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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들어가며
이 글에서 나는 평범한 한 사람의 수험기를 쓰고 있다. 그리고 이 수험기의 주제는 꿈과 열정이다. 내가 꿈꾸었던 것과 그 꿈을 쫓아온 나의 열정을 여러분들과 나누고자 한다. 누구보다 빨리 그리고 누구보다 많이 시행착오를 하자. 꿈은 실패를 통해 더욱 가까워진다. 그러니 꿈을 꾸었고 꿈을 쫓아가기로 했다면 두려움은 벗어버리자. 이제 우리에게 남은 일은 열정을 가지고 앞으로 나가는 것이다.
Ⅱ. 대학생활
1. 꿈, 꾸기(2001년)
군복무시절 분대장교육훈련소에서 배식을 하면서 외교관이 되겠다고 마음먹었다. 우리조는 되도록 공평하게 배식을 했는데, 이를 보고 동료 훈련병들이 고마워했다. 난 한국의 외교관으로서 우리나라의 소중한 자원을 국제사회에 효율적으로 배분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꿈, 그것은 국가의 변화를 통한 세계의 변화 그리고 존경받는 대한민국 만들기이다.
2. 꿈, 키우기(2002년~2006)
제대하고 2학년으로 복학하면서 정치외교학과로 전과를 했다.(하지만 외시 공부하는데 어떤 과인가는 크게 상관이 없음) 적극적인 성격이었던 난, 다양한 교내외 행사에 참석할 기회를 비교적 쉽게 얻을 수 있었다. 과내 동북아연구회 활동, 2002년 대학생모의유엔대회, 2004년 제주에서 열린 아시아개발은행 연차총회, 육군사관학교에서 있었던 대학생안보토론대회, 2006년 유니세프 한국위원회가 주최한 글로벌세션 그리고 항상 이러한 시간들의 밑바탕이 되었던 아름다운 제주의 자연, 이 모든 것들이 나에게 외교관이 될 수 있다는 뜨거운 동기를 주었다.
2. 꿈, 기초다지기
1) 언어
먼저 영어와 중국어를 하기로 마음먹었다. 영어는 갓 제대하고 나서 토익이 500점이 안 되었고, 중국어는 1학년 때 수업 몇 개 들은 것이 전부였다. 공부 방식을 간추리자면 다음과 같다 ⅰ)외국어교육관 수업 등 교내 수업을 적극 활용하였다. ⅱ)1년간 중국(2개월) 영국(10개월)에 어학연수를 갔었는데 귀는 좀 열렸지만 외시공부와는 거리가 좀 있었다. 다만 외국 땅에서 아르바이트도 했고 그렇게 번 돈으로 유럽여행도 하면서 시각을 넓힐 수 있었다. ⅲ)공부 방식은 조금 하더라도 가능한 한 꾸준히 하자.
2) 2차 논문과목
국제정치학, 경제학, 국제법은 정말 낯선 과목이었다. ⅰ)관련 수업은 찾아 들었다. 그 당시 한국사가 일차과목이어서 한국사 수업까지 들었고, 4학년 때는 국제법 논문과목을 듣기도 했다. ⅱ)수업진도가 늦었기 때문에 스스로 학습하는 능동적 습관을 기르기 위해 힘썼다. 어떤 과목이든 기존 실력이 어느 정도냐의 문제보다는 내가 얼마나 노력을 하는가가 중요하다는 마음가짐으로 수업에 임했다. 예외도 없지는 않았지만, 노력은 대체로 좋은 학점을 낳았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기초만이라도 단단히 닦아 놓은 것이 큰 도움이 되었다.
3) 3차 과목 : 두려움
어쩔 수 없는 게 딱 하나 있었다. 그것은 ‘해도 될까’라는 두려움이었다. 내가 과연? 이라는 생각, 학창시절 1차 시험 한 번 보지 못한 것도 모종의 두려움 때문이었다. 반드시 모든 것을 걸고 뛰어들기 전에 극복해야만 했다. 그래서 국립대간 교류수학 프로그램을 통해 4학년 때 일 년 동안 서울대학교에서 수학하였다.
