸磬和風松(수성청경화풍송) :
화로의 재가 눈 같은데 불빛 고기 살같이 붉고
돌솥에는 차를 끊이고 있다(烹삶을팽)
차 마시고 상방에 높이 누운 곳에
몇 차례 맑은 경쇠소리 솔바람에 화답한다
訪隱者 1방은자
白石蒼藤一逕深(백석창등일경심) :
三椽茅屋在松陰(삼연모옥재송음) :
紛紜世上無窮爭(분운세상무궁쟁) :
不入伊家一寸心(불입이가일촌심) :
흰 돌과 푸른 등나무 사이로 좁은길 깊숙이 나 있고
솔 그늘 아래 석가래 세개 걸친 작은띳집이 보인다
분분한 세상살이 끝없는 싸움
한 치 작은 그 집엔 들어가지 않으리라
訪隱者 2방은자
自言生來懶折腰(자언생래라절요) :
白雲靑嶂恣逍遙(백운청장자소요) :
松風吹送前山雨(송풍취송전산우) :
一朶紫荊花半凋(일타자형화반조) :
태어나서부터 허리 굽히기 싫어
흰 구름 푸른 산을 마음대로 소요한다네
솔바람 불어 앞산의 비를 보내어
한 떨기 자형화가 반이나 시들어 떨어지네
蓮經讚 연경찬
雲起千山曉(운기천산효) :
風高萬木秋(풍고만목추) :
石頭城下泊(석두성하박) :
浪打釣魚舟(낭타조어주) :
온 산 새벽인데 구름 일고
바람은 높이 불어 나무마다 가을이네
성 아래 돌 머리에 묵으니
물결은 고깃배에 부딪는다.
渤海 발해
渤海秋深驚二毛(발해추심경이모) :
鴻飛遵渚求其曹(홍비준저구기조) :
莫思閑事祗自勞(막사한사지자노) :
且與鐺杓同死生(차여당표동사생) :
逞盡丈夫平生豪(령진장부평생호) :
발해에 가을 깊으니 새치머리 놀라게하고
기러기도 물가에 내려 제 무리를 찾는구나
한가한 일 생각치 말자, 나만 피곤하구나
음악과 술과 생사를 같이하여
장부의 평생호기를 다 부려보자구나.
渭川漁釣圖
風雨蕭蕭拂釣磯(풍우소소불조기) :
渭川魚鳥識忘機(위천어조식망기) :
如何老作鷹揚將(여하노작응양장) :
空使夷齊餓採薇(공사이제아채미) :
비바람에 날이 쓸쓸하여 낚싯대를 떠나니
위천의 물고기와 새들도 알아보고 미끼를 문다
어찌하여 늙어서도 매처럼 용맹을 떨쳐
백이숙제로 하여 헛되이 굶어죽게 하였나
주경 晝景
天際彤雲晝不收(천제동운주불수) :
寒溪無響草莖柔(한계무향초경유) :
人間六月多忙熱(인간육월다망열) :
誰信山中枕碧流(수신산중침벽류) :
하늘가 붉은 구름 낮에도 걷히지 않고
차가운 개울물 소리 없고 풀줄기는 부드럽네
인간세상 유월은 바쁘고도 무더우니
산 속에서 푸른 물 베개한 줄을 누가 믿어줄까
水落山聖殿庵
山中伐木響丁丁(산중벌목향정정) :
處處幽禽弄晩晴(처처유금농만청) :
碁罷溪翁歸去後(기파계옹귀거후) :
綠陰移案讀黃庭(녹음이안독황정) :
산속에 나무치는 소리 정정거리고
곳곳에 깊숙한 산새는 늦어 갠 날을 노래한다
바둑을 마친 개울가 늙은이 돌아간 뒤
푸른 그늘에 책상을 옮기고 황정경을 읽는다
무제 1無題
石泉凍合竹扉關(석천동합죽비관) :
剩得深閑事事閑(잉득심한사사한) :
簷影入窓初出定(첨영입창초출정) :
時聞霽雪落松閑(시문제설낙송한) :
바위샘물 얼어붙고 합죽선 닫아걸고
마음의 한가함 얻으니 일마다 한가롭다
처마 그림자 창에 들자 비로소 선정에서 나와
가끔씩 소나무 사이에서 눈 떨어지는 소리 듣는다
무제 2無題
不湏偸得未央丸(불회투득미앙환) :
境靜偏知我自閑(경정편지아자한) :
命僕竹筒連野澗(명복죽통연야간) :
一條飛玉細珊瑚(일조비옥세산호) :
구태어 미앙환을 탐낼 필요 없느니(湏흐믈흐믈할회)
경계가 고요하여 내가 편안함을 조금 알겠도다
하인에게 대통을 들판 개울에 이어 놓게하니
한 줄기 나는 옥같은 물방울이 산호처럼 고아라
무제 3無題
十錢新買小魚船(십전신매소어선) :
搖棹歸來水竹邊(요도귀래수죽변) :
占得江湖風雨夢(점득강호풍우몽) :
