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체를 거름으로 정신을 초목으로 가꾸는 "바람"의 시 정신
ㅡ "미소 담긴 눈빛에 대하여"
강숙려 시인은 단적으로 말해도 좋지만, 시적 동기의 출발을 '버림'에다 두고 있다. 그가 시를 쓸 때 말하고자 하는 눈빛과 몸짓을 '버림'이라는 붓을 들고 시작하지만 그의 '붓'은 '칼'이 되어 시인 자신을 다듬어내고 있음을 보게 된다. ................. ...............................
시인 한공육선생님께서 해설을 써 주셨고 도서출판 솔바람에서 출판 되다..
제 1 부 꿈꾸고 싶다 |
글 작성 시각 : 2002.10.31 18:01:1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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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 부 꿈꾸고 싶다.
<꿈꾸고 싶다>
꿈이고 싶다 돌이키지 않은 것들도 잊지 못해 가슴 아픔도 모두 한갖 꿈이었으면 싶다
사랑하고 미워하고 가슴 벅차고 가슴 아픈 것들 모두 이슬처럼 떨어 뜨리고 싶다 그렇게 잊고 싶다
또 다시 밤은 가고 어깨를 맞추며 길 떠나고 싶다
내가 염원하는 모든 것들이 줄지어 서는 그 언덕을 넘어
콩 심고 팦 심어 텃밭 일구고 뻐꾹이 울음 울어 졸음 기우는 해거름 나절 그대 무릎 베게에 단잠 드는 날들을 꿈꾸고 싶다.
<갈망>
내가 기다리는 것은 가슴이다 허허로운 벌판이 아닌 허수아비 나풀대는 빈 웃음이 아닌
노오랗게 고개 숙인 벼 이삭처럼 가슴으로 가득찬 밀어들이 익어 터져 나오는 보람처럼 그렇게 발화하는 한 모금의 포도주 마냥 아름다운 향기 가득한 그런 가슴을 기다림이다
나의 밤을 가져가는 가슴은 어디에서 잠들어 있을까 세상의 종들을 모두 흔들어 깨울 수는 없을까
머리에 기름을 바르고 등불을 켜 언제고 오시길 기다리는 설레는 마음 아, 나는 그의 것이고 싶다 그의 가슴이고 싶다.
<빗장 열고 내다 본 세상>
하얗게 지새운 이 밤 누구를 위한 기도 였습니까 어차피 갈아타야 할 노선 이라면 해 지기 전에 나는 갈라요
그릇그릇 빗물 채워 꽃잎 띄운 심사는 오늘도 내일도 눈물 입니다
발자국 마다 맺힌 핏빛 노을아 타는듯 꺼져가는 한줄기 바람아 나는 어디쯤 섯는가 굵은 선 긋고 알려다오
빗장 열고 내다 본 세상 아 아득한 구름 바다입니다.
<인연>
풀뿌리 같은 사연들의 세월이었지요
어디에서 연유된 인연이었습니까
행여 우리 소매라도 스쳤던 인연이었습니까
내 그대 몰라라 소리 죽여 울었던 가슴도 애절한 인연이었습니까
아직도 아득한 그대 눈빛은 전설의 조각처럼 등 뒤에서 울고
터질듯 아파하는 그대 가슴에 내 뜨거운 손 얹었다 해도 그것도 스쳐가야 할 인연이라 말해야 하나요.
<설화로 피어>
안개 발로 주렴 걷어시고 오시옵니까
무지개 띄운 사연 어찌하라 하시옵니까
오동잎 눈물로 떨어지는 저녁 한 줌의 재가 되라 하시옵니까
눈 감아 돌아서는 발길에 동짓달 바람이 차갑고 설레던 가슴에 찬서리 심어
하얗게 토해내는 설화로 피어나 그대 발길 행여나 붙들라 하시옵니까.
<천년의 사랑>
천년의 사랑도 시작의 날이 있었겠지
그 시작의 날엔 하늘은 무슨 색깔로 구름을 수 놓았을까
ㅡ나는 별이 되어 밤 하늘의 유성으로 흘러가고 있었지ㅡ
이젠 우리는 달이 되고 해가 되어 천년의 사랑을 노래 하려나
다가오는 그대 발소리 기다림의 초조는 뜨거운 열정으로 솟아 오르는 눈부신 활화산이다.
<안개의 불>
머무는 빛 길어서 잠들지 못하는 안개의 불
있지도 없지도 않은 빈 것 같은 채움이 늘 서럽다
돌아 나가는 그림자 알듯말듯 그립고
마르지 않은 묵향이 내 혼을 불러 조용히 앉으라 눈을 내리뜨누나.
<스미는듯 사라지는 의미>
바람이 이는 듯 물이랑 넘어 가슴으로 스미는 왔는듯 사라지는 애닲은 그림자
있는듯 없는 잡히지 않는 마음아 돌아선듯 만듯 떠나시었네
오늘도 해 기울고 서산에 노을만 잔잔.
<새벽 달>
안개 바다 닻을 내리는 기슭 한 웅쿰 뜨거움을 토해 내고 만다
들어 왔는가 잡았는가 가슴에 충만했는 듯 눈 앞에 없는 의미
남의 것을 품었던 철컹철컹 쇠사슬 끄는 저는 다리
구름 속 안 보는듯 다 알고 가는 새벽달의 고통이여.
<푸른 밤>
건드리면 눈물이 될 달밤을 간다
달밤에 흐르는 물은 가슴을 적시고 영혼을 담근다
건드리면 눈물이 될 이 밤을 흐느적흐느적 달을 붙들고 산 그림자 길게 눕는 골짜기 저 쪽 누군가 있어 기다림의 여운
아 사랑하는 나의 사람아 단 한번 눈 맞추고픈 간절함이여.
<날아 오는 사랑>
짧은듯 긴 밤은 가고 창가에 스미는 여명의 소리 그가 오는 내음에 귀가 서고 온 몸은 환희에 춤춘다
언제부터 그는 내게 오기로 약속 받았을까 손가락 꼽아 셈 해봐도 알 수가 없네
밤은 가고 해가 또 뜨면 그때도 그는 내게 오고있는 기쁨일까
가슴에서 들리는 뜨거운 노래 밤새워 퍼내어도 아쉬울 사랑하는 이름의 그대 고운 숨결이여.
<아쉬움>
짧은 밤 쌓은 정이 만리를 넘는데 눈 뜨면 사라질 안개로구나
목마른 가슴은 천리를 뛰건만 안개 걷힌 하늘은 지척입니다.
<불이었던 그 태양>
황홀한 숨가쁨 그 빛깔의 리듬들
타오르는 순간 속 오색 무지개 언덕
죽어도 좋겠다 그 느낌의 밤을
눈 감으면 보인다 불이었던 그 태양.
