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짓지 않는 우리 아이들이라고 단오를 즐기지 못할 까닭은 없지요. 그래서 이 달에는 우리 아이들과 즐겁게 벌이는 단오 잔치 이야기로 시작해볼까 싶어요. 『얼쑤 좋다, 단오 가세!』부터 살펴볼까요? 아이들에게 이 그림책 보여주실 땐 제목에 구성진 가락을 담아 흥을 돋워 읽어주세요. 그러면 아이들이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쳐다볼 거예요.
그림책을 열면, 강릉단오제의 풍경이 실감나게 펼쳐진답니다. 마치 강릉단오제에 간 것처럼 그 곳의 분위기를 생생하게 느낄 수가 있어요. 단오 잔치를 어떻게 벌이면 좋을지, 대강 짐작할 수 있고요.
먼저 씨름판을 벌여보세요. 반별로 씨름대회를 열어 누가 씨름을 잘 하는지 씨름 대장을 뽑는 거예요. 누가 제일 씨름을 잘 하는지 가리려면 반별로 뽑은 씨름 대장들이 모여 승부를 가릴 때, 연령별로 씨름판을 벌이는 게 좋답니다. 체격이나 기술(!)에 차이가 있으니까요. 씨름은 하는 재미도 있지만 보는 재미도 쏠쏠해서 씨름을 하는 아이도 씨름을 보는 아이도 손에 땀을 쥐기는 마찬가지예요. 아, 씨름대회를 준비할 때는 최고의 씨름 대장에게 선사할 소를 마련해두세요. 어떻게 소를 데려오느냐고요? 선생님들이 정성껏 만들어주면 되지요. 이왕이면 황금색으로 만들어 황금 소를 데려갈 수 있도록 해주세요. 아이들에게 두고두고 커다란 자랑거리가 된답니다.
< 그림 책읽는곰『얼쑤 좋다, 단오가세!』 제공 > |
창포물에 머리 감기도 빼놓을 수 없어요. 창포를 푹 삶아 우려낸 물에 머리를 감으면 특유의 향기가 머리에 스며들고 시원한 청량감이 들며 머리카락에서는 윤기가 난답니다. 하지만 아이들이 한꺼번에 머리 감기는 쉽지 않으니 창포물에 손을 씻거나 발을 닦아도 좋을 거예요.
단오에는 무더운 날 시원한 바람을 일으키며 건강하게 지내라고 부채를 선물하기도 했다지요? 접었다 펼치는 부채부터 동그란 부채까지 여러 가지 부채가 있으니 우리 아이들이 어떻게 부채를 꾸미면 좋을지 생각해서 저마다 특색 있는 부채를 만들도록 해주면 좋을 거예요. 부채를 만들고 나면 부채에 무척 관심을 갖게 돼요. 이럴 때 그림책 『빨간 부채 파란 부채』로 옛이야기를 들려줘보세요. 부채질하는 재미가 특별해진답니다.
참, 이 달에는 구강보건의 날도 있더라고요. 첫 영구치인 어금니가 나는 만 6세의 ‘6’과 구치의 ‘9’를 숫자화해서 6월 9일을 구강보건의 날로 정했다고 해요. 작년 이맘때는 몇 가지 프로그램을 마련한 보건소를 찾아 칫솔질 바르게 하는 방법도 알아보고 이(齒)와 관련된 인형극도 관람하며 그날의 의미를 새겼었지요. 가까운 곳에 보건소가 있다면 구강보건의 날을 맞아 특별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지 미리 알아보면 좋을 것 같아요. 아이들이 혼자서 이 닦기를 제대로, 올바르게 한다는 게 쉽지 않지요. 그런 까닭에 요즘엔 충치 있는 아이들도 많고, 치과 진료를 받는 아이들도 제법 있더라고요. 그래서인지 관련 그림책들도 많이 나와 있고요.
치과 가는 아이들의 마음을 잘 헤아려 간결한
< 그림 책읽는곰『얼쑤 좋다, 단오가세!』 제공 > |
우리나라에서 나온 그림책은 없냐고요? 있어요. 플랩 북 형태로 되어 있어 아이들의 흥미를 돋우고 리본 끈으로 책과 연결된 종이 칫솔과 맨 끝장의 거울이 매력적인 『이 닦기 싫어!』와 아이가 그린 듯한 그림으로 치과 진료의 과정을 알기 쉽고 상세하게 이야기해주는 『치과에 갔어요』, ‘하마가 치즈 먹고 메롱~’이라는 재미난 주문을 알게 되는 『이 닦기 대장이야!』까지 최근에 우리나라 그림책도 여럿 나왔지요.
사실 이 닦기는 매일매일 반복적으로 이루어지는 기초생활습관이지만 소홀해지기도 쉬운 것 같아요. 이 닦기에 대해 자세히 일러주고 그와 관련된 여러 가지 활동을 한 후에도 아이들의 양치질이 대충, 대강으로 변한다 싶으면 앞서 소개한 그림책들을 읽어주며 다시 한 번 짚어주는 게 어떨까요? 마음을 새롭게 다질 수 있게요.
이 달에는 한국전쟁이 일어났던 날도 있지요. 몇 년 전부터 6월 25일 전후로 『파란 개구리 빨간 개구리』를 아이들에게 보여주며 우리의 마음가짐에 대해 이야기 나누곤 했는데 올해는 한 권 더 추가될 것 같아요. 최근에 『황금 사과』라는 그림책을 알게 되었거든요. 이 그림책을 만나고 난 후 아이들이 어떤 이야기를 꺼낼지 벌써부터 궁금해집니다.
여러 가지 바람이 생기는 유월, 아무쪼록 여러 가지 그림책들이 우리 아이들의 몸과 마음에 특별한 바람을 일으켜주었으면 좋겠습니다.
<6월의 그림책>
『얼쑤 좋다, 단오 가세!』(책읽는곰) / 『씨름』(사계절)
『빨간 부채 파란 부채』(비룡소) / 『악어도 깜짝, 치과 의사도 깜짝!』(비룡소)
『내 이 봐봐』(한림출판사) / 『충치 도깨비 달달이와 콤콤이』(현암사)
『이 닦기 싫어!』(삼성출판사) / 『치과에 갔어요』(한솔수북)
『이 닦기 대장이야!』(웅진주니어) / 『파란 개구리 빨간 개구리』(중앙출판사)
『황금 사과』(뜨인돌어린이)
이숙현_구미 금오유치원 연구교사, 아동문학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