“과연 내가 할 수 있을까? 친구도 없고 외시공부를 같이 하는 동료도 없고, 내가 서울대생들과 경쟁상대나 될까?” 이런 생각들로 서울에서의 한 학기 동안 외시를 포기할까 수도 없이 생각했다. 외시는 둘째치고라도 자신감은 갖고 싶었다. 그리고 난 최선을 다했다. 1년 동안 학점이 나쁘지 않았고, 4학년 여름방학 때 반드시 이 길을 가겠다고 결심하고 외시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Ⅲ. 신림동생활
1. 생활내역
ⅰ)자금 : 우선 용돈을 부모님께 평균 70만 원 정도 타서 썼다. 여기서 15만원은 고시원 방세로, 다시 15만 원 정도 고시식당 월식대로, 10만 원 정도가 독서실비로 그리고 나머지 30만원은 강의를 듣는 경우에는 학원비로 안 듣게 되는 경우에는 강의를 듣기 위해 모아두거나 휴대폰 요금, 월드비전 기부 등에 썼다. (참고로 고시원에서는 소리를 크게 낼 수 없었고, 원래 집에서 공부하는 성격이 아니었기 때문에 주로 독서실에서 공부를 했다.)
ⅲ)스트레스: 스트레스는 땀을 흘리면서 풀었다. 주로 농구나 달리기를 하였다. 특히 달리다 보면 흐르는 땀과 함께 생각의 찌든 때도 같이 정리되어 차분한 마음을 갖는데 도움이 되었다. 가끔씩은 술자리에 참여하기도 하였지만 그 다음날의 일정에는 어떠한 지장도 주지 않도록 절제하였다.
2. 학원 종합반
종합반을 2006년 기본강의부터 2007년 3순환까지 1년 동안 다녔다. 종합반을 통해 얻은 장점은 다음과 같다. ⅰ)열정과 체력이 있다면 모든 강의를 맛볼 수 있어 외시의 윤곽을 잡을 수 있다. ⅱ)친구를 사귀기 쉬워 서로 의지가 되고, 스터디 결성이 용이하다. ⅲ)필요시 학원을 이용할 수 있다(자료, 복사 등). 한편, 단점을 들자면 ⅰ)수업에 결석을 하거나 지각을 하면서 낙오하기 시작하면 극복하기 어렵다. ⅱ)시간이 모자라므로 기초가 없거나 자기관리에 약하다면 중도 포기하기 쉽다. ⅲ)또한 인간관계가 어긋날 수도 있다.
종합반 학생 중 1/2은 1년이 못되어 포기한다. 그리고 나머지 중 1/2도 2년 만에 포기한다. 결국 1/4정도가 남고 그중에 끝까지 남는 반 정도가 붙는 것 같다. 중도포기가 6/8이상, 1/8은 적성이 안 맞고, 1/8은 합격하게 된다. 중도포기하지 않는 방법은 두 가지다. 자신과 시험에 대해 제대로 알든가, 아니면 모르더라도 열정을 갖고 무식하게 돌진하던가 둘 중 하나다. 나는 전자와 후자가 조금씩 섞인 유형에 속한다. 기본강의부터 3순환까지 전 과목을 모두 따라갔는데 학교수업을 통해 닦은 기초가 많은 도움이 되었다.
3. 스터디
2년차 및 3년차에는 답안쓰기 위주의 스터디를 많이 활용하였다. 활용하기에 따라 효율적이고 무엇보다 금전적 비용이 적다. 유형 또한 답안쓰기, 논문요약, 토론, 언어 학습 등 다양하다. 다만 스터디와 학원 강의를 동시에 할 경우 시간 및 체력적으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조언하자면, 스터디는 구성원이 가장 중요하고, 구성원의 경우 실력보다는 성실함과 열정적인 사람이 가장 좋다고 본다. 물론 인간관계도 유연해야하며, 약속은 철저히 지켜야 한다. 수업이나 신림동 생활을 통해 바른생활‘인’들을 미리 알고 지내자. 스터디는 학원 강의와 적절히 연계하거나 필요할 경우에 한해 효율적으로 이용하면 좋을 듯하다.