<해빙>
살며시 다가와 따스한 숨결 부어주소서
얼어붙은 가장자리 들석이지 마시고 살프시 들어 올리는 손길이소서
타다 꺼진 풋이파리 아파 울어 여울진 가슴 그 뉘에게 보이오리오
닫고 또 닫아 걸어도 터져 나오는 아득한 절규
바람결에 스치듯 그렇게 오소서 비단자락 걷어 올리듯 조심스레 그렇게 들어 오소서.
<슬픈 연가>
사랑아 너는 어디에 숨겨졌다가 불꽃처럼 솟아나는가
너를 위한 나를 죽이는 작업은 눈물보다 더 푸른 슬픈 노래
태우고 또 태워버린 한가닥 연정도 떨치고 돌아서는 아픈 가슴아
엮을 수 없는 세월은 한숨이어라
우리의 사랑은 물보라 위에 피어 올랐던 무지개였었나
찬 가슴에 흐르는 개울소리 지워지지 않는 고달픈 울음으로 눕고 늙지 못하는 내 젊은 가슴은 정착할 수 없는 시간의 교차점에서 몸져 눕는다.
제 2 부 내 노래는 후조처럼 날아서 |
글 작성 시각 : 2002.10.31 18:03:4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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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지었을까>
누가 이렇게 예쁜 이름 지었을까 은방울꽃
만지기만 하여도 은방울을 굴리듯 청아한 소리가 금방 울릴것 같은 이름
보기만 하여도 소리를 내는 꽃
아니, 개망초 꽃이라니 개꽃도 서러운데 망초라니
슬픈 비운의 노래도 있고 듣기만 하여도 마냥 즐거워지는 운율도 있기 마련이지
세상에 말의 씨앗을 뿌리는 이는 누굴까 예쁜 이름을 짓는 날엔 아름다운 일들이 있었을거야 그냥 심술이 난 날엔 개망초처럼 화풀이를 하고 있었겠지
세상만사는 그 날의 운수에 따라 행과 불이 만들어 지나보다.
<풀잎 하면>
풀잎 하면 어느새 연푸른 색으로 깔리지 않니
만약에 풀잎이 붉은색이나 노랑이었다면 온 세상이 얼마나 삭막해 질까
피곤해진 눈으론 아름다운 꿈도 안 꾸일거야
풀잎 하면 푸른물이 생각내여 지고 어린시절이 줄지어 서잖아
누가 풀잎은 푸른색이어야 한다고 고집했을까
그 사람 한번만 만났으면 좋겠네.
<그윽한 향기로>
듣기만 하여도 민망스럽고 불러보기는 더욱 부끄러운 이름 어쩌다 내 꼭지에 붙어 앉았나 미 망 인
상허 선생님 수필 중에 미망인의 그윽한 매력을 읽노라면 눈물이 볼을 적신다
부끄럽지 않게 그윽한 향기로 살아야 하는데
세상은 언제나 나를 민망스럽게 하기 위하여 원탁 위에 높게 앉힌다
도피자가 되어서는 안되겠지만 조용히 어느 산 속에라도 그렇게 살았음 싶다.
<내 노래는 후조처럼 날아서>
그렇게 그대는 떠나고 별도 달도 뜨지 않던 칠흑 같은 어둠만 천지에 있었지
이 구석 저 구석 그대 소리로 가득한 날들이 나를 붙들고 앉도 서도 못하는 내 육신은 긴 고통의 터널 속에서 울었다
그대 없이도 바뀌는 계절이 그대 없어도 피고지는 꽃들이 용서할 수 없어서 얼마나 서러워 헤매였던가
하늘을 닮은 청아한 물빛 피맺힌 가슴을 풀어 씻어 나는 그리움을 노래하는 시인이 되었다네
시인의 노래는 후조처럼 날아서 죽은자의 가슴도 녹일 수 있다하네 녹일 수 있다하네.
<산자들의 빈 가슴>
여기는 명산 찾아 모여 누운자들의 땅 비문도 가지가지 구절들이 외롭다
명예도 권세도 한낱 티끌 네평이면 고작인 작은 권세 당신들은 여기서 무얼하나요
향기 없는 꽃들이 꽂는 자의 취향 따라 색색도 가지가지
이 모두가 산자들의 빈 가슴만 채울 뿐 엉컹퀴 가시처럼 아파하는 속살 속 어둠이 붙기 전에 한 웅쿰 눈물을 뿌리며 돌아서는 발길에 산바람만 차갑구나.
<밤의 고리들>
허물어져 가는 기억의 덮개를 열면 안경 너머 빠져 나가는 저 조각의 추억들
하얗게 지새운 밤의 고리들이 줄지어 서는 고독의 그 언덕에 돌아와 눕는 눈 앞의 가슴이여
모질지 못해 가난한 마음들은 언제나 뒷곁에서 잠들고 스물거리는 햇살은 창틀에서 기웃 거린다
이제 기나긴 동짓달 밤은 아린 가슴을 안고 눕고 길고 긴 여정의 열두세 무명 베틀에 걸린 눈물로 짜는 열두폭 한숨이여.
<그대 옷자락>
혼자 걸으면 먼 길도 손잡고 걸으면 가깝지
아침에 까치가 울면 가슴이 자꾸만 설레는 것은 누군가를 기다리는 마음일거야
간밤엔 잠을 설치고 마른 기침은 왜 자꾸 나왔을까
신은 내 운명의 어디까지를 그려 놓았을까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얼마나 될까
잡힐듯 잡히지 않는 있는듯 없는 것은 아직도 가슴을 열지 못하는 아물 수 없는 그리움의 동산이 있는 걸까
아, 한번만 단 한번만 열어봤으면 그대 옷자락.
<상처>
아득한 그대 눈빛 가슴으로 닿으니 뜨겁디 뜨거운 용암으로 내게 오네
그대 가슴에 똬리 튼 상처 내 눈물로 삭일 수만 있다면 한 마리 작은 새 되어 그대 위한 노래로 목이 쉬어도 좋으리
타버린 가슴 산새 소리에 새벽을 맞더라도 살점 한 점 떼는 아픔을 견디리라 그대 상처를 싸메는 일이라면
그대여 서러운 노래는 부르지 마오 풀꾹새 우는 아침 그날을 위한 기도로 뜨거운 가슴을 여미며 두 손을 모우리.
