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① 석학으로 인정받는 미국의 레어드 다이어먼드는 과학전문지 「디스커버리지」 (1994. 6)에서 “한글은 세계 언어 중 가장 과학적으로 짜인 언어이다. 또한 배우기 쉽고 익히기 쉬운 점에 있어 세계에서 가장 탁월한 문자의 하나라는 것을 확신한다.”고 하였다.
② 영국 옥스퍼드 대학의 언어학 대학에서 합리성, 과학성, 독창성 등의 기준으로 세계 모든 문자에 순위를 매겨 진열해 놓았는데 1위가 한글이다.
③ 영국의 역사 다큐멘터리 작가인 존 맨은 저서인 '세상을 바꾼 문자, 알파벳'에서 “한글은 모든 언어가 꿈꾸는 최고의 알파벳” “단순하고 효율적이고 세련된 한글은 알파벳의 대표적 전형” “인류의 위대한 지적 유산 가운데 하나”라고 평가했다.
④ 태국 방콕에서 열린 제2차 세계문자올림픽에서 한글이 1위에 올랐다. 2위는 인도의 텔루그 문자, 3위는 영어 알파벳이 차지했다. 대회에는 독일, 스페인, 포르투갈, 그리스, 인도 등 27개국이 참가했다. 평가 항목은 문자의 기원과 구조·유형, 글자 수, 글자의 결합능력, 독립성 등이었으며 응용 및 개발 여지가 얼마나 있는지도 중요한 요소였다(연합뉴스 2012년). |
한글의 우수성에 대해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첫째, 한글은 현존하는 문자 중에서 24개의 자음과 모음 기호로 가장 많은 발음을 표기할 수 있을 정도로 우수한 문자라는 점이다. 한글이 8,800개의 발음(소리)표기가 가능한데 비해 영어 알파벳 26자로 표현할 수 있는 소리는 300여개에 불과하다(조선일보 2012.10.9.). 일본어와 중국어 역시 300개~400여 개만이 소리표기가 가능하다고 한다.
이에 국제 언어학 학술대회에서 한글을 국제음성부호로 채택하자는 토론이 있었다. 또한 소수 민족들에게 그들의 말을 한글로 표기하도록 함으로써 소수 언어의 사멸을 막자는 제안도 나왔다. 2009년 인도네시아 소수 민족인 찌아찌아족이 한글을 표기문자로 채택한 것이 좋은 사례이다.
반면에 한자로 쓰인 중국어는 소리글자가 아닌 뜻글자이기에 원천적으로 발음기호에 의한 표기가 복잡할 수밖에 없다. 이에 중국에서는 로마자로 된 주음부호를 만들어 쓰고 있으며, 대만의 발음기호인 50개 주음부호는 일본 ‘가나’와 같은 원리로 만들어져 자음 모음이 잘 구별되지 않는다.
중국은 로마자를 빌려 발음 기호로 표기하다보니 초등학교에서는 한자보다도 먼저 로마자 표기 방식부터 가르친다. 이에 중국의 문맹률은 여전히 50%에 달해 아프리카와 비슷하다. 일본은 가다가나, 히라가나, 한자, 로마자 등을 섞어 쓰고 있어 문자 표기체계가 더 복잡하다.
따라서 일본과 중국은 가나와 한자를 깨우치고 배우는 시간이 오래 걸려 초등학교 5~6학년 되어서야 비로소 우리나라 어린이 정도의 책 읽는 수준이 된다고 한다. 그러다보니 중국에서는 성인을 대상으로 고전을 이야기 식으로 읽어 주는 TV 프로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둘째, 한글은 세종대왕 당대라는 극히 짧은 기간에 창제가 되었으면서도 이후 글자의 변천이 미미할 정도로 완성도가 높은 문자라는 점이다. 반면에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인구가 쓰고 있는 로마자와 한자는 각기 3천년 이상에 걸쳐 만들어져 왔다.
지금도 계속 만들어지고 있다. 그만큼 뜻글자로 대표되는 한자와 소리글자로 대표되는 로마자가 모두 불완전한 문자라는 뜻이다.
로마자의 결정적인 약점은 모음이다. 모음이 A E I O U 다섯 글자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나마 이를 보완하는 글자가 모음과 자음의 성격을 지닌 W, Y이다. 따라서 로마자는 한글로는 간단히 표시되는 ㅓ ㅕ ㅡ ㅢ 등을 비롯해 ㅐ ㅒ ㅚ 등의 모음 표기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반면에 한글은 모음 10개에 의한 표기뿐만 아니라 이를 조합하면 이중 모음을 얼마든지 만들어낼 수 있다.
셋째, 한글은 발음 기관인 구강 구조를 본떠 만들었기에 소리 표기 방식이 매우 과학적이라는 점이다. 이는 1940년 경북 풍기군 희방사에서 「훈민정음 언해본」이 발견됨으로써 밝혀졌다.
