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2학년 무렵 생긴 백반증은 지금도 저와 함께합니다.
백반증이 작았을때는 몰랐지만, 어느정도 유관상 표시가 났을때부터, 뭐라고 해야할까... 콤플렉스가 시작됐습니다.
20대 초반 한참 사람만나고 할때, 괜시리 처음보는 사람이 '나를 이상하게 보지는 않을까'라고 생각하며 스스로 위축됐습니다. 특히나 이성앞에서는 동성인 남자들을 상대할때 보다 훨씬 더 위축됐습니다.
그래도 지금은 백반증이 뭐 대수냐고 여기며 전혀 신경쓰지 말라는 좋은 아내를 만나서 잘 살고 있습니다.
20대 만큼은 아니지만 지금도 저는 백반증으로 인해 처음 사람을 만날때 좀 위축돼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리고 저의 백반증에 대해 물어보는 사람들께 처음에 항상 "백반증은 전염이 되거나 백반증으로 인해 통증이 있는 질병이 아닙니다"라고 설명을 시작합니다.
백반증을 가진 분들은 아마도 제 마음을 이해하실거라 생각합니다.
아, 그리고 머리 깍으러 갈때도 새로운 미장원을 가기가 매우 꺼려집니다. 목 뒤에 백반증이 많아서 미용사가 처음에 저를 보고 이상하게 보지 않을까 하는 염려가 매우 큼니다. 그래서 가급적이면 기존에 다니던 미장원을 갑니다. 그런데 제가 다니는 미장원이 머리를 제가 원하는데로 잘 못깎습니다. 그래도 저는 기존에 다니는 미장원을 갑니다. 새로운 미장원을 가는 부담이 크기 때문입니다.
시간이 지나고 나이를 먹어가면서 이전보다는 컴플렉스가 덜해졌지만 그래도 여전히 컴플렉스는 존재합니다. 완전히 극복하지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백반증은 컴플렉스이기도 하면서 어떻게 보면 저와 인생을 같이한 친구이기도 한것 같습니다. 백반증으로 인해 조금이나마 몸관리에 더 신경을 쓰는 것 같습니다. 나쁜음식 안 먹으려 노력하고, 조금이라도 더 꾸준히 운동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저의 평생 건강관리 매니저이기도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