箇中淸興與誰傳(개중청흥여수전) :
십전 들여 작은 고깃배 사서
노 저어 수죽가로 돌아왔도다
강호의 바람과 풍우의 꿈을 얻으니
그 속에 맑은 흥취 누구에게 전해줄까
1書金鰲新話後
矮屋靑氈暖有餘(왜옥청전난유여) :
滿窓梅影月明初(만창매영월명초) :
挑燈永夜焚香坐(도등영야분향좌) :
閑著人間不見書(한저인간불견서) :
작은 집에 푸른 담요엔 따스한 기운 넉넉하고
매화 그림자 창에 가득하고 달이 처음 밝아온다
기나긴 밤을 등불 돋우고 향 사르고 앉으니
한가히 세상에서 보지 못한 글을 짓고 있노라
2書金鰲新話後
玉堂揮翰已無心 (옥당휘한이무심) :
端坐松窓夜正深 (단좌송창야정심) :
香鑵銅甁烏几靜 (향관동병오궤정) :
風流奇話細搜尋 (풍류기화세수심) :
옥당에서 글짓는 것은 이미 마음에 없고
소나무 창에 단정히 앉으니 깊은 밤이라
향관과 동병과 오궤는 고요하기만 한데
풍루스런 기이한 이야기 자세히 찾아본다
雪覆蘆花설복노화
滿江明月照平沙 (만강명월조평사) :
裝點漁村八九家 (장점어촌팔구가) :
更有一般淸絶態 (갱유일반청절태) :
暟暟白雪覆蘆花 (개개백설복노화) :
강에 가득한 밝은 달빛 모래벌을 비추고
어촌 열 아홉 가구를 환하게 장식하는구나
다시 하나의 맑고도 뛰어난 자태 있으니
차갑게도 흰 눈이 갈대꽃을 눌러 덮었구나(개비출 개)
夢中作 (몽중작)
一間茅屋雨蕭蕭 (일간모옥우소소) :
春半如秋意寂廖 (춘반여추의적료) :
俗客不來山鳥語 (속객불래산조어) :
箇中淸味倩誰描 (개중청미천수묘) :
한 칸 초가에 우수수 비 내리니
봄이 한참인데도 가을처럼 마음이 적료하다
세상 손님 오지 않고 산새만 지저귀는데
그 중에 맑은 맛은 누구에게 부탁하여 그려낼까
* 月色 (월색)
長空月色正嬋娟 (장공월색정선연) :
欹枕夜凉人未眠 (의침야량인미면) :
何處斷腸江上笛 (하처단장강상적) :
一聲吹破碧雲天 (일성취파벽운천) :
높은 하늘에 달빛이 고와
싸늘한 밤, 베개 베고 누워도 잠은 오지 않네
어디선가 애끊는 강 위의 피리소리
한 곡조 피리소리 푸른 하늘 구름을 흩어버린다
晝意 (주의)
庭花陰轉日如年(정화음전일여년) :
一枕淸風直萬錢(일침청풍치만전) :
人世幾回芭鹿夢(인세기회파록몽) :
想應終不到林川(상응종부도임천) :
뜰에 핀 꽃 그늘 돌아 하루가 일년 같은데
베개로 불어드는 맑은 바람 만금의 값나가네
사람은 몇 번이나 득실을 헤아리는 꿈을 꾸는가
그러나 생각은 끝내 자연의 삶에 이르지 못하리라
月夜偶題
滿庭秋月白森森 (만정추월백삼삼) :
人靜孤燈夜已深 (인정고등야이심) :
風淡霜淸不成夢 (풍담상청불성몽) :
紙窓簾影動禪心 (지창염영동선심) :
뜰에 가득한 가을달 흰빛 창창하고
외로운 불빛, 사람은 말이 없고 밤은 깊어간다
살랑거리는 바람, 맑은 서리에 잠은 오지 않고
종이 창의 발 그림자에 부처마음 이는구나
中秋夜新月-1
半輪新月上林梢 (반륜신월상림초) :
山寺昏鐘第一鼓 (산사혼종제일고) :
淸影漸移風露下 (청영점이풍로하) :
一庭凉氣透窓凹 (일정량기투창요) :
둥그레한 초승달 나무가지 끝에 뜨면
산사의 저녁종이 처음으로 울려온다
맑은 그림자 옮아오고 바람과 이슬이 내리는데
온 뜰에 서늘한 기운 창틈을 스며든다
中秋夜新月-2
白露溥溥秋月娟 (백로부부추월연) :
夜虫喞喞近床前 (야충즐즐근상전) :
如何撼我閒田地 (여하감아한전지) :
起讀九辯詞一篇 (기독구변사일편) :
흰 이슬 방울지고 가을달빛 고운데
밤 벌레소리 시꺼럽게 침상에 앞에 들려오네(喞두근거릴 즐)
나의 한가한 마음 흔들어 놓으니 나는 어찌하랴
일어나 구변의 노래 한 편을 읽고있도다
久雨 (구우)