이 발견은 세계 언어학자들에게 충격적인 사건이었다. 서양에서 음성학이 발달하여 [d, t] [b, p] [s, z] [v, f] [g, k] 등을 짝지어 유성음 무성음으로 구별한 때가 얼마 안 되었지만 한글은 이미 15세기 초에 음성학과 음운학이라는 과학적 근거에 의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넷째, 한글은 자음과 모음 또는 음절별로 명확하게 구별할 수 있어 쉽고 간단하다는 점이다. 모음은 글자의 가운데나 오른쪽에 표기하도록 하였고, 발음 역시 음절(글자)별로 구분할 수 있게 되어 있다.
즉 한글은 (자·모음으로 이루어진) 음소 문자이면서 동시에 음절 문자로도 발음과 표기가 가능하다는 뜻이다. 반면에 로마자는 풀어쓰기 때문에 전문가가 아니면 음절 구분을 못할 정도로 자음과 모음을 명확하게 구별할 수 없다.
다섯째, 한글은 표음 문자이면서 동시에 표의 문자의 기능도 있는 복합 문자라는 점이다. 한글은 70%가 표의문자인 한자로부터 기원하고 있지만 한글전용을 하면서도 의사소통이 가능하다. 한글의 표의문자적 기능 덕택이다. 한글을 음절 단위로 표기할 수 있다 보니, 음절 단위로 뜻이 표현되는 표의문자 기능까지 가능한 것이다.
여섯째, 지금까지 거론한 한글의 우수성은 모두 한글이 역(易)의 음양오행(陰陽五行) 이치에 의해 창제되었기 때문이란 점이다. 한자 역시 易의 음양오행 이치에 근거하여 만들어진 뜻글자이기에(‘한자의 기원과 형성’ 참고), 소리글자인 한글과 뜻글자인 한자는 서로 음양(陰陽) 짝을 이루고 있다.(앞글 ‘음양오행은 한자와 한글 창제의 근본원리’ 참고)
다시 말해 한글은 한반도에서 독립적으로 만들어졌으면서도 그 창제 원리에는 동이족이 일궈낸 황하문명과 한자문화의 토대가 된 易의 철학과 사상이 담겨 있다는 의미이다. 구강구조를 본떠 만든 자음은 五行에 근거하였으며, 모음은 천지인(天地人) 삼재(三才)와, 음양오행 사상 에 근거하여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이는 「훈민정음 해례본」이 상세히 밝히고 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2) 한글 창제 원리는 「주역」의 음양오행(천지자연)이치
훈민정음해례 제자해(訓民正音解例制字解)
(천지의 도는 한번 음하고 한번 양하며 오행의 이치를 생성할 뿐이라. 곤괘䷁와 복괘䷗ 사이가 태극이 되고 동정이 있은 뒤에 음과 양이 되니라. 무릇 어떤 생물이든 하늘과 땅 사이에 있는 것들이 음양을 버리고 어디로 가리오. 그러므로 사람의 말소리에 다 음양의 이치가 있는데도 다만 사람들이 살피지 않았을 뿐이라. 이제 정음을 지음에 처음부터 지혜로 경영하고 힘써 찾은 것이 아니라 다만 그 말소리로 인하여 그 이치를 다했을 뿐이라. 이치가 이미 둘이 아니니, 어찌 천지와 귀신과 더불어 그 쓰임을 같이 하지 않으리오. 정음 28자도 각각 그 형상을 본떠서 만들었음이라.)
[해설]
윗글의 원문에서 “一陰陽五行而已”는 주역 계사전에서 정의하는 “一陰一陽之謂道”를 말한다. 한번 음하고 한번 양이 되는 이치가 쉬지 않고 왕래하면서 밤낮과 달과 계절과 해와 세월을 이루고, 땅위의 모든 생물은 계절이라는 오행의 움직임 속에서 생장수장(生長收藏)의 이치를 거듭한다.
태양이 일주천(一周天)하는 1년 동안 달은 대략 12번을 차고 비는데, 글자가 없던 상고시대에 이러한 음양소장(陰陽消長)의 이치를 역의 괘(卦)를 이용하여 표시한 것이 책력(冊曆)이다. 坤(곤, ䷁)과 復(복, ䷗)은 주역의 괘명으로 음(--)을 모두 마치고 새로운 양(一)이 하나 시작되는 괘를 나타낸다.
즉 음(- -)과 양(一)의 6획을 이용하여 점차 줄어들고(消) 점차 늘어나는(長) 순서로 12달을 나타냈는데 이것이 易 64괘 중 12괘이기도 하고 12地支이기도 하다.
주(周)나라의 역법으로 볼 때 坤의 때는 일 년을 마치는 亥月(해월, 坤月 ䷁)을 나타내며, 復의 때는 일 년을 시작하는 子月(자월, 復月 ䷗)을 나타낸다. 하지만 주나라에서 세수(歲首)로 쓰던 子月은 실제로 한겨울에 해당하므로 이후는 주나라보다 앞선 시대의 하나라 역법을 보편적인 책력으로 채택하였다.
