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질릴 정도로 집요해져라. part1
모든 언어 공부가 그렇겠지만 중국어도 역시 단어양이 중요하다. 많은 단어를 아는 만큼 표현력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그리고 많은 단어를 알고 있어야 순간적인 대처가 가능하다.
예를 들면 ‘수영’이라는 단어를 모르거나 순간적으로 생각이 안 날 때 ‘물속에서 하는 운동’이라는 우회적인 표현도 가능하다.
초반에는 상대방을 이해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비단 수영이라는 단어를 몰랐다 해도 부끄러운 것이 아니다.
그 단어를 대체할 수 있는 표현 능력이 탁월하다면 아직까지는 괜찮다. 이런 우회적인 표현의 훈련도 필요하다.
왜냐하면 내가 모든 중국어의 단어를 알기는 힘들다.
우리가 한국어에서도 모르는 단어가 있듯이 중국 사람의 입장에서도 마찬가지다.
내가 겪어보지 않은 분야의 단어는 외우지 않은 이상 모를 수밖에 없다.
그래서 유학은 단순한 공부뿐만 아니라 많은 광활한 평야에 촘촘히 박힌 벼 이삭과 같은 유기적이고 풍부한 경험이 필요하다.
만약 경험을 할 기회가 없다면 부단히 집요해져야한다.
나는 비록 인생 연식은 아직 얼마 안됐으나 많은 분야에 대한 경험을 가질 수 있는 기회들이 많았다.
어쩌면 운이 좋았다고도 볼 수 있지만 그만큼 기본이 탄탄했기에 기회도 주어졌다.
한번은 한국 최고의 제철 기업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던 적이 있다.
중국에서 지사에서 한국 본사로 교육을 오는 중국인 간부 직원들을 위한 경주 여행의 가이드를 맡게 되었다.
비록 3일간 단기의 아르바이트였지만 많은 준비를 했다. 경주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유적과 유물에 대한 공부를 했다.
집요함이 발휘가 된 것이다. 통역에 대충 대충이 없다.
최대한 완벽하게 상대방을 이해시켜줘야 한다.
난 내가 대학시절 4년을 살았던 경주이지만 석굴암이든 불국사든 이런 분야에 대해서 중국어를 접한 적이 없기에 최선을 다해 준비했다. 그리고 그들을 만났다.
약 스무 명의 팀으로 구성된 중국인들이 왔다. 생각해보라. 비록 교육의 일정으로 왔지만 그들 역시 얼마나 잿밥에 관심이 많겠는가. 한국을 간다는데 얼마나 많은 기대를 할 것이며 많은 경험을 하고 싶겠는가.
염불보다 잿밥이 더 좋다는 것에는 국경이 없다.
난 그들의 그런 마음을 알기에 맛있는 잿밥을 맛보여주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단순한 가이드로서가 아닌 인간적인 한국인으로서의 형상을 그들의 가슴팍에 다보탑보다 더 높이 쌓아주고 싶었다.
경주 투어는 한나절로 충분했다. 한나절 사이에 그들의 나에 대한 의지는 충만해졌다.
그리고 저녁 회식 시간을 통해 그들의 절친한 친구가 될 수 있었다.
저녁 식사는 본사의 높으신 분들과 함께 이루어졌다. 한국 음식을 먹고 소주잔을 기울이며 분위기는 불판보다 더 달아올랐다.
하지만 뭔가 아쉽다. 그저 한국 음식과 술을 대접하기에는 자꾸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난 그 자리를 박차고 일어서 노래를 한 곡 하겠노라고 선언했다.
일개 알바생의 이런 모습이 어떻게 비춰졌을지는 모르나 이 자리의 주인공은 분명 중국 손님들이었기에 난 그들의 부족한 가슴을 술잔과 함께 채워주고 싶었다.
나는 중국 노래를 불렀다. 중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만한 유명한 노래를 다 외우고 있었다.
그들은 내가 중국 노래를 한다는 것이 놀라웠나보다.
술이 확 깬 눈빛으로 마치 수업을 듣는 학생들처럼 집중하고 있었다.
그러더니 잠시 후 노래가 클라이맥스 부분에 다다르자 그들은 내 노래를 따라 부르기 시작했다. 그래! 바로 이거다.
그들의 부족했던 부분. 한국에서도 그들의 문화를 느끼게 해주는 것. 그들의 가려운 부분은 이것이었던 것이다.
그때부터 그들은 누가 시키지 않아도 차례차례 일어서서 그들의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진정 감동적이었다.
중국 직원 왕티에런과 함께
내가 그들을 융화시키고 동요시키고 즐겁게 만들어주었다는 사실에 가이드로서 완벽히 만족할 수 있었다.
회식이 끝난 후 그들에게 나는 이미 우상이 되어 있었다.
중국 노래를 어떻게 그렇게 많이 알고 있느냐 부터 자신의 아이 사진을 보여주며 나중에 중국에 오면 같이 만나자는 사람도 있었다. 그리고 내가 얻은 것은 단순히 그것뿐 만이 아니다.
3일간의 단순 가이드 아르바이트가 1개월 동안의 기술 통역으로 더 큰 기회가 주어졌다.
기술 통역원.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설렜다.
첫댓글 좋은 글 잘 보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여러분의 댓글이 힘입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열심히 하시면 분명 좋은 결과가 있을거에요. 저도 공부하면서 정말될까? 라는 의문을 수도 없이 던졌었습니다. 꼭! 해내시길 바랄께요!
정성을 다하셨네요. 한국인의 치밀한 근성을--
사람이 가장 소중하잖아요~^^
정말 대단한 분이란 생각이 듭니다~~ 매사에 핑계를 대며 집요해지지 못한 제 자신이 부끄럽네요~~ 저두 함 열심히 해볼랍니당 ㅎㅎ
저도 아직 멀었어요..세상엔 더 대단한 분들이 많더라구요^^
대단한 글이네요. 오래 전 부터 읽어왔지만 정말 훌륭한 젊은이라는 생각을 쭉 합니다. 이런 의지가 있었기에 오늘의 장군이 있을겁니다. 읽을 수록 느끼는 것은 나의 젊은날의 부끄러움이라고 할 까 정말 훌륭한 사회의 재목이 되길 바랍니다.
과찬이십니다. 항상 좋은 말씀 가슴에 새기겠습니다.
준비된 자에게 기회가 찾아온다... 정말 좋은 말씀 배우고 갑니다. 덕분에 나도 화이팅입니다^^
당장은 필요없을 것 같아도 언젠가 꼭 오더라구요^^
만세!!
감사합니다.