茅簷連日雨 (모첨연일우) :
且喜滴庭際 (차희적정제) :
底事消淸晝 (저사소청주) :
窮愁著隱書 (궁수저은서) :
초가에 연일 비 내려
처마에 물방울지니 우선은 기쁘구나
무슨 숨겨진 일로 깨끗한 하루 보낼꺼나
궁색하고 근심스러우니 은서나 지어볼리라
疏雨 (소우)
疏雨蕭蕭閉院門 (소우소소폐원문) :
野棠花落擁籬根 (야당화락옹리근) :
無端一夜芝莖長 (무단일야지경장) :
溪上淸風屬綺園 (계상청풍속기원) :
소슬한 가랑비에 문을 닫고
해당화 뜰어져 울타리밑에 쌓였구나
까닭없이 밤새도록 지초 줄기 자라나
개울 위로 불어오는 맑은 바람 기원과 같아라
春遊山寺
春風偶入新耘寺 (춘풍우입신운사) :
房閉僧無苔滿庭 (방폐승무태만정) :
林鳥亦知遊客意 (임조역지유객의) :
隔花啼送兩二聲 (격화제송양이성) :
봄바람 불어 우연히 신운사에 들러보니
스님도 없는 승방, 뜰에 이끼만 가득하다
숲 속의 새들도 나그네 마음 알고
꽃 넘어 저곳, 새는 두세 울음 울어 보내네
水波嶺 (수파령)
小巘周遭水亂回 (소헌주조수난회) :
千章喬木蔭巖隈 (천장교목음암외) :
山深不見人蹤迹 (산심불견인종적) :
幽鳥孤猿時往來 (유조고원시왕래) :
작은 봉우리를 둘러 물이 어지러이 휘돌고
일천 그루 높은 나무 바위 가에 그늘지운다
산 깊어 사람의 자취 보이지 않고
깊은 산에 외로운 원숭이만 때때로 오고간다
雨中書懷(회)
滿溪風浪夜來多 (만계풍랑야래다) :
茅屋蓬扉奈若何 (모옥봉비내약하) :
亂滴小簷聲可數 (난적소첨성가수) :
塊然身在碧雲窩 (괴연신재벽운와) :
개울 가득한 풍랑 밤새 많아지니
초가집 사립문은 어찌 해야하는가
처마에 떨어지는 빗소리 헤아릴 수도 있으니
외롭도다, 이내 몸은 푸른 구름 속에 있는듯하여라
雪曉(설효)-1
滿庭雪色白暟暟 (만정설색백개개) :
瓊樹銀花次第開 (경수은화차제개) :
向曉推窓頻著眼 (향효추창빈저안) :
千峰秀處玉崔嵬 (천봉수처옥최외) :
뜰에 가득한 눈빛은 희고 아름다워라
옥나무 은빛 눈꽃이 차례로 피어나는구나
새벽 되어 창문 열고 자주 눈을 돌리니
일천 봉우리 빼어난 곳에 옥이 높게도 쌓였구나
* 雪曉(설효)-2
我似袁安臥雪時 (아사원안와설시) :
小庭慵掃捲簾遲 (소정용소권렴지) :
晩來風日茅簷暖 (만래풍일모첨난) :
閒看前山落粉枝 (한간전산락분지)
내가 원안처럼, 눈에 누워있어
조그마한 뜰도 쓸기 싫고, 발마저 늦게 걷는다
늦어 부는 바람과 해, 초가집 처마 따뜻해져
한가히 앞산을 보니 나무가지에서 떡가루가 떨어진다
*雪曉 (설효)-3
東籬金菊褪寒枝 (동리금국퇴한지) :
霜襯千枝个个垂 (상친천지개개수) :
想得夜來重壓雪 (상득야래중압설) :
從今不入和陶詩 (종금불입화도시) :
동쪽 울타리에 금국화의 퇴색된 울타리
서리 내의 천 가지에 하나하나 널어 놓았다
생각건데, 밤동안에 무겁게 눌린 눈
이제부터 도연명의 화운시에도 들지 못한다.
褪= 바랠퇴. 친= (옷의변+親)=속옷친. 垂=드리울수 )
* 陶店( 도점)
兒打蜻蜓翁掇籬 (아타청정옹철리) :
小溪春水浴鸕鶿 (소계춘수욕로자) :
靑山斷處歸程遠 (청산단처귀정원) :
橫擔烏藤一个枝 (횡담오등일개지) :
아이는 잠자리 잡고, 노인은 울타리 고치는데
작은 개울 흐르는 봄물에 가마우지 멱을 감는다
청산 끊어진 곳에서, 돌아 갈 길은 아득한데
검은 등나무 덩굴 한 가지가 비스듬히 메어있다.
(蜻=잠자리청. 귀뜨라미청. 蜓==꼬추잠자리정. 도마뱀전)
(鸕=가마우지로, 鶿=가마우지자 綴=꾀맬철. 籬= 울타리리. 擔=맬담. 藤=등나무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