12지지와 12달을 나타낸 태극도를 놓고 볼 때, 夏나라 역법상 子月에 해당하는 11월인 復月은 겨울인 정북방(오행상 水)에 위치한다. 양(一) 하나가 처음 생기는 復(䷗))괘를 12지지의 처음인 子에 대비시켜 가장 어두울 때에 밝음이 비로소 다시 시작됨을 나타냈고 월력으로는 11월에 배속시켰다.(도표 1 참고)
주역의 음양 소장 (消長)에 따른 순환반복을 순서대로 이어 나가면 음(- -)이 꽉 찬 坤괘(䷁)는 12지지의 끝인 亥에 해당되며 월력으로는 10월이다. 주역의 핵심 개념의 하나가 ‘종즉유시(終則有始 : 마치면 시작함이 있다)’이다. 이를 주역의 太極(태극 = 有極 = 无極) 원리에 대비시키면 終하는 10월인 坤괘는 무극(无極)에 해당하고, 始하는 11월인 復괘는 유극(有極)에 해당된다.
아울러 이 유극과 무극을 기점으로 태극이 있다. 이를 ‘훈민정음해례 제자해’에서는 ‘坤괘와 復괘 사이에서 태극이 된다.’ 라고 표현한 것이다.
바로 이 태극을 중심으로 하늘에서는 동서남북을 각각 대표하는 7개의 별들, 곧 28수(宿)가 끝없이 돌아가고, 사람도 그 태극을 중심으로 살아가고, 말소리도 이런 범위를 벗어나지 않으므로 자음(子音)인 첫 소리 17자(5행과 12달의 원리)와 모음인 가운뎃소리 11자(天地人 3才와 8괘의 원리)를 합하여 모두 28자로 정음을 표기하는데 썼다.
끝소리는 종즉유시(終則有始)와 궁즉반(窮則反)의 원리에 따라 해례에서는 이를 ‘至而伸則反而歸(다하여 펴면 돌이켜 돌아간다)’라 하였다.
한편 세종대왕이 정음을 창작한 것은 중국 宋代의 소강절(邵康節)이 주역의 이치를 정리한 皇極經世의 이론을 적극 활용했는데 ‘세상에 없는 것을 새로 만들려고 억지로 힘쓴 것이 아니라(非智營而力索), 자연한 이치 곧 하늘과 땅과 신묘한 조화작용인 귀신과 더불어 그 쓰임을 함께 하였다(與天地鬼神同其用也)’는 글도 이에 근거한다.
공자는 주역 계사전에서 글자가 없던 시절에 괘를 만들어 천지자연과 사물의 이치를 편 이를 성인(聖人)이라고 했는데, “성인이 천하의 뒤섞인 것을 보고 그 형상과 모양과 비교하여 그 물건의 마땅함을 형상하였다(聖人有以見天下之而擬諸其形容 象其物宜).”고 하였다. 그런 점에서 백성을 위해 문자를 창제한 세종대왕이야말로 성인(聖人)에 해당한다.
[도표 1] 12地支, 괘, 율려로 나타낸 책력
3) 천지인 (天地人) 삼재(三才)사상과 음양오행으로 만든 한글
지금 한글의 자모음은 24자이나, 세종대왕은 훈민정음해례에서 정음을 표기하는데 자음(子音)인 첫소리 17자와 모음인 가운뎃소리 11자를 합하여 모두 28자를 썼음을 밝히고, 초성 중성 종성을 표기하는 원리를 설명하였다.
먼저 세종대왕은 훈민정음의 글자를 어머니와 자식이라는 개념을 적용하여 자모(子母)로 나누었는데 이는 천지자연의 이치를 담은 주역(周易)의 ‘낳고 낳는(生生之謂易)’ 원리에 근거한 것이다.
또한 자음은 오행(五行)에 의한 五旺之節(오왕지절)을 대표하는 5자(ㄱ ㄴㅁㅅㅇ)와 음양(陰陽)에 의한 일 년 12달, 곧 12율려 (律呂)를 대표하는 12자를 합한 17자를 기본으로 하였다. 주역을 관통하는 핵심원리가 음양오행 이치이다.
모음은 주역의 토대가 된 하도(河圖)의 수(數)이자 오행의 원리인 봄(木旺之節)을 상징하는 三八木道(3·8 목도)에 근거하였다. 즉 본체가 되는 모음인 ‘ㆍ ㅡ ㅣ’ 3개 모음은 天地人 3才 (재)를 상징하며,
나머지 8개 모음은 ‘ㆍ ㅡ ㅣ’를 토대로 하늘의 수인 天數 (陽數)와 땅의 수인 地數(陰數)로 이루어진 하도(河圖)의 수 가운데서 사상위(四象位)와 사상수(四象數)의 배합원리에 따라 조합하여 나왔다.
