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세기 25장에
나타난 에서와 야곱을
둘러싼 팥죽 한그릇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창세기 25장 27절에서 34절까지는 에서와 야곱에 관한 한토막의 짧은 대화가
기록되어 있습니다 에서와 야곱은 이삭과 리브가의 아들들로서 쌍둥이로 태어났습니다 그 둘이 성장하면서 에서는 남자다운 면모를 보이며 사냥을
하며 다니는 들사람으로 동적인 인물이었고 야곱은 집안에서 리브가와 함께 음식을 만들며 조용히 지내는 정적인 사람이었습니다 아버지 이삭은
사내다운 야성을 보이는 장남 에서를 좋아했으며 특별히 그가 사냥한 고기를 즐겨먹었습니다 반대로 어머니 리브가는 여성적인 차남 야곱을 좋아했으며
두사람이 함께 있는 시간이 많았습니다
어느날 에서가 사냥을 나갔다가 허기가 져서 집으로 돌아오게 되었는데 때마침 야곱이
집에서 팥죽을 만들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동생인 야곱에게 팥죽 한그릇을 달라고 하자 야곱이 엉뚱하게도 맹세를 담보로 장남 자리를 내 놓으라며
팥죽 한 그릇을 가지고 흥정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 에서는 "배가 고파 죽겠는데 그깟 장남이 무슨 소용이냐"며 "네가
다가져 가라"고 말하여 팥죽이나 빨리 달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에서는 장자권을 야곱에게 넘기고 팥죽 한그릇을 얻어 먹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일은 농담처럼 여겨졌고 에서에게는 잊혀진 일이되었습니다 그러나 야곱은
이것을 잊지 않았고 결국에 장자권을 손에 쥐게 되는 일종의 탈취사건이자 사기사건이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야곱을 꾸중하고 처벌하신게 아니라
오히려 야곱을 축복하고 아브라함으로 시작된 축복의 승계가 장자인 이스마엘이 아닌 이삭을 거쳐, 에서가 아닌 야곱에 이르는 영적 혈통을 갖게
되었던 것입니다 단순히 내용면으로 보았을 때에는 누가 보아도 분명히 야곱이 꼼수를 부린 행위로 잘못한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주권자이신
하나님은 야곱의 손을 들어주었으며 그를 이스라엘이라는 칭호까지 주셨습니다
여기에 중요한 하나님의 비밀이 숨어 있습니다 야곱과 에서 그리고 가장 중요한
장자권의 중심에는 '팥죽 한그룻'이라는 아무것도 아닌 것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팥죽 한그릇은 무엇을 의미하고 있을까요? 오늘날 우리 앞에도
세상의 중심에 팥죽 한그릇이라는 아무것도 아닌것이 놓여져 있습니다 그것은 세상의 물질과 명예와 돈과 쾌락이며 권력이라는 이름으로 아름답게
포장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장자권이란 하나님의 자녀로서의 권리와 영원한 축복으로 시야에 가려진 채 사람들의 마음속에 존재해 있습니다 당장
눈앞에 보이는 세상의 온갖 유혹과 물질과 돈과 명예와 쾌락이라는 영적으로는 아무것도 아닌 팥죽 한그릇으로 인하여 장차 다가올 하나님 나라의
자녀로서의 권한과 영원한 천국의 축복된 장자권을 포기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교회 내에서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더욱 심각한 문제는 오늘날 교회속에도 이러한 에서와 같은 사람들이 너무나
많이 있다는 것입니다 팥죽 한그릇도 먹고 장자의 명분도 누리고 싶은 전혀 반대 방향의 논리들을 다 잡고 싶은 욕심으로 가득 차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교회내의 사람들은 팥죽이라는 세상을 마음껏 누리며 먹지도 못한채 팥죽이라는 세상에 빠져 장자의 명분이라는 천국을 바라보는
이것도 저것도 아닌 이중적인 삶을 살아가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근심에 가득 차 있는사람들도 종국적으로는 에서와 같은 육적인 삶이 될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인들은 팥죽을 택하던지 장자의 명분을 택하던지 둘중에 하나만을 택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세상과
구별되는 그리스도인의 정직한 삶의 원리가 되는 것입니다
야곱과 에서와 관련된 팥죽 한그릇과 장자권의 핵심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입니다
단편적으로 야곱의 비열함과 꼼수라는 함정에 빠져 자칫 중요한 성경적 원리를 잃어버려서는 않된다는 것입니다 에서는 마음속으로 팥죽 한그릇도 먹고
장자의 명분도 얻어내는 실리를 찾고 싶어했을 것입니다 야곱과 한 이야기는 이론적으로나 현실적으로나 효력이 없는 무가치한 이야기로
받아들였습니다 장자의 명분은 자기를사랑하는 아버지 이삭에게 권한이 있기 때문에 염려할것이 전혀 없다고 생각한 것이었습니다 이렇듯 에서는
세상의 부귀와 명예와 권력도 누리면서 하나님의 영광도 받고 싶어했으며 그것이 당연하게 자기에게 올것이라고 믿었던 것입니다
오늘날 우리에게도 수많은 매혹의 팥죽 한그릇이 거의 매일 매일 유혹하며 다가오고
있습니다 지금 당장 먹고 살기도 어려운 형편에 그깟 눈에 보이지도 않는 천국과 하나님의 자녀로서의 장자권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하고 쉽게
생각하며 지나쳐 버릴 수 있다는 것입니다 영적으로는 아무것도 아닌 팥죽 한그릇은 오늘날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서 반드시 필요한 삶의 수단이
되지만 그것은 한시적이고 유한한 것일 뿐이고 장자권은 세상적으로는 별 의미가 없고 천국에서 필요하지만 하나님의 자녀로서 영원한 권한과 축복이
있다는 양극단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야곱과 에서의 차이는 바로 이러한 것이었습니다 비록 팥죽 한그릇 이었지만 에서는
세상의 물질과 명예와 권력을 선택하였고 야곱은 하나님 나라의 영광된 자녀를 선택한 것입니다 바로 그때문에 하나님은 야곱의 손을 들어주었고
그에게 영적 혈통의 계승자로 승인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