<느낌으로>
햇볕 쏳아지는 벌판에서 나비처럼 날아오는 그를 만날 수는 없을까
가랑비 내리는 오후 산모롱이를 돌아 가만히 다가서는 그를 볼 수는 없을까
그냥 그렇게 마주친 눈빛으로도 가슴 저미는 날을 갖고 싶다
뒤척이다 잠이 든 한 밤 가만히 안아 오는 그를 만질 수는 없을까
날마다 염원하는 나의 소리를 그는 어디에서 듣고 있을까 이면든 두 귀는 온 밤을 헤메고 낯설은 시간은 어디든지 나를 몰고 다닌다
어둠도 지쳐 새벽달의 등을 타고 떠난 후 아직도 떨치지 못하는 작은 미련 하나
바람처럼 휘돌아 침묵의 뚜껑 위에 걸터 앉구나.
<홀씨 사랑>
하늘의 별들이 모두 내려와 강으로 들어가고 가로등의 그림자가 가로 눕는 시간 서편 한쪽엔 지금쯤 눈섭달이 뜨고 있을까
스치는 감촉으론 떨리는 마음 내게 이 시월이 시리도록 아픈 까닭은 물빛이 고와서가 아니라 보리꽃 향기 같은 그리움 하나 내 곁에 머물고 있음이라
그토록 갈망하던 사랑 한송이 꺾고자 올린 손 두려움으로 내려 놓나니 연산홍 붉은꽃 눈물 되어 낙화하여라
소망과 갈망의 미세한 차이 길섶엔 민들레 노오랗게 피어 오르고 싸고 또 싸메어야 할 나의 사랑은 슬픈 메아리 되어 홀씨로 날아 오르는 긴 바람.
<달빛 푸른 밤>
창가에 느끼는 바람 가슴에 스며와 옷깃을 여믹 마주서 보니 홍건히 정을 담은 달빛이여라
못잊어 가슴 태우던 사랑도 보냈는데 꽃잎 몇장 떨어진다고 슬퍼할 순 없지
달빛 푸른 밤이라 내 노랜 안개에 젖고 바람 흘러간 가지 끝에서 외롭다
엉겨붙고 뒤엉키는 정리되지 않은 서랍처럼 찾을 수 없는 끈의 꼬리는 이디일까
무수한 상념들이 휘몰고 간 머리맡엔 하얀 독백으로 쓴 낙서 몇줄 . . . . . . . . . . . . . . . . . . . . . . . . . .
떨치고 일어서라 그대는 말하는데 그 눈빛 그 가슴 나를 붙들고 푸른 달빛만 창문을 흔들어라.
<갈대 숲속엔>
별이 빛나던 여름밤의 추억을 나는 잊지 못하네 갈대 숲속엔 아주 작은 새가 살고 있었네
겨울 별빛이 푸른 것은 떨칠 수 없는 슬픔일거야
사는것은 그리움처럼 은밀해야 하는걸까 사는 법은 전율처럼 다가와 아름다움만을 주는걸까
햇살 비켜간 겨울 강 갈대 숲속엔 숨겨진 그날의 노래들이 노오랗게 떠오르는 것은
추억이란 이름으로 불러야 할 한편의 시어들일까.
<마음이 시린 날엔>
헐렁한 고쟁이를 걸친양 맘이 외롭다
덩그러니 집은 비었고 늘 걸려있던 사진털 속의 그대 웃음도 슬프다
시계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리는 날엔 따뜻한 옷을 챙기고 길을 떠나자 길 동무 말 동무 찾으러 떠나자
마음이 시린날엔 기다림 보단 떠남이 좋은 것을....
<해후를 위한 기도>
어둠 속에서도 파도는 부서지고 겨울 바다의 고독이 전설처럼 내려 앉는 동백섬의 밤
그리운 것들은 끼리끼리 닮아가고 기약없는 해후의 격정을 나누며 눈물 없이도 이별은 온다
그렇게 살아가는 어느날 거리의 인파처럼 밀리면서 또 우리는 만나려나 해묵은 사진첩 속의 얼굴처럼 웃는 모습 그래도 잊지못해 그리워 하려나
어둠 속에서도 파도는 부서지고 지나칠 운명이라면 그렇게라도 보내야지 눈물 없이도 울 수 있는 가슴이 있어야 한다.
<기억을 빗질하며>
지리산의 긴 허리를 길게 눕히고 노고단의 원추리 몇 송이 꺾어 기억을 빗질하는 이 저녁
그대 보낸 가슴도 어느듯 아물어 새살이 돋고 당신 아니면 안되던 마음에도 이제 가늘고 작은 실뿌리 내린다
하얗게 내리는 실뿌리 세월을 곰삭여 길이를 재어 본다
있지도 없지도 않은 공간에 늘상 맴돌던 나를 붙들던 기억들
그는 별이 되어 하늘에 있고 나는 원추리 몇 송이 들고 기억을 빗질하며 이제 눈물도 지리산의 허리춤에 묻어두고 싶구나.
<불씨야> 눈 뜨면 생각 내어지는 그리움 어디에서 연유되어 가슴에 파고들까
서산에 달 그림자 드리우고 허공에 마주한 신기루 언덕 나는 그곳에 던져진 한 마리 절룸되는 들짐승인가 어헝어헝 지르는 가슴 저미는 소리 듣는가
기웃대던 어둠 걷히고 멀리서 부질없는 닭 울음 들린다
나는 왜 가슴 뜯어며 애닲게 그리워 하는가
실체도 없는 아득한 허공 채워지지 않는 안타까움
불씨 이겠지 불씨야 훨훨 타서 한줌 재로 날아가 다오 멀리멀리 날아가 다오.
<내 떠난 자리에>
내 것이라 탐하지 말자 어차피 길은 하나요 손은 빈손이라
그날의 것으로 기쁨이 되는 나를 아는 모든 자에게 돌려주자 사랑할 수 있는 모든것을 사랑하자
내 것이라 아끼며 싸맺던 오직 한 사람 그도 갔는데 뒤돌아 보지 않고 허위허위 가고 말던데
무엇을 내 것이라 미련을 두리요 가는 것은 가고 오는 것은 거두어 들여 사랑하고 사랑주며 애틋히 살다가 언제든지 떠날 수 있게 깨끗하게 정돈하고 살아가야지
내 떠난 자리에 한그루 향기로운 꽃이라도 피어날 수 있다면 그냥 감사할 따름입니다.
<오늘은 그만 생각해야지>
붕어 한 마리 죽음에도 눈물부터 흘리던 마음이 이제 그냥 세상만사 그러려니 하고 한발 물러서서 보니 그 많던 눈물이 어디를 다 갔는지 가슴까지도 말라가는 듯하다
인생길은 혼자요 각자 가는 길이니 주어진대로 앞만 보고 가자한다 뒤돌아 보면 눈물이요 생각하면 눈물아닌가
비비안리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서 자기 생각을 스스로 캇트하면서 살았지
"이제 그만 생각하고 내일 또 생각 해야지."
이것이 이제 내 깊은 말이 되었다 내일이면 또 뇌이며 오늘을 사는 지혜를 배워간다.