① 자음 (子音) 17자에 담긴 오행 (五行)과 12달의 이치
먼저 자음은 입안의 발성구조를 본떠서 만들되 철저하게 오행의 이치에 근거하였다. ‘非智營而力索(지혜를 경영하고 힘써서 찾은 것이 아니라)’이라고 하였듯이 오행의 이치는 인위적으로 만들어낸 것이 아니고, 이 땅에서 오랜 옛날부터 계속 되어온 봄 여름 가을 겨울이라는 사계절을 근거로 한다.
봄기운은 초목이 움트는 데에서 가장 잘 나타나므로 나무의 기운이 왕성한 계절이라고 하여 목왕지절(木旺之節)이라 하고, 여름은 불과 같이 뜨거운 기운이 왕성하므로 화왕지절(火旺之節)이라고 하며,
가을은 열매가 딱딱하게 여물어 쇠와 같이 단단해진다 하여 금왕지절(金旺之節)이라고 하며, 겨울은 물 기운이 있는 것은 모두 얼어붙기에 수왕지절(水旺之節)이라고 한다.
사계절을 오행에 의거하여 순서대로 표현하면, 겨울이 지나 봄이 되는 것을 수생목(水生木, 물이 나무를 낳음)이라 하고, 봄에서 여름이 되는 것을 목생화(木生火, 나무가 불을 낳음) 라고 한다.
그런데 여름에서 가을이 되려면 화생금(火生金)이 되어야 하는데, 이렇게 되면 쇠는 뜨거운 불기운으로 인해 녹기만 할 뿐이지 단단히 뭉쳐질 수가 없다.
이에 흙속에 쇠를 감춰둔다는 삼복(三伏)의 계절을 가을로 넘어가는 여름의 말미에 두었다. 오행상 금(金)날에 해당하는 천간(天干)의 경일(庚日)마다 세 번에 걸쳐 초복(初伏) 중복(中伏) 말복(末伏)을 두는 것이다.
여름에서 가을이 되는 과정은 화생토(火生土)에서 토생금(土生金)의 단계를 거친다. 입술소리인 ㅁㅂㅍ을 늦여름인 토음(土音)에 배치시킨 것도 삼복을 둔 이치와 마찬가지이다.
다시 말해 ㅁㅂㅍ을 발음하려면 입을 다물었다가 열어야 하는데 이때 단단한 이가 감추어지는 것과 같은 원리이다.
이러한 易의 이러한 원리를 모르는 학계에서는 ‘五音과 계절을 맞추기 위해 억지로 여름을 둘로 나누었다’며 주역의 음양오행 이치를 도외시(度外視)하고 있다.
예로부터 내려오는 우리의 역법은 태양력과 태음력을 고르기 위해 주천상수(周天常數)인 1년 360일을 기준으로 사계절로 나누어 한 계절마다 3달씩 90일을 두었다.
그런데 과유불급(過猶不及 : 지나침은 미치지 못함과 같다)의 원리처럼 겨울에서 봄이 나오는 水生木의 경우 水가 지나치면 木이 썩어 자랄 수 없기에 중간에 土를 넣어 매개한다.
사계절 모두 이러한 원리에 따라 겉으로는 네 계절이지만 실제는 五行의 원리에 따라 계절과 계절 사이마다 중화(中和) 역할을 하는 4개의 토왕지절(土旺之節)을 두었다.
이 4개의 토왕지절은 모두 같은 성질을 지녔기에 하나로 묶어 별도의 계절로 분류하였다. 따라서 사계절은 오행의 원리에 따라 五旺之節이 된다.
[그림] 12지지, 12개월 및 오왕지절과 자음배치
1년을 5계절로 나누면 각 계절은 72일이 되는데 土旺之節은 약방의 감초처럼 각 계절 사이에 18일씩 배속되어 계절의 중화(中和)를 이뤄낸다.
예를 들자면 12지지로 볼 때 음력상 겨울은 亥月(10월) 子月(11월) 丑月(12월)인데 해월과 자월은 수왕지절(水旺之節)이 되고,
축월은 토왕지절이 되며, 봄은 寅月(正月) 卯月(2월) 辰月(3월)인데 인월과 묘월은 목왕지절 (木旺之節)이 되며, 끝의 진월은 토왕지절이 되는 것이다. ([그림] 참고)
세종임금은 이러한 오행에 의한 토왕지절의 원리를 한글 창제에도 적용시켰다. 즉 자음 17자를 오행의 원리에 따라 五音(牙舌脣齒喉)으로 분류하였는데 土音에 해당하는 脣音(순음)에 ㅁ ㅂ ㅍ을 배속하고는 각 계절사이에 토왕지절이 있듯이 나머지 四音 사이마다 토음의 성질을 지닌 ㅋㅌㅊㅎ를 배속시켰다.
