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4년 9월)
적당한 인플레는 일시적으로 기업활동을 도와 성장경제를 유지해 준다는 인플레긍정론도 일리는 있지만
작년 6월 무렵부터 표면화한 악성인플레이션의 물결에 의해서 인플레긍정론은 한편으로 날아가 버렸다.
악성인플레이션은 작년 10월 중동전쟁에 의한 석유위기 시 정점에 달했지만
그러나 사실은 그 이전부터 밀려왔기 때문에 석유위기가 없더라도 인플레는 일본을 덮치고 있었던 것이다.
단지 석유위기에 의해서 한번 더 표면으로 불거져 나왔다고 말할 수 있다.
일본은행발표에 의한 6월 초순(1974년)의 도매물가지수는 전년 동 월대비 35.2% 상승하였다.
정부의 총수요억제책과 금융긴축으로 물가는 일단 하락의 방향으로 선회하였지만,
불과 일년도 안 되는 기간동안 도매물가가 35% 오른다는 것은 전시라면 몰라도 평상시로서는 이상사태라 말할 수 있다.
지난 달호에서 접한 것처럼 인플레의 연출자는 누군가 하면 그것은 주식회사라고 하는 기업이다.
기업집단이 인플레를 낳고 있다.
확대된 생산설비는 쉽사리 축소 할 수 없고 축소하면 실업자가 시장에 넘쳐 사회불안이 표면화된다.
오늘날의 정치목표는 사회복지의 확대와 완전고용이며 이것을 빼고는 정치는 말할 수 없을 것이다.
국민도 그것을 바라고 있어 그 능력이 없으면 정치의 장소로부터 자취를 감추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는 것이다.
국민의 대다수는 기업이라고 하는 이익추구의 조직 속에서 생활 하고 있으므로
기업이 마이너스가 되면 정치는 손이 댈 방법이 없다.
이제 정치는 기업활동이 그 능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국민의 경제생활이 풍부하고 원활히 진행되고,
이것에 참가하고 있는 사람들의 경제생활의 안정을 도모하는 것이 목표가 되었다.
외국으로부터 일본주식회사가 욕을 얻어먹어도 이것을 키워 유지해야 하는 것이다.
기업은 이러한 국가의 보호아래 발전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는 것이
소련 중공 등의 공산사회를 제외한 서구 선진국의 경제제도이지만,
그러나 기업은 자본의 참가에 의해서 운영되는 이익추구의 법인조직이며,
이익이 없으면 자본은 언제든지 도망쳐 버린다.
즉 기업은 이익을 창출하는 것에 의해서 성립되고 있다.
정치의 목표인 공공복지와 이러한 이익추구가 목적인 기업의 경제활동은 자주 충돌을 반복해왔고,
이 때문에 다양한 규제를 국가가 실시해 감시를 계속하고 있다.
그렇지만 아담 스미스 이래의 생각이 기저(基底)에 흐르고 있는 한,
경제활동은 물이 낮은 곳으로 흐르듯이 자본의 집중, 이익의 독점, 배타적 자기보존의 메커니즘은 피할 수 없는 것이다.
지금 여기서 다국적기업(MNC, multinational corporation) 이라는 것에 대해 대충 살펴보기로 해 보자.
다국적기업은 일반적으로는 세계기업이라고도 불리며
당초 유럽을 중심으로 설립되어 쉘석유(미국) 유니레버(네델란드, 영국) 등을 들 수 있지만
오늘날에는 유럽 및 전세계에 자회사를 가지고 다각적으로 경제활동을 전개하는 미국계기업을 가리키고 있다.
예를 들어 GM 스탠다드석유 포드 모빌석유 US스틸 등이다.
일본에서는 신일본제철 히타치제작소 등이 세계기업 30위에 선정 되어 얼굴을 내놓고 있다.
목적은 시장확보 외 노동력과 생산자원의 이용을 노리고 있는 것이 특징이지만 진출한 나라에서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그것은 모국본사에 의하여 경영이 좌우되기도 하고 진출한 나라의 정치 이념과 상반되는 면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예를 들면 본국의 본사가 제품의 가격을 올리면 자회사도 올린다.
본사가 파업을 하면 자회사도 파업을 한다.
규모가 작을 때는 별로 상관이 없지만
오늘날의 다국적기업은 진출한 나라 경제의 50~60%를 차지하는 대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는 곳도 있어,
제품의 가격인상은 그 나라 물가관리에 막대한 영향을 주며 파업은 노동 정책에도 관계가 있다.