<오후의 그늘>
낙수물 소리 들으며 노곤히 빠져드는 잠 속에서 행복이란 무엇일까 꿈을 꾼다
슬픔은 슬픔끼리 기쁨은 기쁨끼리 저희들 입맛끼리 모여 사는 동네엔 아침 햇살 부터 다르게 내린다
시간의 곁으로 흐르는 물빛 속 출렁이는 가슴으론 셈할 수 없는 아픔 그것의 바닥엔 끈끈한 욕망의 자욱
보내자 보내자 하면서도 아직도 붙들고 있는 욕망의 고리들 슬픈 눈물처럼 기웃거리는 가난한 마음들이 모여사는 오후의 그늘이여.
제 3 부 심지 없이 타는 불 |
글 작성 시각 : 2002.11.03 07:12:0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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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와 무>
있고 없음은 마음 문을 열고 닫음에 있더구나
붙들고 놓지 못하는 마음은 늘 가나하였더니 열어놓고 보니 모두가 내 것인 것을
어제는 사거리 앞 빌딩 두 채를 나누어 주고 오늘은 모퉁이 커피숖과 가구점을 탐내는 친구에게 주려고 한다
내 것은 없지만 마음만 먹으면 언제나 줄 수 있어 나는 얼마나 행복한지
가난한 마음 붙들고 우는 누구든 오라 난 저 별도 너에게 주려고 한다
있고 없음은 잠깐 욕심일 뿐 어차피 빈 손으로 떠날 터인데 웃을 수 있는 날까지 가슴이 닳도록 퍼 주고 싶구나.
<바람결에 스치듯>
눈을 떴다고 다 보는 것은 아니다 떴으나 봐야 할 것은 못 본다하고
굽이굽이 물거품 안고 잘도 말 하지만 정작 할 말 못할 말 구별 못하니 푼수라
안 들어도 좋은 말까지 다 듣고 앉았으니 그 또한 얼마나 괴로운 일이랴
보지 않아도 좋을 차라리 보지 못하는게 복이 되는 날이 있다
말하고 싶지 않은 대답 있는데 말의 씨들이 홀씨처럼 날아 다닌다
듣고 싶지 않은 듣지 않아도 좋을 말들이 또한 있다
못본듯 못들은척 또한 벙어린듯 살고 싶다
이 가을에 누가 와 묻거든 바람결에 스치듯 곱게 미소하는 눈빛만 남기라 하겠다.
<정답없는 인생>
이십대를 물음표라면 불혹에는 느낌표 이순은 마침표일까
나는 인생을 논해도 거침이 되지 않을 내 인생에 책임을 져야할 지천명의 나이가 아니겠는가 그러고 보니 조석으로 부는 바람결도 그냥이 아니고 계절 흐름도 그냥 보내기가 아쉬웠었구나
내가 거두어야 할 결실은 무엇이며 내 발자취는 바로 찍혀 있으려나
두렵고 떨리는 마음 안타깝고 애절한 마음 희비는 초년이나 장년이나 마찬가지 늘상 부족하구나
인생이란 정답이 없는 끝없는 욕망의 전차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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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 보면 억울할 것도 하나 없는데 욕심 때문에 그것이 늘 마음을 괴롭히고 슬퍼지기까지 아니 하던가
그 때마다 다시는 이러지 않으리라.
따지고 보면 모든게 크든 작든 자기 그릇대로 살기 마련인 것을
짓눌린 가슴을 달래어 펴고 나를 비우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딱딱한 내면과 싸우는 날이 점점 많아질수룩 조금씩 마음이 가벼워지긴 한다
둥그런 그릇 네모난 그릇 깊은 그릇 얕은 그릇 어느 그릇에 담아도 그 모양에 맞추어 담겨지는 물처럼
그렇게 살아지도록 기도하는 마음으로 새날을 맞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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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물가에서 검은 물통과 흰물통이 말한다 난 아무리 채워가도 늘 비어오니 슬픔이란다 난 이렇게 비워와도 또 채울 수 있어 기쁨이지 부정과 긍정의 가슴은 백지 한 장의 슬픔과 기쁨이다
마음자리 하나 바꿈에 흑과 백의 행과 불이 오간다 네 것도 내 것처럼 움켜 쥐다 보면 어느새 빈 대궁에 꺾어진 허리만 남지 그러나 세상은 나를 위해 변하는건 아무것도 없단다 나 스스로 변해가고 부정 보다는 긍정적으로 살아야 하지 않겠니
우물가의 대화는 나에게 교훈을 주고 꽹과리처럼 울지 말고 다소곳이 살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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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내게 갈등이란 아픔이 없었다면 모난 내 육신을 갉아내는 작업은 몰랐을 거야
만약 내게 이별이란 벼랑이 없었다면 눈물을 모르는 메마른 거죽 같은 삶이었으리
하얀 겨울 바다의 파도속 들리지 않는 조가비의 숨소리
만약 내게 망각이란 고요가 없었다면 어지러운 바람을 잠재울 수 없어 나는 아마 바다로 갔을거야
부질없이 붙잡혀 있던 욕망의 사슬을 풀어 이별의 갈등과 아픔에서 외출할 수 있는 망각이란 처방약이여
새로운 대지를 향할 수 있는 새털 같은 발길이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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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보다 더 순수한 것이 또 있을까 너무 사랑해도 너무 기뻐도 먼저 나오는 것이 눈물이고 보면 사람의 가슴에서 제일 순수한 것이 이 눈물 흘리는 게 아니겠는가
만남도 이별도 눈물이라는 순백의 아름다움을 수놓고 보면 감정의 자세에서 이성의 자세로 서게 되더라
그래도 눈물을 앞세우던 그때가 얼마나 순수 했던가
내 눈물 앞에선 언제나 꽃잎이던 그 사람도 가고 이제는 그 눈물도 말라가니
사물을 우선 이성적으로 판단하고야 마는 야박한 세월에 서고 보면 이젠 회한의 눈물이 흘러내리는구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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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저것 정리되지 않은 생각이 앉도서도 못하게 서성되는 날은 길을 떠나자 멀리멀리 가슴이 트일 때까지
늦은밤 섬돌밑 귀뚜라미 소리에 잃어져 가는 유년의 꿈도 깨어나고 그리운 것을 그리워하며 산속의 작은 방에 불을 밝히자
매캐한 군불 지피는 연기 내음이 창틈속으로 기어들어오면 작은 벌레들의 속삭임에 어수선한 생각들을 잠재우고 유성이 흘러가는 산속의 깊은 밤은 또 하나의 성숙되어지는 나를 탄생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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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출할 수 없는 아픈 가슴은 언제나 길을 잃고 한 점 구름으로 뜬다
흐르는 시간 속에서 역사는 이루어지고 엇갈린 길에서도 맺어지는 언약들 보이지 않는 어둠 속에서도 작은 선들의 바쁜 손놀림
내 노래엔 곡조가 없기에 선률에 맞는 곡을 갖고 싶어라 아름답고 고운 색깔의 리듬을 갖고 싶음이여
밤비가 내리는가 어둠을 타고 사그락거리며 가슴 깊숙히 적셔진 싹의 소리를 듣는다
세월로 삭여야 가슴속 시간은 제 맛이 날까요
어느 산기슭 단비 맞고 터지는 잎파리의 소리, 소리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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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자국이 짧던 그 시절엔 그렇게도 크게 보이던 뒷산 언덕 꿈꾸던 포풀라 나무엔 까치 빈 둥지가 달려 있었지
물안개 자욱한 산자락엔 열여덟 꿈이 걸려있고 보리물결 고운 밭이랑엔 그 때 그 웃음소리 들려오누나
머리에 인 세월의 조각들이 눈가에 주름 몇개 얹어 주었기로 푸른 책가방 던져두고 뒹굴던 그 숲속 재잘대던 새소리 네소리를 잊을 수 있다더냐
엉켜잡은 따스한 손마디 말이 없어도 그냥 알 수 있는 네 마음의 소리 나는 듣는다.