오행의 토왕지절 원리에 따라 토음에 배속된 ㅋㅌㅍㅊㅎ은 발음에서 모두 일단 닫혔다 열리는 소리로 공통된 특징이 있다. 오행의 원리에 의하면 흙 속(土)을 한번 거쳐 中和되어 나오는 이치에 해당된다.
예를 들자면 오행의 원리에 따르면 水生木의 경우 물이 너무 많으면 나무가 썩어 자랄 수 없으므로 중간에 土(흙)로 水(물)를 막아(土克水) 조화를 이룬다.
이러한 오행의 원리를 五音에 적용하면 水에 속하는 목구멍소리(喉音, 후음)인 ㅇ(水旺之節의 水中水에 해당)은 土音인 ㅎ (水中土)으로 중화되어 木에 속하는 어금닛소리 (牙音)인 ㄱ 소리로 열려 나온다(水生木).
그리고는 다시 아음(牙音)인 ㄱ은 土音인 ㅋ(木中土)으로 중화되면서(즉 오행의 木生火 원리처럼) 혓소리(舌音)인 ㄷ으로 이어져 나온다.
다시 말해 五音의 발음소리가 모두 五行의 이치에 맞게 배속되었다는 뜻이다. 훈민정음해례에서 설명하는 자음의 원리를 그대로 살펴보자.
② 훈민정음해례에 의한 자음 해설
초성은 무릇 17자라(初聲은 凡十七字라).
어금닛소리 ㄱ은 혀뿌리가 목구멍을 닫는 모양을 본떴고, 혓소리 ㄴ은 혀가 위의 잇몸에 붙는 모양을 본떴으며, 입술소리 ㅁ은 ‘입 구’자의 모양을 본떴고, 잇소리 ㅅ은 이의 모양을 본떴으며, 목구멍소리 ㅇ은 목구멍의 모양을 본떴느니라
(牙音ㄱ 象舌根閉喉之形, 舌音ㄴ 象舌附上 腭之形, 脣音ㅁ 象口形, 齒音ㅅ 象齒形, 喉音ㅇ 象喉形).
ㅋ은 ㄱ에 비하여 소리가 조금 세게 나오므로 획을 더하였고, ㄴ에서 ㄷ, ㄷ에서 ㅌ, ㅁ에서 ㅂ, ㅂ에서 ㅍ, ㅅ에서 ㅈ, ㅈ에서 ㅊ, ㅇ에서 ㆆ, ㆆ에서 ㅎ은 그 소리로 인하여 획을 더한 뜻이 모두 같으나 오직 ㆁ만 다르게 하였음이라. 반혓소리 ㄹ, 반잇소리 ㅿ도 혀와 이의 모양을 본떴으나 그 체를 다르게 하였고, 획을 더한 뜻은 없느니라
(ㅋ比ㄱ 聲出稍厲, 故加畫, ㄴ而ㄷ, ㄷ而ㅌ, ㅁ而ㅂ, ㅂ而ㅍ, ㅅ而ㅈ, ㅈ而ㅊ, ㅇ而ㆆ, ㆆ而ㅎ 其因聲加畫之義皆同, 而唯ㅇ爲異. 半舌音ㄹ, 半齒音ㅿ 亦象舌齒之形而異其體, 無加畫之義焉).
무릇 사람에게 있는 소리는 오행에 근본 했으므로 사계절과 합하여도 어그러지지 아니하며, 오음에 맞추어도 거스르지 아니하니라
(夫人之有聲 本於五行 故合諸四時而不悖, 叶之五音而不戾).
목구멍(喉)은 깊숙하며 젖어 있으니 물(水)이라. 소리는 비어 있으면서 통하니, 마치 물이 허명하면서도 흘러서 통하는 것과 같으니라. 때는 겨울이 되고, 음은 우(羽)가 되니라
(喉邃而潤 水也. 聲虛而通 如水之虛明而流通也. 於時爲冬 於音爲羽).
어금니(牙)는 어긋나면서 길으니 나무(木)라. 소리는 목구멍소리와 비슷하나 실하니, 마치 나무가 물에서 생겨나 형체가 있는 것과 같으니라. 때는 봄이 되고, 음은 각(角)이 되니라
(牙錯而長 木也. 聲似喉而實 如木之生於水而有形也. 於時爲春 於音爲角).
혀(舌)는 날카로우며 움직이니 불(火)이라. 소리는 구르고 날리니, 마치 불이 구르고 펴지면서 날름거리는 것과 같으니라. 때는 여름이 되고, 음은 치(微)가 되니라
(舌銳而動 火也. 聲轉而颺 如火之轉展而揚揚也. 於時爲夏 於音爲徵).
이(齒)는 단단하여 끊으니 쇠(金)라. 소리는 부스러지고 막히니, 마치 쇠가 잘게 부스러지기도 하고 단련되어 완성되는 것과 같으니라. 때는 가을이 되고, 음은 상(商)이 되니라
(齒剛而斷 金也. 聲屑而滯 如金之屑瑣而鍛成也. 於時爲秋, 於音爲商).