4. 강의
1년차 때는 강의를 거의 다 들었고, 2`3년차에는 선생님을 다양하게 선택해 필요한 것만 조금씩 들었다. 개인적으로 모든 선생님들이 장단점이 있다고 생각하며, 강의 자체보다는 자신의 능동적 태도가 중요하다고 본다. 따라서 교과서와 기출문제를 중심으로 하면서 강의 내용을 스스로 재정리하면서 듣는 습관이 중요하다. 강의가 처음이거나 강의에 버거움을 느낀다면, 예`복습을 가능한 한 철저히 하고 경중을 가려 중요한 것 위주로 강의를 따라감으로써 진도가 밀리지 않게 하는 것이 좋다. 이 경우 스터디는 자제하는 것이 시간확보에 유리하다.
5. 시간관리
고시를 시작하면서 ‘세븐-일레븐’이라는 법칙을 들었다. 즉 일곱 시에 독서실에 등교해서 저녁 11시에 하교할 정도로 공부시간을 확보한다는 법칙이다. 고시식당이 7시에 문을 열었으므로 나는 에잇-일레븐 습관을 갖기 위해 노력했다. 이 경우 중간에 식사시간 2시간을 빼면 13시간이 나온다. 종합반 시절에는 언어에 3시간여, 2차 과목 2개에 각각 1시간 반씩 세 시간 수업 4시간 예`복습에 두세 시간을 투입해서 꾸준히 했다. 일요일의 경우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여유를 가지고 밀린 공부를 하였다.
매일계획과 주 단위 계획 그리고 강의에 맞춰 월간계획 등을 짰으며, 물론 매일계획은 구체적으로, 월간 및 순환계획은 목표설정정도로 짰다. 단, 계획은 실현가능한 목표와 기간을 중심으로 짰고, 계획기간 종료 후에는 반드시 검토하였다.
Ⅳ. 학습방법
1. ‘나’의 학습법
학습방법은 정해진 것이 없다. 자기만의 학습법을 개발하길 바란다. 방향만 틀리지 않으면 된다. 강의의 기본내용, 교과서 그리고 시사이슈 및 기본 논문 중심으로 스스로 정리, 고민, 학습하는 법을 만들어가자. 아래에서는 개인적인 나의 학습법을 제시한다.
ⅰ)삼공정리법, 삼공정리법은 2년 가까이 썼는데 이는 삼공 파일철을 사서 나만의 노트를 만들어 붙이고, 줄이고, 표현을 다듬으면서 지속적으로 관련 자료를 업데이트해나가는 것을 말한다. 특히 2차 과목은 사회과학이므로 자신의 생각이 논거와 이론에 기초해 표출되어야 한다. 또한 승부는 답안지에서 나기 때문에 삼공에 쓰면서 스스로 생각하고 고민하고 논리적 목차잡기를 하면 도움이 많이 된다. 우선 기본서를 근간으로 삼공정리를 하고, 이후 강의나 기타자료 및 중요문제를 삼공에 정리하여 핵심내용과 중요 문제를 서로 유기적으로 연계하려고 노력하자.
ⅱ)살빼기, 살빼기는 시험에 영 나오지 않을 듯한 어려운 글이나 지엽적인 것을 연필로 엑스 표시하여 반복해서 보는 것을 피하고 효율을 살리는 방법이다. 외교사 교과서의 경우 1/3로, 국제법 교과서의 경우 3/5정도로 줄일 수 있다. 또한 학원의 강의교재도 살빼기를 통해 핵심만 삼공에 옮기고는 하였다. 다만 줄인데서 시험에 나오면 큰일이므로, 기본서 등을 잘 이해한 후에 살빼기를 하기를 권한다. 장점은 기본적인 핵심에 집중하게 해준다는 점이다. 공부를 계속하다보면 쌓여가는 자료로 인해 버거움을 느끼고는 하는데 이럴 때 살빼기를 통해 자료를 중요도순으로 구분해 정리하고 버리는 것이 도움이 된다.
ⅲ)서브, 서브는 삼공에서 나온다. 삼공정리법을 쓰다보면 처음에는 자료 자체를 요약 정리하는 데에 힘이 들고, 중간쯤에는 여러 예상문제와 그에 따른 모범답안이 중복되는 등의 이유로 분량이 많아져 힘이 든다. 이런 고통을 공부한다는 셈치고 열심히 자기의 삼공을 만들면 나중에 압축할 수 있게 된다. 압축할 때에 예상문제는 오려내어 문제만 별도의 문제풀로 떼어내고 중복을 최소화하여 문제대응 가능한 핵심만을 서브로 만들어 보자. 나의 경우, 서브는 과목별로 최종 50여장의 비교적 작은 글씨로 정리된 삼공을 지칭한다. 이는 키워드와 목차 등 엑기스로 압축된 그야말로 서브이다. 2차 시험장에 가기 전에 1~2회독 할 수 있을 정도의 분량으로 압축한다.