국내산업의 50%이상이 외국자본에 의해서 좌지우지되면
그 나라의 경제정책 나아가서 국민생활은 외국에 의존하지 않을 수 없게 되어,
형태만 바뀌었을 뿐이지 과거의 식민지와 별 차이가 없는 것이다.
다국적기업 진출에 의해 상대국경제를 잡으면 이것은 새로운 식민지화이기에,
동남아시아 각국의 반일사상도 이러한 해외투자의 지나침으로부터 생기고 있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은 아닐까?
다국적기업은 오늘날 미국을 필두로 서독 영국 프랑스 네덜란드 일본 등 그 수는 3~4백사에 달하며
그 해외의존율은 점차 커지고 있다.
스탠더드석유 모빌석유 캐터필러사 등 주된 세계기업의 해외 활동은 해당사업체의 40~80%에 달하고 있어
그 생산액도 3천억 달러(1971년)에도 이르고 있다.
이러한 일로부터 작년 가을의 석유위기는
메이저(국제석유자본)에 대한 OPEC(석유수출국기구)의 반역이라고도 해 국제간의 긴장이 연달아 일어나고 있다.
다국적기업은 본사가 있는 본국에서조차 통제가 되지 않고 있다.
미국의 국제수지는 60년대부터 악화되기 시작했다.
이것은 대기업의 해외투자증가와 베트남전의 수행에 기인하며, 60년대 후반에는 적자의 폭이 급속히 커지기 시작했다.
당황한 미국 정부는 기업의 해외투자를 규제하기 시작했지만
해외에서 조성된 잉여이익이 본국으로 돌아오기를 거부하고
유럽에 머물러 유로달러가 되어 유럽통화를 압박하여 통화불안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었던 것이다.
이러한 다국적기업은 오늘날 다양한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또 이러한 기업활동은 국가의 규제력을 떨어뜨려 독자적으로 국경이 없는 그들만의 제3제국을 구축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기업의 자유경쟁은 확실히 생산을 확대하고 소비생활을 넓혀 가지만 결국은 자본의 집중이며 이익의 독점이다.
따라서 기업군으로 구성된 피라미드의 정점이 다국적기업이라고 말할 수 있고,
우선 기업이 목표로 하는 것은 국내의 재벌, 기업의 계열화로 연결되어 간다고 말할 수 있다.
이렇게 보면 사람과 사람들로 조직된 기업은
그 자체운동을 계속해 생산은 생산을 부르고 확대 재생산의 자율운동은 천정부지로 영역을 넓혀 가는 것이다.
이야기를 앞으로 되돌려, 오늘날의 악성인플레이션의 요인은 지난 달호에도 접한 것처럼
1. 수입 인플레
2. 임금 상승
3. 경기확대에 의한 수요부족
의 세 가지가 있지만 그 바닥에는 기업의 확대 재생산에 있고,
이 세 요인은 말하자면 현상적으로 표면에 나타난 원인이며,
문제의 핵심은 기업활동 그 자체이고 더욱 규명해가면 인간의 끝없는 욕망에 뿌리가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즉 자본주의 자유경제는 아담 스미스가 말하는 개인의 이익추구에 그 경제활동의 기초를 두고 있고,
기업은 그 활동을 돕는 조직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다시 반복하지만 인간의 끝없는 욕망을 조장 하는 제도나 조직이라는 것이 도달하는 곳은
파괴이며, 투쟁으로 연결되어 버린다.
인간의 욕망은 이것으로 족하다라고 하는 한도가 없다.
방치하면 어디까지라도 퍼져나가며 그 욕망의 전개가 오늘의 경제사회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아담 스미스와 케인즈를 근거로 하여 무한의 발전과 풍요로운 사회를 만들 것으로 예상했던 혼합경제의 그 꿈이
바로 2년 정도 전까지는 전혀 생각할 수 없었던 비상사태를 맞이하여 지구자원의 고갈이라는 문제에 봉착하고 있다.
자본주의 사회도 드디어 깊은 수렁 속에 빠진 것이다.
그럼 반대로 사회주의는 어떤가 하면,
사람의 마음은 어떤 물리적 강제력을 동원하더라도 언제까지나 묶어놓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마침내는 반체제운동이 일어나는 것을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