입술(脣)은 모나면서 합해지니 흙(土)이라. 소리는 머금되 넓으니, 마치 땅이 만물을 함축하여 광대함과 같으니라. 때는 늦여름이 되고, 음은 궁(宮)이 되니라
(脣方而合土也. 聲含而廣如土之含蓄萬物而廣大也. 於時爲季夏, 於音爲宮).
그러나 물은 곧 물건을 내는 근원이고, 불은 곧 물건을 이루는 쓰임이므로 오행의 가운데에 물과 불이 큼이 되니라. 목구멍은 곧 소리를 내는 문이고, 혀는 곧 소리를 분별하는 기관이므로 오음 가운데에 후음과 설음이 주가 되니라.
목구멍은 뒤에 있고, 어금니는 그 다음이니, 북쪽과 동쪽의 자리이고, 혀와 이는 또 그 다음이니 남쪽과 서쪽의 자리라. 입술은 끝에 있으나 토(土)는 정해진 자리가 없고, 사계절에 붙어 왕성하게 하는 뜻이라. 이것은 곧 첫소리 속에 자연히 음양과 오행과 방위의 수가 있음이라
(然水乃生物之源, 火乃成物之用. 故五行之中 水火爲大. 喉乃出聲之門, 舌乃辨聲之管. 故五音之中 喉舌爲主也. 喉居後而牙次之, 北東之位也, 舌齒又次之, 南西之位也. 脣居末 土無定位而寄旺四季之義也. 是則初聲之中 自有陰陽五行方位之數也).
[참조 : 위 내용을 표로 그린 것이 아래의 도표이다. 훈민정음 해례본에서 사람의 소리를 성(聲)으로 표현하면서
어금닛소리, 혓소리, 입술소리, 잇소리, 목구멍소리를 아음(牙音) 설음(舌音) 순음(脣音) 치음(齒音) 후음(喉音)의 五音으로 표현하고,
음악의 궁상각치우(宮商角徵羽) 또한 五音으로 나타냈으며, 사람이 내는 소리는 聲으로 표현하였다.
음악의 오음은 악기 소리이므로 정확한 뜻글자의 의미로는 五聲에 해당하고 훈민정음에서 표현하는 사람의 소리는 글자로 표현할 수 있으므로 音에 해당한다. 도표에서 음악은 五聲으로 나타내고, 글자로 표현된 사람의 소리는 五音으로 분류하였다.]
③ 모음 (母音) 11자에 담긴 天地人 三才사상과 河圖의 生成원리
해례본에서 모음(母音)은 가운뎃소리[中聲]로 설명하고 있다. 모음은 천지인 삼재의 원리에 바탕한 ㆍ ㅡ ㅣ 세 글자에 하도(河圖)의 음양 생성 원리에 따른 사상위(四象位, 곧 生數로 一二三四)와 사상수(四象數, 곧 成數로 六七八九)의 이치로 나머지 여덟 글자를 만들어 모두 11자라고 하였다.
생수(生數)와 성수(成數) 개념은 곧 천수(天數)와 지수(地數)에서 나온 것으로
주역 계사상전 제9장에 “天一地二天三地四天五地六天七地八天九地十이니 天數五요 地數五이니 五位相得하며 而各有合이라”고 하여 홀수는 하늘의 수로, 짝수는 땅의 수로 보았으며, 하늘 수와 땅의 수가 각각 한 번씩 만나 오행이 생성됨을 나타냈다.
곧 사상위인 一二三四와 사상수인 六七八九가 각각 합하여 一六水, 二七火, 三八木, 四九金, 五十土를 낳는데, 가운데의 五는 천태극(天太極), 十은 지태극(地太極)이라 하고, 두 태극의 수가 합하여 인태극(人太極)을 이룬다. 이 원리를 그대로 담아낸 것이 「해례본」의 모음 제자(制字) 원리이다.
④ 훈민정음해례에 의한 모음 해설
가운뎃소리는 무릇 11자라(中聲凡十一字라).
ㆍ 는 혀가 오그라들면서 소리는 깊으니 하늘이 자시[子正]에 열리기 때문이라. 모양이 둥근 것은 하늘(天)을 본떴기 때문이라
(ㆍ舌縮而聲深 天開於子也. 形之圓 象乎天也).
ㅡ 는 혀가 조금 오그라들면서 소리는 깊지도 않고 얕지도 않으니, 땅이 축시(새벽 1시~3시)에 열리기 때문이라. 모양이 평평한 것은 땅(地)을 본떴기 때문이라
(ㅡ舌小縮而聲不深不淺, 地闢於丑也. 形之平 象乎地也).