네 눈가에 비치는 눈물마저도 네 입술에 묻어나는 미소마저도 떠나 보낸 세월속에서 찾아저 오는 시간들 네 설음 내 설음 내 기쁨 네 기쁨 모두 함께 엮자
어제도 그제도 아닌 먼 그 날부터 한꿈 먹으며 키워 온 그 향기 비봉산 푸른 잎새처럼 너의 싹 나의 싹 얼루며 키워 그 보람 함께 나누며 또 한번 그날까지 손잡고 뛰자구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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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켜쥔 손안에 물이 새듯 날마다 잔고 없는 빈 통장속의 시간
길게 걸쳐진 세월네월인데 시간속엔 오늘도 바쁜 하루는 숨이차고
너울너울 석양은 스르르 지는데 두서없는 하루가 혼자 바빠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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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연으로 찌들고 교통지옥으로 짜증난 세포들
서울의 정들이 매말라 있다고 조석간 신문마다 대문짝만 하게 올려놓고도 그 모두가 남의 일이 되어 또 하루를 엮는다
날마다 모두들 하루 같이 바쁘다고 달력을 뜯어내고 초하룬가 했는데 월말이라 안타까워한다
연탄 한장으로 이틀을 갈아 엮는 달동네엔 오늘도 씨레기 삶는 가난한 냄새가 몸져 눕고
키 보다 더 큰 철재 대문집엔 머리에 리본을 맨 강아지가 미장원을 다녀와서 향수 냄새를 풍기며 양식을 드신다
빈부가 공존하며 희비가 엇갈리는 시간대에 오늘도 내일을 타협하면서 그래도 양심을 움켜쥔 손안엔 오늘도 뜨거운 피가 흐르는 서울의 하루는 바쁘기만 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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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오면 늘상 마음에 뱅뱅 도는 것 서넛 있지
그 가을에 날아온 첫사랑의 편지가 그러하고 오솔길 길목에서 마주섰던 가슴 설레임이 그러하지
그 가을이 또 오면 내 사추기는 숨겨졌던 그리움으로 길 떠나게 한다
하늘을 닮은 청아빛 수면위에 낙엽 몇닢 떨어지면 눈물 주루루 뿌리고서야 겨우 돌아와 서는 자리엔 가을 고추 잠자리 낮게 날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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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월의 달이 산 그늘에 가려 애닯은 산속
떠나고 싶은 사람은 떠나고 미련이 남은 자는 긴 그림자 남기며 서성인다.
서로에게 무언가로 남고파 풀벌레 소리에도 맘 조리며 애태우는 것은
가을 달이 던지는 설레이는 한밤의 푸른 꿈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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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다림질 해도 펴지지 않는 마음 그늘에 구겨진 깃털을 털며 한 마리 들새가 깃든다
비벼대는 부리속에서도 마음은 홀로 외롭고 정착할 나라는 어딜까
반짝이는 수면엔 공기와 물의 짧은 대화 멎은듯 일렁이는 물결과의 입맞춤하는 햇살
그들의 화려한 외출도 한순간 눈물로 자라나니
하얀 날개짓 만으로도 물과 공기는 갈라 놓여야 하는 수면의 슬픈 사연을 읽으며 휫파람 같은 긴 한숨으로 호수 부인은 앉고 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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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마음이란 알 수가 없다 싫다싫다 하던 것이 자꾸만 스치다 보면 어느새 정이 들어 있기 마련이다
듣기 싫다 짜증부리면서 어느새 몸에 베어 자기 것이 되어 있는 잔소리들도 이제 교훈으로 남아 내 삶의 지표위에 서 있질 않던가
어느날엔가 내 책갈피에 꽂히기 시작한 무심했던 한장의 연서는 이제 날마다 기다림의 기쁨으로 살아 있다는 증거처럼 인생을 치장하고 있다
오늘도 꽃닢처럼 날아올 앉고 서는 날들의 얘기 속에 저무는 햇살의 따스함을 함께 섞어 안경 고쳐 쓰고 읽어 가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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밉다 곱다 하면서 정은 묻어나고 싫다 좋다 하면서 미운정 고운정 들고 보면 한평생 옷고름 마냥 거듭 매어가며 달려 있는게 부부 아닌가
그렇게도 좋은 날엔 입으로 나누어 먹고는 심사가 뒤틀린 날엔 무우 자르듯 싹뚝 자르고 싶은 무정함이라니
사람 만큼 이기적이고 간사한 동물이 또 어디 있을라고 그래서 자꾸자꾸 수양하고 말씀(성경)속에 묻혀 살아야 한다 않는가
천년을 함께 걸어도 싫지 않을 난 호흡이 되고 그대 피가 되어 뜨거운 손 꼬옥잡고 초원을 걷자 나는 꽃 너는 나비 되어 그렇게 그렇게 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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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산이 있고 강이 있는 숲속에 텃밭이라도 딸린 전원주택을 꿈꾸었지. 꼬리치며 따라다닐 커다란 복실이와 씨암닭이라도 몇마리 키울 생각이었지.
마음 맞는 친구들 오가며 푸성귀라도 싸주고 풋고추 걸쳐 보리밥도 지어 먹고 늘 키워 온 꿈이었는데.
어느날 전율처럼 가슴을 탁, 치듯 저려오는 것이 아, 그게 아니더라구.
