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8년 세종문화회관 개관과 더불어 현장과 인연을 맺으면서, 그 30년간의 변화를 현장적 감각을 갖고 꼼꼼히 주시해왔던 나로서는 자부합니다. 특히 고건 서울시장 때 이뤄졌던 세종문화회관의 민영화 때에는 그 폭풍의 중심에 있었고요.
국․공립단체의 예술법인화 이후 그 공간들이 대관, 혹은 대중공연의 미명 아래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하면서 ‘예술의 공공성 내지 공익성’이 심하게 훼손되고 있습니다.
애초 법인화의 목표는 관료주의적 형식성․비창조성․안일성을 버리고 창조적․자율적 행정으로 옮아가자는 목표였는데, 역시 그 변화에 대한 충분한 숙지와 철학이 병행되지 않았기 때문에 그것을 단순 수익논리에 의거, 좋은 평가를 받아야 하는 아주 형식적인 가치로 변하게 되었습니다.
우리의 국립극장도 정체성을 잃고 아예 몇 달은 뮤지컬에다 극장을 내주고 있는 형편입니다. 그것에 맞서는 신념 있는, 철학 있는 관리자와 문화지식인이 있어야 하는데 전혀 그렇질 못합니다. 그렇게 얄팍하게 점수를 올려 과거 장관이 된 사람도 있지 않습니까. 사실 이 같은 것은 예술가들에게 상당한 박탈감과 경쟁력을 잃게 하면서, 뿌리부터 흔드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습니다.
특히 공공 예술단체들의 예술작품의 제작비에서 인건비대 실제 작품 제작비 관계에서 실제 작품비에 들어가는 것은 10%도 안 되는 형국입니다. 쉽게 말해 그 속에 일하는 사람은 어느 단체의 단원이라는 레떼르만 갖고, ‘밥만 먹고 살아라’는 논리인데, 이것도 역시 우리 공공 예술단체가 경쟁성을 상실하고 있는 주요 원인이라고 하겠습니다.
공연과 리뷰 2008년 봄호에서...
이상은 세종문화회관의 법인화 전환시 주도적 역할을 한 음악평론가 탁계석씨가 2008년 봄 고해성사(告解聖事)성의 이야기를 요약한 것입니다.
1999년 세종문화회관 법인화를 앞장선 사람이 10년 만에 자신의 행동을 후회·반성했다고 하는 것은 꼭 곱씹어 봐야 하는 일이 아닐 수 없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