ㅣ 는 혀가 오그라들지 않고 소리는 얕으니 사람은 인시(새벽 3시~5시)에 나오기 때문이라. 모양이 서 있는 것은 사람(人)을 본떴기 때문이라
(ㅣ舌不縮而聲淺人生於寅也. 形之立 象乎人也).
[그림] 하도(河圖)의 位數
天數 =陽數 =홀수:양모음 地數 =陰數 =짝수:음모음
[그림] 하도의 원리와 모음태극도
이 아래의 여덟 소리는 한번 열리고 한번 닫힘이라
(此下八聲 一闔一闢).
ㅗ 는 ㆍ 와 더불어 같으나 입이 오므리니, 그 모양은 곧 ㆍ 와 ㅡ 를 합하여 이루었으니 하늘과 땅이 처음 사귀는 뜻을 취함이라
(ㅗ與ㆍ同而口蹙, 其形則ㆍ與ㅡ合而成, 取天地初交之義也).
ㅏ 는 ㆍ 와 더불어 같으나 입이 벌어지니, 그 모양은 곧 ㅣ와 ㆍ를 합하여 이루었으니, 하늘과 땅의 쓰임이 사물에서 발하고 사람을 기다려서 이룸을 취함이라
(ㅏ與ㆍ同而口張, 其形則ㅣ與ㆍ合而成, 取天地之用發於事物, 待人而成也).
ㅜ 는 ㅡ 와 더불어 같으나 입은 오므리니, 그 모양은 곧 ㅡ와 ㆍ을 합하여 이루었으니 또한 하늘과 땅이 처음 사귀는 뜻을 취했음이라
(ㅜ與ㅡ同而口蹙, 其形則ㅡ與ㆍ合而成, 亦取天地初交之義也).
ㅓ 는 ㅡ 와 더불어 같으나 입이 벌어지니 그 모양은 곧 ㆍ와 ㅣ를 합하여 이루었으니 또한 하늘과 땅의 쓰임이 사물에서 발하고 사람을 기다려서 이룸을 취함이라
(ㅓ與ㅡ同而口張, 其形則ㆍ與ㅣ合而成, 亦取天地之用發於事物, 待人而成也).
ㅛ 와 ㅗ 는 같으면서 ㅣ에서 일어나고 (ㅛ與ㅗ同而起於ㅣ),
ㅑ 와 ㅏ 는 같으면서 ㅣ에서 일어나고 (ㅑ與ㅏ同而起於ㅣ),
ㅠ 와 ㅜ 는 같으면서 ㅣ에서 일어나고 (ㅠ與ㅜ同而起於ㅣ),
ㅕ 와 ㅓ 는 같으면서 ㅣ에서 일어나느니라 (ㅕ與ㅓ同而起於ㅣ).
ㅗ ㅏ ㅜ ㅓ 는 하늘과 땅에서 비롯되었으므로 처음 나온 것이 되며, ㅛ ㅑ ㅠ ㅕ 는 ㅣ에서 일어나 사람을 아우르므로 거듭 나온 것이 되니라
(ㅗㅏㅜㅓ始於天地, 爲初出也, ㅛㅑㅠㅕ起於ㅣ而兼乎人, 爲再出也).
ㅗ ㅏ ㅜ ㅓ 가 둥근 점(ㆍ)이 하나인 것은 그 처음 나온 뜻을 취한 것이고, ㅛㅑㅠㅕ가 둥근 점이 두 개인 것은 그 거듭 나온 뜻을 취함이라
( ㅗ ㅏ ㅜ ㅓ 之一其圓者 取其初生之義也, ㅛㅑㅠㅕ之二其圓者 取其再生之義也).
ㅗ ㅏ ㅛ ㅑ 가 둥근 점이 위와 바깥에 있는 것은 그 하늘에서 나와 양(陽)이 되기 때문이고, ㅜ ㅓ ㅠ ㅕ 가 둥근 점이 아래와 안에 있는 것은 그 땅에서 나와 음(陰)이 되기 때문이라
(ㅗㅏㅛㅑ之圓 居上與外者 以其出於天而爲陽也, ㅜㅓㅠㅕ之圓 居下與內者 以其出於地而爲陰也).
ㆍ 가 여덟 소리를 꿰는 것은 양이 음을 거느리고 만물에 두루 흐르는 것과 같기 때문이라
(ㆍ之貫於八聲者 猶陽之統陰而周流萬物也).
ㅛ ㅑ ㅠ ㅕ 가 모두 사람을 아우르는 것은 사람이 만물의 신령스러움이 되고 음양(陰陽)에 참여할 수 있기 있기 때문이라
(ㅛㅑㅠㅕ之 皆兼乎人者 以人爲萬物之靈而能參兩儀也).