늙는 것도 외로운데 어찌 혼자 숲속에서 살려나 훌쩍 떠나고 싶어도 조석으로 배고파할 개와 고양이는 어쩌고
난감함이 그것도 쉬운 일이 아니라 떠나고 싶을 때 떠나고 열쇠 하나면 족한 아파트가 그래도 나을 것이라 위로로 변하고
내 꿈을 초상치루고 내려오는 비탈길이 저토록 하얗게 빛이 저리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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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움으로 가득찬 아침이 있다. 이슬 맺힌 길섶에 작은 풀벌레들의 소리를 들어 보았니 찌르륵, 또르륵,
이슬이 굴러 떨어지면 산까치가 때 맞추어 울고 포물선을 그리며 잔잔한 수면속을 거니는 송사리 떼들.
어느것 하나 아름답지 않은 것이 없는 이른 아침 공원엔 마주치는 눈빛으로도 인사가 되는 하루의 해가 솟는다.
사랑하는 자 있어 뜨거운 손이라도 잡고 보면 솔바람 속에 행복이 꽃피는 아침 산책길이다. |
제 4부 너의 내일이 나의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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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오월의 장미 붉게 타오르던 날 속절없이 떠난 내 사랑
눈꽃송이 하얗게 내리던 날엔 백설처럼 예쁜 딸 정씨 가문으로 보내고
둘째딸 에미 걱정 하며하며 유학 떠나고
셋째딸 토끼도 어린나이에 전공따라 일본으로 가고
애지중지 아들 하나 벌써 자라서 걱정하는 에미등 토닥거리며 꿈의 등 타고서 호반의 나라 캐나다로 공부 떠났네
이제가면 돌아오기십년 세월이라 너 인생의 길이기에 막진 않으마 어차피 혼자 가는 인생 길이기에 내 것이 아니기에 모두 보낸다.
2.
그래도 오손도손 고사리 손이던 그 시절 동동 뛰며 머리 땋아 내리던 그 시절 네 키가 엄마의 앉은 키 보다 더 적던 그 시절 한 입 사과도 아끼며 통장 불리던 그 시절이 추억이란 이름으로 느껴지는 오늘
말소리도 울리는 커다란 집에 난초 몇 그루 심어 놓고 하루 종일 글을 쓴다 추억도 쓰고 슬픔도 쓰고 그리움도 써 내려 가는 해그름엔 아직도 꺼질 줄 모르는 사랑의 불길도 쓰련다
붉게 물드는 황혼에 어차피 인생길은 혼자이기에 기러기 한 마리 날려 보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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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문열고 들어설 것 같은 너의 목소리 꿈결에서도 그리웁구나.
새로운 환경과 사랑 속에서 나날이 행복에 젖어 있을 나의 귀여운 새야
너의 행복해 하는 모습도 아름다우나 우리모녀 오손도손 그날을 그리워 눈물 찍어내는 네 모습은 더 더욱 사랑스러우리라.
삼종지의 멀어지고있다 하더라도 시어른 공경과 남편 받들기엔 최선이 어디 있겠니 자기 받을 사랑은 자기 할 탓이란다.
정씨 집안의 꽃이 되어 화목의 영광을 피우거라.
종달새처럼 귀여운 나의 새야 세월이 물처럼 흘러 에미 되어 서는 날 이 마음 과히 알 수 있으려나.
내 어머니에게 그러했듯이 너 또한 그러하리라. 말하지 않아도 눈빛으로 충분한 우린 모녀 사이로 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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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고의 소리로 두 눈 꼭 감고 두 손 꼭 쥐고 힘찬 소리 지르며 세상 빛 속에 뛰어나온 저 웅장한 활기여
눈 코 입 이목구비가 수려한 작은 모습으로 소리치는 아기에게 세상에 난 기쁨으로 가족들의 사랑을 축복으로 보낸다
아가야 너의 탄생은 희망이고 너의 울음은 긴 세월의 노래리라
그 작은 손발이 자라 세상을 움켜쥘 때까지 탄생의 기쁨으로 지워지지 않게 곱게 지켜 주리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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벙긋벙긋 웃으며 배만 부르면 잘도 노는 우리 연규는
대추 한 알이면 한나절 온 방을 네 발로 기며 축구를 한다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겠네
둥게둥게 내 사랑 연규는 딸아이의 아들이다
아이에 부대기어 에미는 친정에만 오면 잠이 들고
넙죽넙죽 잘도 먹으며 무럭무럭 자라는 연규야 할머니라고는 부르지 말아다오 난 아직 그런 호칭이 부끄럽기만 하구나. |
<그리움 (2) (캐나다에서 수학중인 딸에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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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고운 모습 너의 목소리 손짓 눈짓 그리운 아가
바다 건너 긴 전파로 달려와 귀에 어리는 네 목소리 부풀어 오르는 이 마음 앉아만 있을 수 없는 이 서성임
나풀대는 머리카락 눈에 선하고 간지럼 타는 네 고운 자태 두 팔 벌리고 달려오누나
그리움은 그리움대로 접어두고 오늘도 열심히 하라 채찍질하는 아픈 마음 우린 서로 알고 있는 것
너의 고운 모습 불러 내고픈 욕심 참아내는 이 아픔 아, 그리운 딸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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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년이면 강산도 변한다지 눈에 넣어도 아프질 않을 너를 보내고 돌아서는 발길이 천근이구나
미지의 세계에 희망찬 너의 걸음 막을 길 없어 보내지만 찢어지는 가슴을 아들아 아니
너 나이 열여섯 몇 살이면 돌아오려나
하늘로 간 당신도 타국으로 가는 아들도 모두 가슴 태우는 그리움 이구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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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수리처럼 큰 날개로 아들이 안겨 오면 기쁨이기도 하지만 때론 슬픈 여운을 본다
벌써 자라 에미 곁을 벗어날 때가 되었구나 싶은 아득한 아쉬움
콩튀듯 바쁘고 잔손질이 많던 날 '그래도 그 때가 좋느니라'하시던 어머님의 말씀 새삼스럽다
인생의 길은 다람쥐 쳇바퀴 돌듯 너의내일이 나의 오늘이듯 그렇게 사랑도 내리 사랑이라 주면서 주면서 사는건가 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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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지 못해 가슴 아픔도 놓지 못해 애태우는 그리움도 너와 나는 하늘이 맺어논 피의 사연이다.
두 눈을 감는 순간에도 너를 향한 애절함으로 아마 나는 돌아 올거야 죽음 조차도 우릴 떼어 놓지 못하는거지.
해지고 달져도 닳지 않는 기슴으로 너를 위해서라면 뼈를 갈겠다.
내가 너에게 무엇을 구하랴 너의 꽃이 황홀히 필 때까지 나는 너의 거름이 되려는 거지.
