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경제의 경계선에서 「리딩으로 리드하라」가 주는 시사점
서영석
한국평생사회교육개발원 이사장
지난 달, 현대경제연구원은「한국의 창조경제 역량지수 개발과 평가」라는 보고서를 통해, 이른 바 “창조경제 역량지수”를 공개했다. 이 창조경제 역량지수라는 개념은, OECD 회원국들의 인적자본·혁신자본·정보통신기술(ICT)자본·문화자본·사회적 자본 등 5개 분야의 46개 항목을 수치화해 산출한 것인데, 우리나라는 31개 회원국 가운데 20위에 그쳤다는 것이 이 보고서의 주요 골자였다.
한강의 기적이라는 전대미문의 경제성장을 이뤄낸 "Fast Follower(추격국가)" 대한민국이, 왜 2013년 현재, 전 세계를 리드하는 "First Mover(선도국자)" 국가들의 창조경제라는 개념 앞에 골몰하고 있는 것일까? 반 세기동안 추격국가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 해왔던 대한민국과 선도국가 사이에는, 창조경제라는 개념을 경계로 한 본질적인 차이가 있지 않을까?
이러한 스스로의 물음(自問)에 대답키(自答)위해, 문예인으로서, 교원으로서 인문학적 소양의 중요성을 체득하고, 저술가로서의 새 삶을 살아 온 이지성의 ⌜리딩으로 리드하라⌟를 읽고 소개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하에서는, 본서(本書)의 독서평을 두 가지로 나눠 기술하고자 한다.
첫 번째로, 이 책의 독자는 “인문학적 소양의 중요성”이라는 문제의식을 지속적으로 상기하면서 읽을 필요가 있다.
이 책은, 「1장. 개인, 가문, 나라의 운명을 바꾸는 인문고전 독서의 힘, 2장. 리더의 교육 팔로어의 교육, 3장. 자본주의 시스템의 승자가 되는 법, 4장. 인생경영, 인문고전으로 리드하라, 5장. 인문고전 세계를 여행하는 초보자를 위한 안내서, 6장. 세상을 지배하는 0.1퍼센트 천재들의 인문고전 독서법」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를 체계적으로 접근해 보자면 세 부분으로 일별할 수 있는데, 1장은 일종의 도입과 문제의식으로서 인문학적 소양과 인문고전독서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고, 2장부터 4장까지 인문학적 소양을 습득한 리더들의 사례를 교육·경제체제·인생관 등의 공통된 주제로 엮어 소개하고 있으며, 5장부터 6장까지는 인문학적 소양을 갖추기 위한 일종의 독서방법론을 제시하고 있다.
그런데 무엇보다 본서의 특징이, 빠른 호흡을 통한 지루하지 않은 내용전개 및 풍부한 사례 소개에 있는 만큼, 독자의 입장에서는 1장부터 6장에 이르기까지 일관하여 흐르고 있는 “인문학적 소양의 중요성”이라는 이 책만의 뚜렷한 주관을 잊지 않도록 주의해야 할 것이다.
두 번째로, 고전의 독서 그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고전을 읽는 이유, 즉 왜 고전을 읽어야 하는지가 중요하다.
다시 말해 (수동적인 추격자)Fast Follower와 (능동적인 리더)First Mover의 본질적 차이는 “지식(Knowledge)의 유무”가 아닌 “창의성(Creativity)의 유무”에 있으며, 이러한 창의성을 계발하고 발휘하기 위한 유용한 도구가, 고전독서를 통해 함양된 인문학적 소양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이 책에서는, 오랜 시간동안 읽힌 고전을 독서하는 것이 저자의 통찰력과 비범한 지식을 과외 받거나 대화하는 것과 같다고 적고 있으며, 인문학 고전의 효용에 대해서는 독서평을 적는 필자 또한 십분 동의하는 바이다.
하지만, 영국 공리주의 사상가였던 존 스튜어트 밀(J.S.Mill)과, 최연소 박사학위 수여자로 기네스북에 기록된 독일의 목사 카를 비테(K.Witte)의 사례를 통해 천재(Genius)가 되는 첩경이 곧 고전독서라는 식으로 소개한 점, 그리고 인문학 서적을 읽은 세계일류기업 CEO의 예를 통해 고전독서가 마치 자본주의 사회의 열쇠인양 오해하게 만드는 점, 심지어는 공립교육과 사립교육을 피지배계급과 지배계급의 교육으로 개념화하여 인문학교육이 지배계급의 전유물인양 설시하고 있는 점은 독자로서 비판적으로 읽어볼만 한 대목이다. 물론 빠른 시간 내에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켜야 하는 대중서적인 만큼, 자극적인 비약이 양념처럼 가미된 것임을 독자들도 익히 알고 있겠지만 말이다.
위에 적은 바와 같이, 「리딩으로 리드하라」는 책은, 체계와 흐름 그리고 기술방법의 측면에서 (형식적·실질적으로)주의를 기울여가며 읽어야 하는 교양서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소개하게 된 이유는, Fast Follower와 First Mover, 추격국가와 선도국가, 과거의 대한민국과 미래의 대한민국을 가르는 명확한 경계선으로 창조경제라는 전환개념이 정립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창조경제라는 전환점(Turning Point)에서 골몰할 수밖에 없는 대한민국사회의 고질적인 병폐가 창의력 부족 때문이라는 점을 시사하고 있으며, 새로운 지식과 가치를 창조하는 유용한 도구로서 고전읽기를 추천하고 있다.
창조경제의 경계선에서 「리딩으로 리드하라」가 주는 시사점이 이리도 각별하다는 측면에서, 대한민국의 미래가치와 자녀의 미래를 위해 고민해왔던 시민 여러분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설사 우리사회에 대한 거시적 안목 때문이 아니더라도, 인문학적 소양의 필요성을 글로써 잘 담아낸 것은 물론이요 고전독서방법에 대한 제언까지 상세히 마련해 놓았다는 측면에서, 고전독서를 위한 입문서(入門書)로서도 손색이 없다는 점 또한 덧붙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