ⅳ)참고, 삼공을 통한 서브는 정리방식의 하나이다. 주위의 합격생을 보면 교과서 단권화나 시중 학원교재 단권화를 이용하는 이들도 많다. 자신의 성격에 맞춰 취사선택하기를 바란다. 삼공서브는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들지만 잘 활용하면 실력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본다. 한편, 1차 및 면접관련 학습방법은 다음을 참조하기를 바란다.(http://cafe.daum.net/diplomatfriends)
2. 영어
ⅰ)합격수준과 자료: 작문의 경우 코리아헤럴드 “영어”만으로도 충분하다. 독해의 경우는 좀 더 어려운데 학원자료를 잘 활용하면 될 듯하다. 나의 경우 이코노미스트지는 읽다가 포기했고, 코리아헤럴드나 인터네셔널 헤럴드 트리뷴은 시험에 나올듯하고 쉽고 괜찮은 표현 위주로 읽었다. 그리고 그 중에 한 꼭지 정도 스크랩하여 정리했다. 이 외에도 수업자료와 문법책(단어집은 거의 안 보았음)을 참조했다.
ⅱ)영자지 이용방법: 기출을 보면 보통 영어권 자료를 한글로 번역해서 작문시험을 낸다. 즉 출처가 영자지이다. 이에 영자신문의 표현을 중심으로 학습했고, 좋은 글은 스스로 한글로 번역한 후 다시 영작을 하고 원문과 맞춰보았다. 이를 통해 영한독해, 한영작문 등을 동시에 하는 습관을 들였다. 정영한 자료 포함하여 20개 정도의 글을 스크랩하여 갖고 있으면서 영한 또는 한영으로 직접해보고 나서 익숙해지면 버리고 새로운 글로 업데이트했다. 물론 시험출제 가능한 선에서 스크랩하였다.
ⅲ)정리방법: 상기 자료를 중심으로 비닐 파일철에 보관하여 수시로 꺼내서 해보고 부족하면 집어놓고 다시 또 해보고 반복 학습하였다. 한편 삼공정리법을 이용하여 주제 및 이슈별로 핵심 단어 구문을 꾸준히 업데이트 정리하였다. 2차 시험이 임박하면 이러한 이슈별 정리가 많은 도움이 된다. 한 눈에 한 이슈의 핵심 단어와 표현 및 구문이 들어오도록 꾸준히 업데이트하자. 매일 평균 2시간정도는 꾸준히 하려고 했다.(수업기간은 제외)
3. 중국어
ⅰ)합격수준과 자료: 난이도가 일정하지 않아 열심히 기본을 중심으로 공부하여야 한다. 중요한 술목구조 등 함께 쓰이는 구문 위주로 암기할 필요가 있다. 개인적으로는 수업자료와 인터넷 인민일보, 시중 중국어 교재 등을 활용하였다. 요즈음에는 시중교재 중 좋은 책들이 많이 나와 있으므로 잘 이용하기 바란다.
ⅱ)학습방법: 상기 영어와 비슷한 학습 정리하였다. 다만 배점을 고려하여 1시간여정도로 영어보다는 적게 공부하였다. 또한 중국어 선생님이 그 당시 예쁜 여선생님이었는데, 성격이 좋으셔서 재미있고 신나게 공부했던 것 같다. 이렇게 수업을 통해 작은 즐거움을 찾으며 꾸준히 하였다.
4. 경제학
ⅰ)학습방법: 우선 기본서를 철저히 이해함으로써 기초를 튼튼히 하고 학원 강의를 쭉 한 번 따라갈 것을 권한다. 경제학의 경우 책은 조금 쉬운 것 같은데 학원 문제 등이 어렵다는 이야기를 가끔 듣는다. 이 경우 기본서와 관련 장의 문제를 서로 연계하여 생각하는 버릇을 들이는 것이 좋다. 정의, 수식, 그래프 그리고 문제의 함의(출제의도)를 항상 생각해두자.