아들아 너와 나는 천륜이기에 사랑은 내리 사랑이라 주고주고 또 주고도 빈 껍질인 육신으로는 기도한단다 주 안에서 너는 꽃이거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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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견딜 수 있으려나 모두 보내고 텅 빈집에 난초 몇 그루
돌아와 불 밝혀줄 아무 없는데 이방 저방 열어 놓고 울지 않을께
이것저것 만들어 본 저녁 식탁에 마주 앉을 누구 없다고 굶지 않을께
사랑하는 나의 사람아 곁에 없다고 슬퍼 않으마 언제나 내 곁에 숨쉬는 너를 느끼며 살잖아
세상에 진짜 외로운자 얼마나 많다구 마음이 가난한 자 그것이 진짜 이로운거지
내 마음엔 사랑하는 임으로 가득 하잖아 눈 감으면 보이는 사랑의 말씀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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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사랑 무어냐고 물어 온다면 당신의 손길 닿아 어우러지는 결고운 한자락 비단 치마폭 같은 것
잠결에 스쳐도 향기로운 당신의 내음들 일흔넷의 나이를 부끄러워 하시는 수줍은 주름살이 아름다워요
당신의 손길 아니면 안되던 자식들 모두 자라 떠나 보내고 행여나 자식들에 폐가 될세라 발꿈치 들고 걸으시며 숨 죽이시는 어머니
새벽 잠이 얕으시는 어머니는 자식 위한 기도로 시작과 끝을 맺으시며 고이 성경 읽으시고 문소리도 살그머니 산책길에 서시면 새소리 벗하여 얘기하시지요
자는 듯이 소롯히 한잠에 가야한다고 자식들에 폐 되지 않아야 한다고 내 고운 어머니는 평생에 곁에 둔 일기장에 가슴 속 말들을 적고 계신다
2
언제나 나의 거울이신 어머니 당신의 가슴이 그리운 오늘 왜 이렇게 눈물이 나나요
모든 일 묵묵히 참아내시며 작은 몸집에 어찌 그리 큰 가슴으로 포용하시나요
이제 제 딸아이 어미 되어 싸릿문을 들어 섭니다만 어머니 무엇으로도 어머니의 향기에 못 미치오니 그저 젖고만 싶습니다 지난 모든 것 용서하소서 그냥 용서 받는 딸이고 싶습니다
앙상한 당신의 손 데워드리는 딸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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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어두운 모든 것들 애써 감추어도 촛불 켜고 들추어 내는 너는 내 허기진 모습 눈웃음 치며 애원해 보지만 잔주름 하나도 모질게 드러내 숨겨 두질 못한다.
때론 너는 말하지 실눈 하지 말고 깊게 내려와서 네 심장을 꾹 눌러 보렴 하고
한 점 구김없이 사랑하고 한 점 헛점없이 드러내는구나
하얀 것은 하얗게 추운 것은 춥게 내 오만도 네 앞에선 무릎 끓고 한갖 꿈이었나 싶은 지난 여름도 줄줄이 네 앞에선 지울 수 없는 불꽃처럼 황홀하구나.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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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꽃이고 싶겠지만 금방 마흔 되고 쉰 된단다.
돌이켜 보면 언제나 꽃띠에서 머물지 그것은 나만이 아니고 나의 어머니, 할머니,증조할머니였던 너의 고조할머니도 늘상 마음은 열아홉 소녀였으리니
우리는 항상 겉사람만 보고 지는 꽃이라 생각하지만 난 아니야 그리고 또 그리고 아니야 그렇지만 거울 속의 얼굴은 지천명의 무거운 얼굴이구나
그래, 이제 이쁜 것은 너희가 갖고 내 값에 어울리는 우아하고 아름다운 시와 같은 고운 여인으로 남으련다.
지문 만큼이나 독특한 나만의 그림을 위하여 내면을 딲는 오늘이고 싶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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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는 사진 찍는 데마다 얼굴을 내밀었는데 이제는 찍자찍자 해도 멀리서 웃기만 한다네
어느날인가 생소한 나이든 한 여인이 사진 속에서 내 눈과 마주쳤을 때 다시는 사진 같은 것 찍지 않으리라 마음 먹었지 가슴이 썰렁한게그렇게 서운할 수가 없더라구
딸아이의 싱그러운 젊음이 보기도 얼마나 아름다운가
그것이 내 것이었더니 어느새 그리움만 노오랗게 피어오르고 가슴에 차 오르는 회한이 뜨거운 눈물로 떨어지는구나
그러나 마음은 열아홉 그 시절 열정이라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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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자국이 짧던 그 시절엔 그렇게 높게만 보이던 뒷동산 언덕 꿈이 흐르던 시냇물 동구 밖 정자나무 이제 빈 까치둥지만 외로워라
각시풀 땋아 내리던 꽃길엔 흰 싸리꽃 눈꽃처럼 내리고 잔물결 하얗게 쓸어내리던 시냇가 송사리도 떠난지 오래여라
물안개 어리던 산그늘 아래 보리물결 출렁이면 깜북이 휘날리던 곳 언제나 눈 감으면 달려오는 고향하늘 동심에 찬 큰 아이되어 휘둘러 보니 터는 고향 턴데 모두가 낯 설어라
꽃잎 나물에 흙밥 짓던 고사리 손 세상때에 절여 갈퀴가 되었으니 고향 인들 어찌 옛 노래만 부를 수 있겠스랴
발자국이 짧던 그 시절엔 오월의 꽃잎처럼 꿈이 자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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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쌀 삶는 구수한 내음이 드리운 해거름
생솔가지 태우는 매캐한 저녁 연기가 동네 어귀에 풀려 흐른다
낱가리 마당엔 삽살개들이 얼려 놀고 짚동 속엔 술레잡기에 바쁜 아이들의 소리들
참새 서너마리 곳간 창틀에 달려 재잘거린다
꼴머슴이 김이 솟는 소죽 한 통 퍼 누렁이가 누워있는 소 마굿간으로 들어가고
곰방대를 흔들며 대추나무집 순덕아범 마실 나간다.
에헴, 에헴,으에헴. |
제 5 부 나는 할 수 없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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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치 않은 마음이 있다.
노도처럼 휘몰아치는 격정 엉킨 실타레처럼 짜증스런 심사 어디에서 연유되는지 알 수 없는 이 곤혹스런 날은 무서워서 떠날 수도 없다.
그렇게 좋던 난도 귀치 않고 그리움의 꿈도 꾸고 싶지 않다.
어리석고 못나고 벌레 같기만 하다 부끄럽고 챙피하여 숨었으면 싶다 무엇으로 나를 세우며 살려나.
