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도 중국어로 속삭여라
유학과 연애를 얘기 해볼까 한다. 이제 좀 더 흥미진진해지는 것 같을 것이다. 드디어 가려운 부분을 긁어주는 것 같을 것이다.
이 부분이 가장 궁금했던 것이라는 것도 안다.
그래서 더 짜증내기 전에 시원하게 긁어주겠다.
중국 사람을 애인으로 두기만 하면 중국어를 잘하게 된다는 무조건 적인 믿음을 가진 사람들이 있는데 착각하지 말라고 얘기해주고 싶다.
중국인을 항상 곁에 둔다면 당연히 실력 향상에는 도움이 된다. 이 부분은 나도 동의한다.
하지만 그런 향상도 스스로가 공부를 해야 가능한 것이다.
중국인을 애인으로 둔다는 것은 내가 공부를 열심히 하는 열혈 유학생이라는 가정 하에서 그 향상 속도에 가속이 붙는 것이지 공부는 쥐 똥 만큼도 안하는데 중국인이랑 연애한다고 샬라샬라가 자동으로 되지는 않는다는 얘기다.
쉽게 얘기하자면 중국인 애인은 잘 나가던 자동차에 튜닝을 해서 속도와 마력을 높여 스포츠카로 업그레이드 해주는 것이지 지지리도 안 나가던 자전거를 하루아침에 자동차로 변신시켜 주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만리장성 입구 중 하나인 북경 '쓰마타이' 사진(여기가 만리장성 중에 젤 이뻐요)
단적인 예를 들면 내 친구 중에 한 녀석은 5년을 중국에서 대학을 다니면서 살았고 2년을 중국 여자와 연애를 했다.
하지만 안 나가던 자전거 같던 이 녀석은 그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중국 여자 친구와 사전이 없으면 얘기를 못했다.
(아마 이 녀석이 이 글을 보면 날 해칠 수도 있다.) 그럼 둘은 어떻게 만나는가? 라는 의문을 가지는 분이 있을 것이다.
아마추어처럼 그러지 말자. 연인이라는 것이 오래 있다 보면 눈빛만 봐도 아는 것 아니겠는가.
그 친구뿐만 아니라 이런 사람은 부지기수다. 그러니 무조건 적인 중국인 애인 찾기는 금물이다.
이것 역시 기초가 튼튼하지 않고서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내가 입이 비뚤어졌어도 뭘 얘기하는지 알아듣는 것이 사랑하는 사람이다.
결국 한 사람에 익숙해지면 습관이 되고 습관이 되면 불편함이 없어지며 불편함이 없어지면 간절함이 사라져 오히려 공부를 안 한다.
그렇다고 내가 연애를 반대한다는 것은 아니다. 앞서도 얘기했지만 튜닝의 효과를 누릴 수 있는 여건의 사람이라면 좋을 것 같다.
하지만 공부를 위해 사람을 만나는 건 무리가 있을 수 있다. 아무리 실력 향상도 좋지만 사람과 사람이 만남에 있어서 목적을 가지고 만나는 것은 예의가 아니니 진실 된 마음이 우선이라는 점은 꼭 명심하자.
그렇다면 한국 사람끼리의 연애는 어떨까?
힘든 유학생끼리 그리고 같은 민족끼리 서로 도와가며 의지하면서 살아가는 것은 결코 나쁘지 않다.
하지만 냉정하게 중국어 공부에 미치는 영향을 계산하면 마이너스다.
물론 예외도 있지만 내가 얘기하는 것은 일반적이고 대부분적인 경우의 수를 얘기하는 것이고 생활에는 도움이 될지 모르지만 언어 공부적인 측면에서 보면 대부분 좋지 않다는 것이다.
계산적이고 냉정해 보이지만 그게 유학의 현실이다.
유학을 간 목표가 있다면 그 목표가 우선이다.
물론 유학의 목표가 좋은 연애 상대와 배필을 찾기 위함이라면 당연히 적극 추천하겠다.
하지만 당신이 왜 유학을 가는지는 당신이 더 잘 알 것이다.
매일 한국어로 대화하고 사랑을 속삭이고 데이트를 즐기고 여행을 다니는 것을 굳이 중국에서 할 필요가 있는지는 의문이다.
막상 굳게 먹었던 마음과는 달리 힘든 현실에 부딪히다보면 사람도 물러진다.
그럴 때 일수록 다시 마음을 굳힐 수 있는 마인드 컨트롤이 상당히 중요하다.
한국 사람과 연애를 하고 싶다면 연애를 해라. 대신 중국어는 자연스럽게 포기해야 할지도 모른다.
유학은 정말 ‘모’ 아니면 ‘도’ 다. 성공과 실패가 있을 뿐 어정쩡한 것은 없다.
어정쩡한 것은 실패와 다를 바 없다.
예전 HSK의 어정쩡한 6급이 갈 곳이 없음과 같다.
정 사랑이 하고 싶다면 사랑마저도 중국식으로 해라. 사랑의 속삭임조차도 중국어로 해라.
사랑의 기억마저도 중국어로 간직해라.
첫댓글 오랜만에 글 올리셨네요 ㅎㅎ 새해 에는 더욱 자주 좋은글 부탁 드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너무 오래 쉬어서 죄송하네요..^^; 새해 복 마니 받으세요!
정말 좋은 이야기군요. 특히 본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쓴 글이니 가슴에 먼저 와 닫습니다.
제 경험들을 많이 공유하겠습니다~
초심을 잃지 말아야하는데 살다보면 참 안되는 것 같습니다. 장기웅님은 냉철한 판단력에 집중력까지.. 참 많은 장점을 가진 분이네요. 부럽습니다.^^
그만큼 단점도 엄청엄청 많아요 ㅋ
금족같은 말씀
감사합니다^^
아직까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