5. 국제법
ⅰ)학습방법: 김대순저 국제법 기본서와 조약집 등을 중심으로 학습했고, 학원 선생님의 수업은 골고루 전부 한번 이상은 들어보았다. 기출 추세로 보건데, 기본서 및 조약 그리고 판례가 중요하다고 본다. 항상 이 세 가지를 유기적으로 적용할 수 있어야 하므로 정리할 때도 이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국제법은 엉덩이를 의자에 붙인 시간만큼 점수가 나오므로 노력파는 열심히 하기를 권한다.
ⅱ)정리방법: 삼공정리법을 활용하고, 국제법의 경우 양이 많으므로 서브를 할지 단권화를 할지 잘 선택하여야 한다. 물론 중요한 것은 어쨌거나 실력이겠지만 말이다.
6. 국제정치학
ⅰ)학습방법: 시사성이 강하므로 논문, 신문, 관련 사이트 등을 잘 활용하여야한다. 또한 논리력이 대단히 중요한 과목이므로 목차 작성 시 시간을 두고 자기만의 고민을 치열하게 해둘 필요가 있다. 이론 및 학자 등은 기초적으로 잘 숙지하고 언제나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시간대비 성적이 그다지 뚜렷하게 주어지는 것이 아니므로 막판에는 약간 무게감을 경제학이나 국제법에 두는 것이 좋다고 본다.
ⅱ)정리방법: 삼공정리법을 활용하길 바란다. 항상 출제가능선의 문제와 배점 등을 고려하여 군더더기 없이 서술해야한다. 그리고 삼공정리를 최종적으로 압축하더라도, 배점이 작게 나오든 크게 나오든 다 쓸 수 있도록 대비하기를 바란다. 늘리거나 줄이는 것도 실력이다.
Ⅴ. 에피소드
1. 1차 시험 3연속 낙방
지금에서야 깨달은 것이지만, 겸손이 갖춰진 열정이 더 빠른 합격을 낳는다. 본격적으로 외시를 시작하면서 열정과 자신감이 지나쳐 1차를 경시했고, 결국 내리 세 번 1차를 떨어졌다. 2008년 겸손한 마음으로 나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처음부터 다시 1차에 모든 정성을 쏟고 나서야 다행히 올해 1,2,3차를 붙게 되었다. 겸손은 나의 현 위치를 있는 그대로 보여 줌으로써 내가 해야 할 것을 제대로 짚어주었다.
2. 고시식당 알바
한 번도 2차에 가보지 못해 낙망했던 2008년도 여름에 고시식당 아르바이트를 하였다. 폐지를 모으시는 할아버지를 보고 나서였다. 사지 멀쩡한 29살의 청년이 일도 안하고 있고 부모님은 이런 날 위해 뼈 빠지게 고생하고 계신다는 생각이 들었다. 4개월간의 설거지는 시험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내 마음가짐이 문제라는 점을 분명히 일깨워주었다.
3. 상부상조
고시를 하면서 경쟁한다는 생각보다는 함께 간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적어도 나와 함께 스터디를 한 사람들은 함께 붙는다는 생각으로 공부를 하였고 자료를 공유했다. 물론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지금은 합격한 좋은 동료들에게 감사하며, 또 다른 길을 택한 멋진 친구들에게도 응원의 마음을 전한다. 좋은 외시친구들이 있었기에 오늘의 내가 있었음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Ⅵ. 나오며 : 후회 없는 삶
꿈으로 시작했다. 그리고 난 내 작은 몸뚱아리 그리고 열정과 겸손을 믿었다. 그 결과가 무엇이든, 이것들이 나를 배반하지 않는다고 믿는다. 내가 설령 붙지 못했다 하더라도 나의 노력에 조금의 후회도 없다. 나의 노력은 인생이 끝날 때까지 내게 보상할 것임을 의심치 않기 때문이다. 외시를 해도 좋고, 자신의 다른 길로 가도 좋다. 다만 하나, 꿈을 잃지 말기를 그리고 도전하는 아름다운 젊은 마음을 잃지 않기를 바랄뿐이다. 후회 없는 삶을 살고 싶은가. 그렇다면 지금 꿈을 향해 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