아, 기도가 있었구나. 나를 부르는 소리 있었구나. 나는 할 수 없으나 나를 위하여 하시는 이가 계시었구나. 감사한 이 사실을 잠시 잠깐 또 잊고 있었다네
교만한 마음으로 내가 하려 들었으니 주여 용서하소서. 이 어리석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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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보니 내 속엔 언제부턴가 두 사람이 살고 있었네 나는 홑이 아니라 겹이었다네
진정 선하고 싶은 나와 또한 욕망의 나와 항상 싸운다네 싸운다는 것은 내 속에 둘이 있다는 증거 아니겠는가
나의 적은 욕망이라네 내 육체와 정신은 지금도 싸우고 있다네
죽으면 썩어질 육체에 져서 되겠나
육체를 거름으로 정신을 초목으로 푸르게 가꾸어 초막집이 무너지는 날 내 님 계신 곳으로 허위허위 가겠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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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갑 속에 그날 쓸 몇 푼의 지폐와 떠나고 싶을 때 언제나 떠날 수 있게 내 기동력에 가솔린 가득 채워져 있다면 오, 주여 얼마나 감사합니까
내 남은 여생 당신의 말씀 따라 오고 가며 철따라 색깔 맞추어 웃을 수만 있다면 그 얼마나 행복입니까
남 가진 것 아무 것도 못 가졌다 하더라도 사랑할 수 있는 마음 한 자락 그것만 있다면 저는요 기쁨으로 자고깨는 날 속에서 행복으로 살겠습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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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을 나 보다 더 잘 아시는 이 있어 나는 기도만 한다네
내가 일용할 양식만으로도 기뻐하는 것은 비밀이 아니라네
내 힘으로도 울음으로도 안되는 일 그대 이미 이루어 놓으셨다네
무엇 때문에 두려워하고 고민할 것 이미 다 아시고 이루어 놓으시고 기다리시는 그대 사랑이여
세상으로 눈 돌리지 말라 엄히 상심하시는 이 우리는 항상 곁길로 나가 그대 가슴에 못 박고서야 돌아서는 어리석은 자 였었지
이제 돌아와 그대 품속에서 새로운 피조물로 기도할 수 있다는 오늘에 감사,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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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눈 뜨면 늘상 해 오던 기도가 요즘 들어 기도 보다 먼저 달려오는 정리 되지 않은 생각들로 씨름을 하고 있다
세상이 너무 많이 머리에 들어와 있나 보다 세상일은 염려와 걱정 뿐인데 무언가에 욕심내고 있다보면 염려와 걱정이 오는게 아니겠는가
가슴을 비우자 비우자 하면서도 세상에 내 것은 하나도 없는데
욕심을 버리자 버리자 하면서도 성경 읽기를 게을리 하면 꼭 튀어나오는게 죄의 삯 밖엔 없다니까
하루의 시작과 끝을 기도하며 내 날보다 그대들의 날을 위하여 감사하며 살아가는 삶이 되도록 뿌리 깊은 나무를 닮아가야 하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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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홀한 오이도의 낙조 그 앞에 작은 점인 나 그 점이었던 나를 그대 피 흘려 죽기까지 사랑하셨나니
순간의 시간도 가늠할 수 없으면서 내일을 위하여 바쁜 내 발길 철없다 않으시고 어루만져 살펴주시니 그대 사랑 이제 깨닫습니다
값없이 받은 이 사랑 전하려 하나 모두 입었다 하니 더러운 의의 옷 벗기기 너무 어려워 당신의 애닲은 마음 눈물 같은 기도입니다.
가슴에 눈섶달 자라 둥근달로 떠 그대 사랑 노래하며 전하고 전하려 오늘도 골고다 언덕을 오르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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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잎을 씹으며 뜨겁게 붙어 있는 흔적 떨치려 시월의 산에 오른다
낙조에 어우러져 곱디고운 단풍이던가 가슴에 흐르는 서늘한 바람 오래 참고 인내하며 삭여도 더러운 옷 같은 내 의 일뿐 용서되지 않는 눈물 나를 위하여 기도하는 밤
이 작은 일에 가슴을 열지 못하는 미련함을 용서하시나요
시간의 벽을 넘고 그대 가슴에 불 밝히는 시월의 마지막 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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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을 열어 털어 보여도 구석 어느 곳에 숨겼다 한다
마음을 열어 흔들어 보여도 모퉁이 어디엔가 담겼다 한다 의심 마귀는 의심만 낳는다
믿지 못하는 괴로움이란 차라리 안 믿는 것 보다 더 괴로운 것
꽃을 꽃이라 보지 못하는 가엾은 눈은 눈물도 흘리지 못할거야
둥둥둥 가슴의 북이 울려도 듣지 못하는 귀로는 어거정어거정 게처럼 옆길로만 간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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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저울대 위에 올려 놓고 아침 저녁으로 달고 있다
욕망의 추 앞에서 사랑은 벌거 벗긴채 문 밖에서 울고 있다
계산 없던 그 시절의 순수했던 빛갈의 사랑도 지고 더러운 저울대 위에서 몸을 떨며 사랑이 울고 있다
이 겨울의 바람 앞에서 오라, 목화솜 보다 더 포근한 사랑을 주리라
값없이 받은 나의 님의 사랑을 눈금 없는 저울로 모두 퍼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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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날의 영화로움도 영광스러운 가을날의 찬미도 순리 앞엔 한갖 부질없는 꿈이었다
초연한 자세로 훌훌 벗어 던진채 황홀히 서 있는 너의 자태
비울 수 있었기에 다시 채울 수 있는 영광 또한 너의 것이다
갖고 싶지 않은 것 까지도 붙들고 놓지 못하는 부끄러움이 너의 여린 가지 앞에서 차마 고갤 들 수 없구나.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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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 시집 "안개의 불'을끝내고 |
글 작성 시각 : 2002.01.08 17:33:1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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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임의로 불매 그 소리를 들어도 어디서 오며 어디로 가는지 알지 못함 같이 사람의 인생은 눈으로 보나 내 임의대로 아니됨을 절감 하였으므로 저토록 아름다운 꽃이 그곳에 있어 볼 수 있다는 것을 행복해 하는 오늘의 안주에 감사한다. 내일도 그 행복이 말없이 나를 맞아 준다면 또 얼마나 감사할까. 사랑하는 나의 아이들과 고마우신 친지들 그리고, 언제나 향기로운 내 친구들과 이 아름다운 봄을 함께 나누고자 하며 그대의 3주기에 <안개의 불>을 당신께 올립니다.
96. 5. 12
나는 이렇게 머리말에 썼다. 그리고 세월은 흘러 오늘 여기 이 자리에서 지난 시간을 회고하며 새 행복의 자리에서 나의 재산을 집듯 이글을 읽으며 하나님께 감사해 하고 있다. 저자 강 숙 려
| 작품 평론은 한공육선생님께서 쓰 주셨다. 도서출판 솔바람 출판. | | |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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