천지인 (天地人)을 본떠서 취했으니 삼재(三才)의 이치가 갖추어졌음이라. 그러나 삼재는 만물의 앞이 되고, 하늘은 또한 삼재의 시작이 되니, 마치 ㆍ ㅡ ㅣ 석 자가 여덟 소리의 머리가 되고, ㆍ가 또한 석 자의 갓이 되는 것과 같으니라
(取象於天地人而三才之道備矣. 然三才爲萬物之先而天又爲三才之始, 猶ㆍㅡㅣ三字爲八聲之首 而ㆍ 又爲三字之冠也).
ㅗ 는 처음으로 하늘에서 나왔으니, 하늘 수 1은 물(水)을 낳는 자리라
(ㅗ初生於天, 天一生水之位也).
ㅏ 는 그 다음이니, 하늘 수 3은 나무(木)를 낳는 자리라
(ㅏ次之 天三生木之位也) .
ㅜ 는 처음으로 땅에서 나왔으니, 땅의 수 2는 불(火)을 낳는 자리라
(ㅜ初生於地, 地二生火之位也).
ㅓ 는 그 다음이니, 땅의 수 4는 쇠(金)를 낳는 자리라
(ㅓ次之, 地四生金之位也).
ㅛ 는 거듭 하늘에서 나왔으니, 하늘 수 7은 불(火)을 이루는 수라
(ㅛ再生於天, 天七成火之數也).
ㅑ 는 그 다음이니, 하늘 수 9는 쇠(金)를 이루는 수라(ㅑ次之, 天九成金之數也).
ㅠ 는 거듭 땅에서 나왔으니, 땅의 수 6은 물(水)을 이루는 수라
(ㅠ再生於地, 地六成水之數也).
ㅕ 는 그 다음이니, 땅의 수 8은 나무(木)를 이루는 수라
(ㅕ次之, 地八成木之數也).
물과 불은 기(氣)를 떠나지 못하고, 음양이 사귀어 합하는 처음이므로 닫히고, 나무와 쇠는 음양이 정해진 바탕이므로 열리니라
(水火未離乎氣, 陰陽交合之初. 故闔, 木金陰陽之定質. 故闢).
ㆍ 는 하늘 수 5이자 땅의 자리를 낳고, ㅡ는 땅의 수 10이자 땅을 이루는 수라. ㅣ는 홀로 위와 수가 없으니 대개 사람은 곧 무극의 참이며 2 · 5(二五는 하도 10수 가운데 天數 5개, 地數 5개이므로 천지의 수가 각기 다섯 개란 뜻)의 정이 묘하게 합하여 엉기어진 것이니 진실로 가히 자리가 정해지고 수를 이루는 것을 논할 수 없음이라. 이에 가운데 소리의 속에도 또한 스스로 음양과 오행과 방위의 수가 있느니라
(ㆍ天五生土之位也, ㅡ地十成土之數也. ㅣ獨無位數者 蓋以人則 無極之眞, 二五之精 妙合而凝, 固未可以定位成數論也. 是則中聲之中 亦自有陰陽五行方位之數也).
사람은 하늘이나 땅과는 별도로 두 기운이 섞인 정미한 가운데에서 나왔으므로 位와 數를 논할 수 없다는 뜻이다. 사람이 하늘과 땅의 이치 사이에서 중용(中庸)의 道를 취해야 하는 이유이다.
맺음말
이상으로 살펴볼 때 한글은 철저히 천지인 삼재와 음양오행이라는 주역의 원리에 입각하여 만들어졌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현재 쓰는 맞춤법 통일안에는 한글 자모음이 모두 24자로 자음 가운데 ㆆ ㆁ ㅿ 과 모음 가운데는 세종임금이 가장 중요시 여긴 ㆍ 를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
즉 미묘한 발성의 원리를 현대어가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이거나 또는 훈민정음의 철학적 원리가 무시되거나 무너졌기 때문일 수 있다 .
특히 하늘의 이치를 담은 ㆍ 를 쓰지 않고 없앴다는 것은 곧 우리 민족의 정신적 지주를 없앤 것이며, 더욱이 ㆍ 를 자음 아래에 붙여 썼다고 하여 ‘아래 아’라고 부르는 것은 모자를 신발이라고 부르는 것과 마찬가지로 전도(顚倒)된 현상이다.
이는 근대이후 한글학자들이 ‘어린 백성들을 어여삐 여겨 새로 스물여덟 자를 만든’ 세종대왕의 깊은 뜻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데서 비롯되었다.
훈민정음 반포와 관련하여 최만리(崔萬理) 등이 반대 상소문을 올렸을 때 세종 임금이 하셨던 말씀을 되새겨 보아야 할 때이다.
“또한 너희가 운서를 아느냐? 사성과 칠음과 자모가 몇이 있느냐……너희들은 시종의 신하로 내 뜻을 밝게 알면서도 이러한 말을 해서 되겠느냐?(且汝知韻書乎. 四聲七音字母有幾乎……汝以侍從之臣, 灼知予意而有是言可乎)”
<출처 : 「왜 주역이고 공자인가」2010년 발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